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오는 서풍 저 바람소리에 은은히 들려온
격조 높은대화 귀 기울려 들어보니
삼촌과 조카님 다정한 노변정담이 이렇게 정다울수가 있겠는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수 없듯이
친구도 고향생각이 아련히 떠올라 몇자 글을 올려보네
고산!
자네와 나는 신양과 신촌 호연지기를 나누며
같이 고향을 떠나온지가 40년
오십의 나이를 훌쩍넘긴 중년의 모습으로 변해가는구먼
세월이 흘러갈수록 자네 문학도다운 대가의글은 밤새읽어도
지루함이 없어 날을 샐까 두렵네
남쪽!
바다가있는 내고향 그 파란물 눈에 어리네
꿈엔들 잊을까 그잔잔한 앙들앞에
고향산천은 그곳에 다 잘있는데 우리는 왜? 떠나살게되어
한시라도 고향을 못잊는 삶이 되었는가?
고희 되기전에 온갖것 다 정리하고 돌아가서 옛날같이
웃고 웃으며 살수없을까?
지붕에 박넝쿨을 올리고
텃밭에 오이랑 고추 상추를심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에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별을 실컷안으며
해묵은 친구가 날 찾아오면 고추 상추 된장에다 씨암닭을 잡고
밤이 늦도록 금산막걸리를 나누며 얘기하면
천하가 부럽겠는가!
존경하는 고향 어르신여러분!
친구 점규와 얘기좀 나눴습니다
웃으면서 들으시고 그냥 흘려 보내십시요!
항상 건강하십시요.......
자네들의 이야기가 무협지에서 이따금 나오는
"화산논검"을 흉내내지 않나 하며 웃음 지으며
난 이미 마음의 결정을 한 상태라네
정년 후 우두 리장 한 번 하는 게 꿈이라고 말해 놓았고
그래서 고산과 함께 3년전에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했던 시조집
"옹알이는 계속되고"에 실린 글 소개하네
내 작은 바람은
달그림자
방금 전 낚아올린 감성돔 손질하여
동동주 들이킨 뒤 된장에 듬뿍 찍는
그 유혹
떨구지 못해
며칠로 이어져도
내 유년이 숨을 쉬는 섬마을 명당 찾아
모옥 몇 칸 마련하고 다정한 벗 불러모아
단 하루
시낭송회라도
가졌으면 좋겠다
텃밭에 지천 깔린 푸성귀 뜯어다가
나물과 찬 만드니 끼니도 부담없이
그렇게
며칠이 가면
벗이 떠날까 맘졸여도
뒷산의 장끼녀석 터 잡았다 임 부르고
앞바다의 기러기가 함께 가자 꼬이는 곳
거기에
우리들의 정원
마련하여 살고싶다
....................................전문
위의 바람을 실행에 옮길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그려
내 정성이 담긴 집을 마련하고 싶고
내 땀방울이 얼룩진 정원도 가꾸고 싶고
아무나 피곤한 사람 오셔서 쉬어갈 수 있는 별채도 두고 싶고
그 때 그대들이 나무 한 그루라도 협찬하면
그대들의 명패를 붙여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