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와 60년 세월 속에서 (환갑을 맞으며) 류 순 민
희망찬 햇살이 지죽 옆 끝자락 수평선 위로 용광로 쇳물처럼 솟는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생활이 이 찬란한 태양과 같이 시작된다.
오늘은 뻘벗금이다. 내일은 작은치섬 7대짜리 발에 해우를 해야 한다.
땅 끝 발도 돌보아야 한다. 바람이 슬며시 불더니 오후 되니 세차다
파도의 이불이 너울너울 출렁거린다.
해우발이 부서지면 안 되는 데 이걸 해서 자식들 학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데
해는 중천에서 어느덧 진자무위로 줄달음친다.
큰치섬 발에서 문득 건장의 해후는 거뒀는지, 바람이 새 차면 새벽에 널어놓은 해우가 모자이크처럼 듬성듬성 떨어져 나가는 곳도 있다
이걸 팔아서 생활비에 보태야 할 텐데, 이놈의 모진 바람은 그칠 줄 모른다.
옆집도 아우성이다 해우가 바람에 다 날려간다고 일순이네도 승남형네 동네방네도
겨우 바람은 자고 고요가 밀려온다.
낯 동안의 피로에 쌓여 곤한 잠에 빠진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기 위해서 내일은 바람과 풍랑이 잠잠해지길 빌어 본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인생인가, 돌고 도는 물레방아처럼 사는 것이.....
녹동 선창가에서 뱃 시간이 끊기고 풍랑주의보로 인해 오천을 못 갈 때
높이 솟은 적대봉은 이내 마음을 알겠지 가고픈 마음을...
그 해우했던 시절을 떠올리면 감개무량하다.
해우의 진한 삶이 우리를 굳세게 정말 굳세게 만들어 주었다.
살아가는 환경이 너무 많이 변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정든 고향을 편리하게 찾는다.
한 세대가 지나고 또 한세대가 바뀌면 까마득한 우리의 옛 해우의 향수는
준저리 앞 바다에 저 푸른 물결속에 묻히겠지....
60년을 살아 왔다. 누가 덧없는 세월이라 했던가 !
다시는 옛날로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그 추억과 향수는 이 몸이 갈 때까지 배어 있을 지어다
한양에 보금자리를 틀고 이제 안정도 되어 가는데
옛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어린 추억은 아련하기만 하구나.
환갑을 맞는 친구들의 앞날에 건승을 두 손 모아 빌어 본다! 인생은 60부터라고...
친구들이여!
적대봉처럼 평화롭고 영원하여라...
2014. 4. 20
형님들 회갑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