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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의 시가 아름다운것은 우리삶의 진솔함을 담아내는
치열함과 하나의 언어가 다듬어지면서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의
존귀함을 담아 낼수있어서 가슴에 와 닿는것 같다.
이 시에서 느낌을 낭만적 허무주의라 하는 이도 있다.
곽재구님의 사평역에서 라는 시는 시 한편을
TV문학관 화면에 담을 정도의 아름다움이 있어
내가 자주 암송하는 시 이다.
실제 사평 (전남화순)에는 기차 역이 없으며,
이시는 나주 남평역에서 시의 모티브를 얻었다 한다.

沙平驛(사평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들을 호명하며 나는
한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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