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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4.12.29 07:46

쥐불놀이

조회 수 2701 추천 수 0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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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추워지니 생각나는 어릴 적 놀이가 있다.

그때는 지금처럼 스키복이나 방한복이 뭐 따로 있었다기 보다는
속에는 너나 할 것 없이 내복을 입었고
그 위에다 되는대로 겹으로 입고
그 위에다 감재 둥지에 걸어 놨던 나이론 파카 같은 것을 많이 입었던 거 같다.

가을까지는 논뚝에 풀을 베거나 큰 언덕은 소를 데려다 멕이곤 했는데
이 푸른 색깔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노란 색깔로 물든다.
논뚝 군데군데에는 쥐들이 벼락을 자기 아지트로 숨겨 놓느라고
만들어 놓은 구멍이 여기 저기 보인다.

겨울의 긴 긴밤을 그냥 기냥 보낼 수 가 없었다.

낮에는 미리 깡통을 구해다가 그 깡통에 못을 박아 공기가 잘 통하도록
구멍을 많이 뚫어 놓는다. 우쪽 끄트머리에 양 옆으로 큰 구멍을 내고
여기다 설사로 넣어서 걸게를 만든다. 다시 긴 설사를 거기에 연결하고
마지막 끄트머리를 굽혀서 손잡이로 만든다.

불씨를 살리는 게 참 중요했는데 울 엄마는 “일성 불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집에서는 불씨를 못 가져가게 했다.
그래서, 누가 불을 먼저 댕기면 거기서 붙여와야 했는데
그 때 젤 잘 듣는 게 송진이 마른 소나무가지 였다.
이 건 지글지글 잘 탄다.

일단  불씨를 넣어놓고 다른 잔 나무가지랑 같이 넣고 빙글빙글 돌린다.
이 땐 남 부러울 게 없다. 그렇게 신난다.
집 앞에 논 뚝이 많이 있었는데 그 많은 논뚝을 돌아 댕기며 불을 붙이면 노란색이 까많게 변한다.
놀란 쥐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쥐잡아라!’하며
쥐를 좋아댕기기도 하고…

하루는 쥐불놀이를 하고 싶었는데 아부지가 못가게해서 눈치만 보며
토제에서 헤찰을 부리고 있었는데 앞 논에 있던 건장이 타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것이 방용이네 건장이었는지, 모가리꼴의 김모시기 아저씨의 건장이었는 지는 모르지만
건장이 타고 있었다. 누군가 불이야 불이야 하는데  끌틈도없이 건장은 순식간에 다 타버리고 말았다.
건장 주인한텐 안 된 얘기지만  그 때 불타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이러다가 메맞제!)

불을 휭휭 돌리며 한참을 돌고 나면 배가 출출해지기도 했는데,
그 때는 울 집이나 수남이네 집에 가면 처마 밑 광주리에 담아 놓은 주먹밥을 먹을 수 있었다.
그 꼬들꼬들하고 삼삼한 주먹밥은 참 맛있었다.
거기다가 가끔 김에 말은 김밥은 더할 나위 없었다.  

그리고, 놀이가 끝나가면서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불꽃이 튀어 옷에 여기저기 구멍이 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나일론 옷은 구멍이 너무 쉽게 나버린다.
“아부지가 이걸 못 봐야 되는 디….”하면서
구멍난 소매를 가려서 감재둥지에 윗도리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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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양현 2004.12.29 07:53
    난 아직 집에 있는 데
    애들은 벌서 불통을 빙빙돌리는것이 집 앞 논에 보이면
    심장이 벌렁 거리고 손에 아무 것도 잡하지 않았던 그 날이 엇그제 같기만 하네요.
  • ?
    은노 2004.12.29 10:00
    추억과 기억에서
    음식에 대한 것과
    유년의 배경에서 놀이에 관한 것들
    또한 조금은 옹색했던 생활상이
    참 소중한 기억의 산책로입니다.
    늘 부럽습니다.
    늘 기억 언저리를 풀어 놓으면 누군가가
    정말 가슴 뜨겁게 읽고 감동하고 더불어 그리워하는 힘을 주는
    양현님의 글에 며칠동안 허기져 있었습니다.
    익숙한 모든 것에서 오는
    온전히 어쩌면 평화롭기까지 하는 이 일상에서의 이탈 앞에
    비로소야 고민이 많아집니다.
    더 두려운 것은 새로운 길위에서 서성대는 모습을 예견하면
    낯가림하는 어린애처럼 겁이 나기도 합니다.
    신년의 새로움에 대한 자기 애의 희망보다
    나이듦과 가장 미진한 인내의 부족이 기죽게 되는 새 계획의 선택앞에
    작심이 길어지길 소망하고
    되도록 빠른 시간안에 이곳에서 다시 뵐게요.
    정월 대보름이 아니어도 언제든지 불놀이를 했던 친구들을
    오늘 꿈속에서 만나시기를.....
  • ?
    울산댁 2004.12.29 19:59

    양현이 친구!!~~
    어쩜 그리 기억도 좋은가??
    30여년도 전에 일을 어제 일처럼 생생히 그려 놓았구먼.
    나이를 먹을 수록 추억이 많은 사람이 부자라는데
    그런면에서 친구는 남 부럽지 않겠네.

    가슴속에 이런 이야기들을 숨겨 놓고 살다니
    역시 거금도 사나이들은 남다른데가 있나 보이...


    건장에 불 붙은 이야기는 동네마다 한 두건은
    꼭 있었던 우리들이 어렸을 적,
    지나간 거금도의 겨울 풍경이 아니었을지...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볼이 빨갛게 추위에 얼어서도 무엇이 그리 신났던지
    캄캄해서야 집으로 돌아 가던 거금도의 그 조무래기들이
    어제일 처럼 눈앞에 아련하네...

  • ?
    양현 2004.12.30 02:45
    은노씨,
    글쎄 기억나는게 먹는거 하고 노는 거 밖에 없는데 우짜면 좋으까라.
    그래도 퍼내면 계속 나올지 모르니 한 번 기둘려 보께라?
    제 글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쓸기운이 다시 생기내여.

    울산댁,
    이건 기억이 좋은 게 아니고
    너무 놀다보니 잊을 수 가 없는 거네.
    자네 따라 시작한 글쓰기 언제 끝날지 끝이 안보이니....

    누구 말마따나
    10-20대는 공부 잘하면 장땡이고
    30- 50대는 돈 잘벌면 장땡이고
    60 넘으면 건강한 사람이 장때이라드만
    난 제대로 하는 것이 없는 어중간한 사람인가 보네...
    아내 말마따나 "나이든 피터팬!"

    그래도 아직 살아있고 건강하니
    희망이 있고
    또 해보고 싶은 것이 아직 많고...

    딸애가 오늘은 꿈을 꾸었다고 나한테 꿈얘기를 해주어서
    재밌다고 책으로 만들어 보라고 했더니
    신이나서 책 겉표지를 만들고
    story를 쓰고 거기다 그림을 그리고
    너무 신나하네.
    아빠가 좋아해주니 아빠한데 선물할 기라고...
  • ?
    양현 2004.12.31 02:21
    여기서는 불꽃놀이를 하는 것을 본적은 없내여.비슷한 것을
    예를든다면,
    논뚝의 잡초는 풀베는 기계로 싹 처버리고,
    그것도 멕시코인들을 고용해서....

    독립기념일이등의 기념일날 논뚝에 가서
    불꽃놀이(firework)를 아이들이 신나게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법이 확실히 되있어서 부모의 감독(parantal Supervision)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이 것도 주마다 다 법이 다르고요.
    몬타나 같은 주가 값도 싸고, 법도 헐고운 것(Linient)으로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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