제70화 : 나, 공원에다 자리 깔까?
요즘은 티브이 방송 채널이 많아서 별스러운 방송을 다 볼 수가 있다.
그런 것들 중에는 「신(귀신)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실험한 내용들도 있는데 그런 방송을 보고 있노라면 한결같이 귀신이 존재한다는 쪽으로 암시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연 귀신은 있는 것인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미지의 힘에 의하여 일어나는 일들은 다 귀신의 짓인가?
과학적인 어떤 작용과 미지의 힘은 어떻게 구별되는가?
또 그 일어나는 일(또는 그 힘)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못하면 다 미신인가?
우리나라를 지탱하고 있는 큰 힘 중의 하나가 해인사 팔만대장경이라는데?
지금 우리나라가 어려운 것은 조선을 새운 태조 이성계의 혼령이 편하지 않기 때문에 제사를 모셔야 한다는데?
일본 사람들은 왜 우리의 산하에 쇠말뚝을 박았을까?
혼과 대화를 한다는 퇴마사들 그리고 심령술사와 같은 수많은 무속인들의 존재 의미는?
풍수지리에 대해서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이 보아도 명당(?)이라고 보이는 그 많은 사찰들의 터는?
튼실하게 버티고 있는 우리 엄마의 무덤 옆에 같이 만들어 놓은 우리 아버지의 가묘는 왜 그리 초라하게 보이는가?
이것들은 유신론자도 아니고 무신론자도 아니고 철학자는 더더욱 아닌 그냥 세태에 물들어가며 사는 보통사람인 나의 의문이다.
우리네가 신(혹은 귀신)을 찾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나 과연 여기에 맞는 대답을 누가 할 수 있을까?
내가 그 답을 해 주마.
후일 내게 태주가 들어 지피면 말이다.
그런데 태주는 여자에게만 내린다고 하니 내게 지필 리가 만무하구먼!
지피다 - 사람에게 신이 내려서 모든 것을 알아맞히는 신통하고 묘한 힘이 생기다.
태주 - 마마를 앓다가 죽은 어린 계집아이의 귀신. 다른 여자에게 신이 내려서 길흉화복을 말하고 온갖 것을 잘 알아맞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