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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동정(桐井) 원래는 산골 안에 금(金)이 매장된 마을이 있어 古羅金(고라금)이라 부르다가 마을 앞 연못가에 오동나무가 있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솟는 샘이 있다하여 동정이라 불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동정, 신정, 성치가 한 마을이였는데 인구가 증가됨에 따라 성치, 신정마을로 분리되었다.
2006.06.13 17:30

시골총각과 판서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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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 

마당 구석에 놓인 망태기를 어깨에 메고 삼길은 부모님께 인사를 올린다음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산으로 올라갔다.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산중의 낙엽과도 같이 다시 몇 날이 훌쩍 지나갔다.

처녀가 삼길과 부모님께 감사인사를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자 노모가 만류했다.

아직 기력도 부실한 데다 가는 길도 모르며 처녀 혼자 몸으로 삼길을 다니다가 또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처녀는 슬픔에 잠겨 있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한시바삐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노모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고 여겨 며칠을 더 삼길의 집에 머물렀다. 그 며칠 동안 처녀는 기력을 완전히 회복했고 틈나는 대로 삼길의 노모를 도와 집안일도 거들었다.


 처녀는 판서의 무남독녀라고 하기에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집안일을 잘 했다.

또 한 번  가르쳐 주면 그 다음엔 혼자서 너끈히 그 일을 해내었다. 삼길은 처녀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았지만 아침에 집을 나서 산을 타고 약초를 캐는 시간보다 집으로 돌아가는 저녁때가 훨씬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러다가 처녀를 집에 데려주기로 한 날이 조금씩 다가오자 매사가 심드렁해질 뿐이었다. 삼길의 노모도 전과  같지 않게 마루에 앉아 한숨을 쉬는 일이 잦아졌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처녀는 언제나 밝은 표정으로 집안일에만 열심이었다.

간혹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지만 그것은 집에 계신 부모님 걱정을 하는 거라고 삼길과 노모는 어림짐작을 했다.

장이 서는 날 아침, 삼길과 처녀는 노모가 지어주는 새벽밥을 먹고 일찍 길을 나섰다.

아쉬움을 참지 못한 노모의 눈물을 뒤로 한 채 두 사람은 하얗게 서리 내린 산길에 희미한 발자국을 남기며 걸어갔다.

하룻길로는 저녁에 돌아오기 빠듯한 거리였기에 삼길은 장터 약재상에 들러 약초들을 급히 넘기고 점심도 거른 채 길을 재촉했다.

마침내 처녀가 사는 마을 어귀에 도착했을 때 처녀가 다짐하듯 삼길에게 말했다.

 “제 말을 잘 들으셔야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오?"


영문을 모르는 삼길에게 처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이미 결심을 굳혔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 제 뜻에 무조건 따르겠다고 약조하여 주십시오.” “….”  “어서요!” 처녀의 재촉에 삼길은 얼덜결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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