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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동정(桐井) 원래는 산골 안에 금(金)이 매장된 마을이 있어 古羅金(고라금)이라 부르다가 마을 앞 연못가에 오동나무가 있고 그 밑에 있는 바위에 솟는 샘이 있다하여 동정이라 불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원래 동정, 신정, 성치가 한 마을이였는데 인구가 증가됨에 따라 성치, 신정마을로 분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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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 다녀오겠습니다.” 김 삼길은 망태기를 어깨에 메고 방안에 몸져누운 노부에게 공손히 인사를 올리고 노모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섰다.

“애야, 너무 깊은 산중으로 가지 말거라. 요즘 부쩍 호랑이 울음소리가 흉물스럽게 들리는구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점심은 부엌 한쪽에  봐 두었으니 꼭 챙겨 두십시오.”

노모의 염려에 김 삼길은  오히려 부모님이 끼니를 거를까 봐 당부했다.

그만큼 삼길은 효심이 지극한 청년이었다.


김삼길은 충청도 두메산골에서 나고 자랐다.

어려서부터 힘이 장사인 데다 총명하기가 이를 데  없어 글공부는 비록 못 했을망정 행동거지나 예의범절이 깍듯하였다.

삼길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자 몸져누운 노부를 대신하여 노모와 함께 집안일을 꾸렸는데 지금은 노모마저 늙어 혼자 힘으로 모든 일을 도맡아 했다.


그러나 이런 형편을 아는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삼길에게 딸을 주려고 하지 않아 스물일곱이 된 지금까지 떠꺼머리  총각으로 살고 있었다.

하지만, 삼길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고 농번기에는 열심히 들일을 하고 추수가 끝나는 늦가을이 되면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니거나 화전을 일궈 생계를 연명하고 노부의 약값을 마련했다.

요즘은 추수가 끝난 늦가을이기에  날마다 망태기를 메고 온 산을 뒤지며 약초를 캐는 것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삼길은 산에 오르면서 이것저것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허기진 배를 채웠다. 워낙 없는 살림이라 세 사람이 모두 세 끼를 다 챙겨 먹을 수 없는 노릇인지라 삼길은 저녁만 집에서 해결하고 아침과 점심은 이렇게 산에 있는 나무 열매와 칡뿌리로 간신히 허기를 면했다.


삼길은 배가 고픔을 잊으려는 듯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손에든 작대기로 땅바닥을 두드리며 흥을 돋우었다.

험준한 비탈길을 오를수록  날로 짙어가는 단풍이 장관이었다.

힘에 부친 삼길이 단풍구경도 할 겸 잠시 두 다리를 쉬려고 시원한

나무그늘을 찾았었는데 바로 그때 난데없는 호랑이의 포효가 온 산을

메아리쳤다. 

등골이 오싹해진 삼길은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어디에도 호랑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호랑이의 포효만 거푸 산골짝을 뒤흔들었다.

삼길은 걸음 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갔다. 소리는 등성이 너머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등성이 가까이 다가간 삼길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고개를 슬쩍 빼어보니 엄청나게 큰 호랑이 한 마리가 아래쪽 바위 위에서 포효하고 있는데 그 앞에  한 처녀가 쓰러져 있었다.

 삼길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호랑이가 포효할 적마다 놀란 듯 가느다랗게 몸을 떠는 것으로 보아 처녀는 아직 죽지 않은 것이 분명했다. 

 삼길은 망설임 없이 숨을 죽이고 바위 쪽으로 내려갔다. 호랑이는 삼길이 뒤에서 다가오는  것도 모른 채 계속 포효하고 있었다.

삼길은 몸을 날려 뒤에서 호랑이의 목을 죄기 시작했다.

뜻밖의 기습을 당한 호랑이는 발톱을 세우고 사지를 비틀며 용을 썼다.

 워낙 덩치가 큰 놈이라 삼길이 있는 힘을 다해 목을 죄는데도 금방이라도 삼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올 것처럼 심하게 버둥거렸다.

 그 순간 삼길은 주먹으로 호랑이의 급소를 내려쳤다.

그러자 호랑이는 거짓말처럼 바위 아래로 맥없이 굴러 떨어졌다.

 4부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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