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화를 바라보다.
* -봉오리를 터뜨리기 직전의 거먕빛 사용화를 보다가-
성격 좋고 발랄한 아씨를 닮은
검붉은 와인 빛
고와라, 미쁘고 황홀한 자태
젖은 입술이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다.
지고지순한 혼의 맥을 안에다 두고
세련된 웃음을 준비하는 비밀함이 있는 꽃
한 여인의 가슴에서 피어난 화사함으로
넌 사랑만큼 붉다.
네가 얼마나 붉은 숨결을 지녔는지
네 가시에 찔린
붉디, 붉은 내 상처를 보면 안다.
너의 사랑은
순결한 여인의, 진실하고 고결한 혼만큼 붉다
꽃의 자태도 자태려니와 그 색깔에 흠뻑 취한 것이다.
금방이라도 입술을 열것만 같은 그 꽃을 보고 있노라니 황홀함 마저 느껴지는 거였다.
난 몇분간 멍하니 이꽃에 빠져 들었다.
이 꽃에 혼이 있다면, 왠지 여인처럼 사랑을 얘기 할 것만 같다.
세련되고 비밀한 웃음을 지닌 듯한 그 꽃이 좋다
그 꽃에서 나는 순결하고 미쁜 한 여인을 상상한다.
그리고 느껴지는 자연현상.
장미과에 속한 이 꽃엔 역시 억센 가시가 많다. 어찌 사람이 가시에 찔리지 않으랴
상처입지 않으랴.
가시에 찔려 아픔을 겪듯 사랑의 상처에도 아픔과 슬픔이 있음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난 이꽃에서 붉디 붉은 사랑을 느낀다. 지고지순한 사랑 하나를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