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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월포(月浦) : 마을앞 포구가 반달형으로 생겨 “달개”라 부르다가 訓借(훈차)하여 월포라 하며 조선후기의 옛지도에도 월포로 표기되어 있으며 마을뒤의 고개를 “달갯재”라 하였는데 1956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月浦(월포)마을로 현재에 부르고 있다.
2007.11.23 08:54

촌년 10만원

조회 수 2632 추천 수 0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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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년 10만원

여자 홀몸으로 힘든 농사일을 하며 판사 아들을 키워낸 노모는 밥을 한끼 굶어도
배가 부른 것 같고 잠을 청하다가도 아들 생각에 가슴 뿌듯함과
오뉴월 폭염의 힘든 농사일에도 흥겨운 콧노래가 나는 등
세상을 다 얻은 듯 해 남부러울 게 없었다.
 
이런 노모는 한해 동안 지은 농사 걷이를 이고 지고
세상에서 제일 귀한 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한복판의 아들 집을 향해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해 도착했으나

이날 따라 아들만큼이나 귀하고 귀한 며느리가 집을 비우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자만이 집을 지키고 있었다.
 

아들이 판사이기도 하지만 부잣집 딸을 며느리로 둔 덕택에 촌로의 눈에 신기하기만 한 살림살이에 눈을 뗄 수 없어 집안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뜻밖의 물건을 보게 됐다.
그 물건은 바로 가계부였다.

부잣집 딸이라 가계부를 쓰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며느리가 쓰고 있는 가계부를 보고 감격을 해 그 안을 들여다 보니 각종 세금이며 부식비, 의류 비 등 촘촘히 써 내려간 며느리의 살림살이에 또 한번 감격했다. 

그런데 조목조목 나열한 지출 내용 가운데 어디에 썼는지 모를
촌년10만원이란 항목에 눈이 머물렀다.

무엇을 샀길래 이렇게 쓰여 있나 궁금증이 생겼으나 1년 12달 한 달도 빼놓지 않고
같은 날짜에 지출한 돈은 물건을 산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에게 용돈을 보내준 날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촌로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아 한동안 멍하니 서 있다
아들 가족에게 줄려고 무거운 줄도 모르고 이고지고 간 한해 걷이를
주섬주섬 다시 싸서 마치 죄인된 기분으로 도망치듯 아들의 집을 나와 시골길에 올랐다. 

가슴이 터질듯한 기분과 누군가를 붙잡고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분통을 속으로 삭히기 위해 안감 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금지옥엽 판사아들의 전화가 걸려 왔다.

“어머니 왜 안주무시고 그냥 가셨어요” 라는 아들의 말에는
빨리 귀향 길에 오른 어머니에 대한 아쉬움이 한 가득 배어 있었다.

노모는 가슴에 품었던 폭탄을 터트리듯
“아니 왜!  촌년이 거기 어디서 자-아” 하며 소리를 지르자 아들은
"어머니 무슨 말씀을...., "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모는
“무슨 말, 나보고 묻지 말고 너의 방 책꽂이에 있는 공책한테 물어봐라
잘 알 게다” 며 수화기를 내팽개치듯 끊어 버렸다. 

아들은 가계부를 펼쳐 보고 어머니의 역정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고 아내와 싸우자니 판사 집에서 큰 소리 난다 소문이 날 거고
때리자니 폭력이라 판사의 양심에 안되고
그렇다고 이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사태 수습을 위한 대책마련으로 몇 날 며칠을 무척이나 힘든 인내심이 요구 됐다.
 

그런 어느 날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의 친정 나들이를 뒤로 미루던 남편이
처갓집을 다녀오자는 말에 아내는 신바람이나 선물 보따리며 온갖 채비를 다한 가운데
친정 나들이 길 내내 입가에 즐거운 비명이 끊이질 않았고
그럴 때마다 남편의 마음은 더욱 복잡하기만 했다. 

처갓집에 도착해 아내와 아이들이 준비한 선물 보따리를 모두 집안으로 들여 보내고
마당에 서 있자 장모가
“아니 우리 판사 사위 왜 안 들어 오는가” 하며 돌아 나오자

사위가 한다는 말이
“촌년 아들이 왔습니다” 라고 대꾸하니

그 자리에 장모는 돌하르방처럼 굳은 채 서 있자 
“촌년 아들이 감히 이런 부잣집에 들어 갈 수 있습니까” 라 말하고
차를 돌려 가버리고 말았다.

그날 밤
시어머니 촌년의 집에는
사돈 두 내외와 며느리가 납작 엎드려 죽을 죄를 지었으니 한번만 용서해 달라며 빌었다.
이러한 일이 있고 난 다음달부터 촌년 10만원은 온데간데 없고

"시어머니의 용돈 50만원"이란 항목이 며느리의 가계부에 자리했다.


****************************  ****************************** *******************

이 글을 보면서
지혜와 용기를 운운하기 보다는 역경대처 기술이 능한 인물이라 평하고 싶고
졸음이 찾아온 어설픈 일상에서 정신을 차리라고 끼 얻는 찬물과도 같은
청량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서에도 "용서하라"고 간곡히 부탁하고 있음은
잘못에 따라 죄의 무게를 달아 용서하고 안하고가 아니며 무조건 용서하라고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지요. 

이 글은 우리에게 어떻게 용서하여야 하는가의 그 비법을 전수했다고 봅니다.
만약 며느리의 허물을 묵인했다면 노모의 가슴에는 아픔을 품고 살아가야 했기에
용서하지 않았다는 결과를 초래 했을 것이며
용서하기 이전에 가르침에 대한 방법을 위해 인내를 할 수 있었던
아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음은 나만이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으뜸이 되기 위해 온갖 야망으로 빛 바랜 현실을 한쪽 눈만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지?
이웃 속에서(in)  이웃과 함께(with)  서로를 위하며(for) 살아가는 우리의 본질은 무엇 보다도
진실함이라 여겨지며 이렇게 우아한 용서에 행복의 나무는 풍성하게 자라리라 생각하며.

- 옮겨 온 글 입니다 -

사랑하는 달씨문중 사람들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건강하시고
한 해 잘 마무리하세요........달그림자가

  • ?
    하늬바람 2007.11.24 09:06
     달씨문중에 오랜만에 불이켜졌네요.

    선배님! 배웠다고 다 잘 한것은 아니것 같습니다.
    그배움을 제데로 쓰지를 못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보다 더 무식한 사람들을 더러 보았답니다.
    실수겠지 하려니니 화가 나다가
    판사가 지혜롭게 푸는것을 보고 참 잘했다
    역시 배운사람은 틀리구나 하는생각을......
    즐거운 주말 아침입니다.
    건강하시고 항상 행운이 함께 하시길....
  • ?
    아짐 2007.11.25 14:36
    사촌 님과 동감!
    아들이 여자 친구를 위해 초코렛을 사던 그날부터
     태연한척 가슴 한켠에서  조금씩 며느리 종 될놈을 몰아 냈습니다
    훗날  얼마나  큰 영광을 보겠다고 .
    그리도 애태우던 중에 그놈을 낳고 천하를 얻는 기쁨도 잠시...
    반듯하게 나름되로 잘생긴  아들놈의 마음속엔  어느새 딴 여자가 자리를 잡아 갑디다
    괘씸하고 섭섭해도 시대를 역행하여 되돌아 갈수는  없는법.
    걍~  그려려니~~~
    아짐도 한때 철없던 며느리 시절이 있었기에........지금도 효부는 못되니...
    달그림자님!
    늘 감사하요~
    약속은..... 손가락에 힘떨어 질때 까지 유효 합니다
    건강 하시고  연말 자~알 보내시요~~!

    인사성 밝은 하뉘 바람님도 .......
  • ?
    달그림자 2007.11.27 08:57
    하늬바람의  부지런한 모습 고마워서
    언제 쇠주 한 잔 해야겠는데
    언젠가는 오겠지

    이웃사촌 아줌마
    우리에게 곧 닥쳐올 일이기에
    더욱 가슴에 와 박히는 것 같지요
    그러기에 우정의 끈 놓지말고 함께 대화하며 
    노년을 준비하게요

    달개아짐
    나도 우리 부모님이 보았을때
    며느리 "종"이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아들 놈의 내일도 그려보곤 하지요

    언젠가 발표한 적이 있는 저의 글 감상하시며
    아마도 이런게 다 대물림이 아닐까 ....

    대 물림

    엄마 젖 입에 물고 다른 쪽도 움켜쥐며
    남 줄세라 감쌌는데
    태어난 자식에게
    같은 일
    당하고서야
    알아차린
    진리여

     

  • ?
    달숙이 2007.11.27 22:31
      짐 콜린스는 "성공이란 세월이 갈수록 가족과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나를 더욱 좋아하게 되는 것" 이라 했지요.
    그만큼 가족간에도 많은 것을 견뎌내며 살아가야 하는 게 현실인가 봅니다.
    요즘은 괜찮은 직장에 취직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이고, 정년은 날로 짧아지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명은 아주 길어지는 시대가 되었지요.
    그래서 10대, 20대, 30대,...80대, 90대는 저마다 스트레스는 기본이고, 각자 힘든 고민과 어려움이 많아
    가족간에도 서로 이해가 부족하고 마음을 담아줄 수 있는 그릇이 부족해 틈이 생기는가 봅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속 편한 이는 엄마 젖을 물고 있는 아가들 뿐인가 봐요.
    세상에서 허리펴고 살아가기 위해선 걸음마 떼는 그 순간부터 교육에 쫓겨 살아가야 하는 게
    요즘 아이들이니까요.(저도 어쩔수 없는 요즘 엄마인지라...)
    그래서 자식의 입장과 부모의 입장에 선 내(중.장년)가 위 판사같은 지혜가 더욱 필요하겠지요.
    저도 위 글을 읽고 느낀 바가 커, 가족들이 나를 더욱 좋아하도록 슬기롭고 지혜로운 생각과 따뜻한 가슴으로
    가족들을 보듬어 가며 살도록 노력하렵니다.
    살다보면 마음이 잘 흐트러지더군요.(작심삼일)
    달그림자님! 마음을 정화시켜 주는 좋은 글 자주 부탁드립니다.

     달개언니,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언니의 넓은 가슴은 며느리도 담고 남을 것입니다.  며느리 사랑은 걱정 안하셔도 될 듯


    인정 많아 보이시는 하늬바람님! 반갑습니다.
    쌀쌀한 날씨에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
  • ?
    아짐 2007.12.15 23:36
     늦었지만  덤을 주시는 사촌님께 감솨~~
     돌처럼  무뎌진 이내 가슴에도  정녕 사랑의 감정은 남아 있을꽁?
    사촌님 !
    어쩌면 연배조차 모른체 까불다가  휚  빠져나가면 그만인 이공간을
    아짐은 이런 저런 재미에 아직도 정을 못때고  있소
    썰렁한 개그맨도  방청객이 웃어 주면  힘이 나듯이  아짐도 그런셈.
    살다보믄 사촌님이 뉘신지도 알게 되리라  기대하며 ....
    새해는 행복 담을 바구리를 튼튼 한걸로 내거시요~~



    사랑 하는 달숙아!  ^^
    오는 년 야무지게 붙들고 마이 마~이  행복 하거라~!
    니네 모임 사진 몰래 몰래  구경 잘했다
    아직은 이쁜 모습들이 부럽드라
    니는 엄마 얼굴을  꼭 닮았고
    그리고 멋져~ 
  • ?
    달숙이 2007.12.16 17:51
     사랑하는 달개언니!
    곧 바이~바이~할 2007년12월, 속 후련하게 잘 마무리 하시고
    새로운 해 2008년은 달개언니와 가정에 행복으로 채워는 해! 복 터지는 해가 되시기를
    두 손 꼭꼭 모아 간절히 기도할게요.
    울 친구들도 제가 나이 먹을수록 엄마 닮아 간데요.
    그래서 더 곱게곱게 나이 먹을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달개언니는 안보고도 멋있는 분이라는 걸 전 확신할 수 있답니다.
    달개언니도 멋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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