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 콩 한 조각도 나누어 먹는다!
‘콩’이라는 단어를 보면 연상되는 것이 ‘(알이)작다’는 이미지일 것이다.
그래서 생겨 난 ‘콩 한 조각도 나누어 먹는다.’는 속담은 아무리 작은 것일지라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같이 나누어 먹음을 강조하는 것이리라!
이렇게 그 작은 콩을 둘로 나는 그 한 조각을 우리말로 ‘짜개’라고 하며, 어떤 물건(예를 들어 통닭, 통나무, 수박 등등 나누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나누지 아니한 그대로의 상태로 있는 것을 ‘온새미’라고 한다.
이런 콩도 제일 작은 녹두에서부터 조금 큰 완두콩까지 여러 가지가 있다.
문제는 콩과 팥과의 관계이다.
팥도 엄연히 식물학적 분류상 콩과에 속하는 콩의 일종으로 그 성분이나 쓰임새가 콩과 비슷한데도 우리 조상들이 만든 단어나 속담들을 보면 콩과 팥을 대조시켜 마치 콩과 팥이 서로 다른 식물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가 그렇게 느낄 뿐이지 사실은 콩과 팥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동격의 자격으로 인용되어 만들어진 단어나 속담인 것이다.
콩과 팥을 이용하여 만들어진 속담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콩도 닷 말, 팥도 닷 말’
‘콩을 팥이라고 우긴다.’
‘콩을 팥이라고 해도 곧이듣는다.’ 등등 많이 있는데 한결같이 콩과 팥을 대응시켜, 즉 동격의 자격으로 하여 그 미묘한 차이를 나타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콩켸팥켸’’라는 단어의 뜻은 ‘사물이 뒤섞여서 뒤죽박죽 된 것을 이르는 말’인데 그 단어의 어원을 살펴보면 단어의 의미를 잘 알 수 있다.
「'콩켜팥켜'가 원말이고, '켜'는 물건을 포개어 놓은 층을 말한다. 시루에 떡을 찔 때 떡의 재료를 순서 없이 집어넣어서 어디까지가 콩켜이고 팥켜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한편 ‘콩팔칠팔’이라는 단어는 그 어원이 콩과 관련되는지 불분명하지만 재미있다고 생각되어 소개한다.
짜개 - 콩이나 팥 따위를 둘로 쪼갠 것의 한쪽.
온새미 - (주로 ‘온새미로’ 꼴로 쓰여)가르거나 쪼개지 아니한 있는 그대로의 상태.
콩켸팥켸 - 사물이 뒤섞여서 뒤죽박죽 된 것을 이르는 말.
콩팔칠팔 - ①갈피를 잡을 수 없도록 마구 지껄이는 모양. ②하찮은 일을 가지고 시비조로 캐묻고 따지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