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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적바림

 

 

20화에서 방망이에 대하여 설명한바 있는데 이번에는 방망이와 비슷하지만 조금 의미가 다른 적바림에 대하여 쓰고자 한다. 방망이는 어떤 일에 대하여 필요하고 참고가 될 만한 사항을 간추려 적은 책, 참고서인데 반하여 적바림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히 적어 둠. 또는 그런 기록, 쉽게 말하면 요즘의 메모를 말하는 것이다.

 

항상 사진기와 메모장을 가방에 넣고 다니신다는 만화가 허영만 선생이 언젠가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에 얼핏 떠 오른 영감이 있어 급하게 적바림해야겠는데 그 가방을 놓고 왔는지 필기구가 없어서 식탁 위에 있는 티슈를 메모지로, 초장을 잉크로, 젓가락을 펜으로 하여 적바림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예술가들은 적바림을 생활화하며 온갖 것들이 메모장이 되곤 한다. 심지어 손바닥, 손등까지도.

 

이번 추석 때,

금진 선착장에 있는 가게에서 금산의 유지(?)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금산면장도 참석한 관계로 우리 같은 출향 향우들이 금산의 발전을 위하여 해야 할 일이나 금산면장에게 바라는 일이 주요 화두가 되었는데, 그때 윤종수 면장은 우리가 하는 말을 바로바로 수첩에 메모하였다. 그러한 마음자세가 바로 공무원의 기본자세라고 배워왔으면서도 그 장면을 보니 매우 흐뭇하였다. 바로 그것이 내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한 적바람인 것이다.

 

나는 나이를 먹어 가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퇴보해 가는 기억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아예 필기구를 완비한 가방을 들고 다닌다. 가방을 들고 갈 상황이 못 되는 경우에는 봄, 여름, 가을에는 호주머니가 많이 달린 조끼를 입고, 겨울에는 점퍼를 입으면 필기구를 준비하는데 지장이 없다. 그도 저도 아닌 정말 급할 때는 담뱃갑, 손바닥 그리고 손등에다가도 적바림을 한 경우도 있었는데 어떠한 경우에도 돈에다가는 적바림을 하지 않았다.

 

'전화가 와서 적바림해 뒀다.' '시장 갈 때는 꼭 적바림해라'처럼 쓰면 되니 우리도 이제부터는 메모라는 단어보다 훨씬 보기도 좋고 듣기도 좋고 쓰면 조금은 유식해 보이기도 하는(?) ‘적바림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으면 한다.

적바림 - 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히 적어 둠. 또는 그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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