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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by 남창욱 posted Aug 2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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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눈부신 8월의 햇살이

애처러이 스러지는 끝자락에

켜켜이 쌓아둔 추억이

그리워

남도 천리

섬 하나 외로운

거금도를 찾았습니다


비린 바다는 여전했지만

산도 변하고

길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유년의 꿈이 어린

초등학교 운동장엔

잡초만 무성하고
                                      무지 사랑했던
                                      숙이는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폐허 같던 옛 산은

푸르름으로

부유했지만

눈을 감고 걸어도
                                      걸을 것 같던

적대봉, 홍리 뒷산 길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였습니다


그렇게 멀게 보이던

황토 길을

눈 깜짝할 사이에

섬 하나를 돌아

추억을 찾았지만

아련한 기억속에 남았습니다


꿩을 잡기 위해

오르내리던

보리밭 한켠에
                                      외로이 묻혀계시던

아버지의 묘는

울창한 숲에 가려 있고


20여년 만에

아버지 앞에 선 나는

먼 하늘을 바라보다 
                                      눈물의 언어로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 아들입니다
                                      제가 돌아왔습니다

겨울나무들이 윙윙 울며
                                      눈보라 치던 겨울날
                                      아버지 상여꾼 뒤를

철없이 뛰어 다니던

까까머리 아들이

반백의 나이가 되어

불효자로 왔습니다


이처럼 서러운 흐느낌이

아버지 묘를 돌아

훠이워이 허공으로 날아가고

석양의 노을이

황혼으로 물들 때


나도 아버지 곁에

잠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향을 떠나오며


녹동으로 가는

철선 위에서

멀어져 가는 금산을 바라보며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내가 홀연히

피곤한 날개를 접고
                                      이승의 옷을 벗는 날
                                      아버지
어머니 곁에 
                                      한줌의 흙으로 돌아와

세상 근심 내려놓고
                                      편히 눕겠습니다

  • ?
    강철현 2006.08.30 00:38
    남목사님 언젠가 회귀해야할 에덴 동산을
    미리 찾으셨나 봅니다.

    살아있는 모든 육이나 떠도는 영이나
    한낱 스치는 바람일 따름입니다
    긴시간 여행하시고 주님 앞에 오셨군요
    무척이나 기다려지고 보고파 했었는데!
    한 달포는 자리를 비우신것 같아서요.

    이제는 쉬이 절기의 변화를 느낍니다.
    낮 동안은 타다만 불덩이가 아직 위용을
    드러내긴 합니다만 많이 쇄잔해 졌구여.
    남도 기행이라고 해야하나요?
    아님 중년의 귀향이라고 할까요?
    한번이라도 뒤돌아 볼수있는 세상의 이치가
    반백의 나그네에 시사하는 바 크지 않았으려나....

    어머님 아버님 영전에 엎드려 경건한 예의를
    드리신 그 애닲은 마음은 짐작하고도
    남음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때로는 감내하기조차 어려운 고통까지도요
    오랫만에 찾으신 고향길이 두고두고
    사람들 속에 회자되시길.....

    어린시절 초등학교를 다녀오셨군요
    과연 그곳이 우리에게 지혜을 가르쳐주고
    자아를 길러준 곳였던가를 의문하게
    하지는 않았는지요?
    아마 저와 비슷한 상념였으리라!

    남 선배님 건강은 좀 어떠시나요?
    주님의 세상에서 충분한 삶 영위하시길 기도합니다
  • ?
    남창욱 2006.08.30 07:07
    철현후배!
    반가우이
    한 주간 그리운 고향에 내려가
    휴가를 지냈지만
    후련한 마음은 없고
    더욱 그리움만 더하니...
    고향을 지키는 둘도없는 죽마고우 친구가
    반갑게 환대해 주었지만
    옛 6년의 추억을 찾아
    학교를 갔더니
    폐교가 되어
    우리가 뛰 놀던 운동장은
    잡초로 무성하고
    옛 공부하던 교실을 들여다 봤더니
    검정 염소 두 마리가 
    사방에 똥을 싸둔 교실엔
    선생님도 없고 친구들도 없는
    그리움과 애처러움이
    가슴을 쥐어 뜯더구만
    아무도 없는 빈 교정에
    우두커니 서서
    주루룩 흘러내리는 몇방울의 눈물만
    떨구어 놓은체
    후들거리는 발길을 돌려
    쓸쓸히 돌아오고 말았네.
    추억, 그리움이 무엇이길래
    이토록 가슴 미어지게 하는지....
    이처럼 나이가 들면
    동심이 그리워지는지...
    이게 다 늙어감을 서러워 하는
    허무감이 아닌가 싶네.
    건강하게.
    우리 은퇴하면 고향에 내려가서
    모깃불 피우고 옛 이야기 하며
    같이 사세.
    외지인들이 땅을 다 사기 전에
    한에 맺힌 땅 몇만평이나 사서
    유기농으로 농사해서
    그 옛날 논바닥의 우렁이 돌아오게 하고
    여름날 반딧불이 다시 돌아오게 하세.
    또 만나세.  

      

     
  • ?
    박성준 2006.08.30 09:03
    아버지에 대한 정, 어머니에 대한 정은 언제 생각해 봐도 가슴으로 진한 전률이 오는 것일 겝니다.
    남목사님, 편안하시고 건강하시길 비오며
    말씀의 영역이 크게 일어나, 많은 성도들의 삶에 말씀이 충만케 하는  나날 되시길 빕니다.
    고향의 이야기, 특히 부모에 대한 회상에 젖게 하심을 감사하며
    자연이 살아 숨쉬는 땅을 갈망함에 같은 생각임을 전해 봅니다.
     철현이 후배님
    주안에서 평안과 위로가 가득하길 빌며 오늘 하루도 뜻있는 시간들 되기 바랍니다.
  • ?
    금옥 2006.08.30 16:46
    잘 다녀오셨습니까?
    고향에 향수는 듬뿍담아오셨는지요
    추억으로 변해버린 곳들이 많을겁니다.
    우리들의 가슴속에 반짝반짝빛나는 별과 같은
    추억의 성 하나 만들어 살면서 하나하나커내어 반짝이는
    그 빛에 감사하며 살아가야될것 같은데....
    고향에서 느낀글 잘 읽었습니다
    구구절절이 가슴에와 닿네요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몹씨싸늘한데 언제나 건강관리 잘
    하시고 항상 행복하세요
  • ?
    남창욱 2006.08.30 17:25
    금옥님 반갑습니다.
    더위는 잘 이기셨지요?
    엊그제 여름이 오더니
    벌써 외로운 가을날이 오네요.
    이제 곧 푸른 산이 아름다운 단풍으로 고운 옷을
    갈아 입으면
    소슬한 바람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을 밟겠지요.
    그리고 겨울이 오겠지요.
    가을도 겨울도 가버린 다음에는
    눈물도 아픔도 슬픔도 없는 따스한 부활의 새봄이 오겠지요.
    신의 가호가 님과 함께하길 빕니다.
  • ?
    오성현 2006.08.30 17:49
    지난번 전화 통화가 끝기고 연락이 닿지 않더니만,
    귀한 한 주간을 고향 찾는 휴가로 채우셨군요.
    제천 업무를 마치고 광주에 내려와 밀린 업무 처리에 정신이 하나고 없습니다.
    내일이면 또 월말입니다.
    대지를 뜨겁게 달구웠던 그 징하디 징한 팔월이 드디어 마지막 장을 접는것 같습니다.
    이제 조석으로 조금은 상쾌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믿고,
    모든 사랑하는 분들의 건승을 기원드리며....
  • ?
    남창욱 2006.08.30 20:26
    성현님!
    간만에 반갑습니다.
    지난번 전화중에 꼭 받아야 될 전화가 와서리...
    설 와서도 꼭 전화 다시 한다는 것이
    유학중 귀국한 딸내미 땜에 정신 없어서
    연락 못한 것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고향에 가서 명천과 오천 익금에 갔었습니다.
    많이 변했더군요.
    성현님이 다니던 초등학교도 보았는데
    초라하기 이를데 없더군요.
    고려말의 어느 시인이 망국의 한을 달래며 지었던
    500년 도음지를 필바로 돌아보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고...
    라는 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산도 변하고 사람도 변하고 변한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은 있습디다.
    세월이 흐르면 늙는다는 거 말입니다.
    암튼 고향은 포근한 품이었습니다.
    은퇴후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렵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 ?
    ohshire 2006.09.01 21:46
    남목사님!
    반갑습니다. 벌써 구월의 달력이 벽에 걸려 있습니다.
    유난히도 무덥고 짜증스럽던 올 여름이 이제 서서히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 서는군요.
    올 가을도 좋은 소식들과 아름다운 글귀들로 이 공간이 채워 지리라 믿고,
    알알이 영근 곡식들의 알갱이 마냥, 보람과 여유로움으로 꽉 꽉 채워 가시길 빕니다.
    따님이 유학을 다녀 온 모양이군요.
    많이 바쁘신 중에도 고향에 휴가를 다녀 오셨으니,
    그만한 여유는 멋있어 보입니다.
    오백년 도읍지가 아닌 고향 산천을,  필마가 아닌 자동차로 돌다 보니 제대로 고향의 정서가 전해 지겠습니까?
    전 여유롭게 한 마리의 백마를 타고 천천히 천천히 고향의 산천을 지금 부터 구경해 보렵니다.
    우리 눈에 비치는 것이 고향의 전부는 아니겠죠?
    내 어머님이 잠들어 계신 산에 올라 명천 앞 바다를 바라다 보면 ,
    세상 그 어느 훌륭한 풍경 보다 더 멋있다는 내 착각이 때론 필요 할 때가 있답니다.
    지난번 정철이를 또 만났습니다. 
    물론 목사님의 안부도 전해 드렸습니다.
    시작되는 구월에도 좋은 고향의 벗(이 방을 드나드신 멋진 분들)들과 행복한 대화들로 이어 지길 진심으로 바라며....
    목사님! 평안을 빕니다.
  • ?
    남창욱 2006.09.01 22:53
    지금 저녁 10시 58분 금요 강단을 마치고 와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향 그리움에 잠시 들렸더니
    성현님의 소식이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구 반갑습니다.
    그러게요.
    9월의 달력이 걸렸네요.
    얻그제 한방의원에 들릴 일이 있어서
    의자에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어떤 아주머니(할머니랄까요)와 대화중에
    나이 얘기가 나왔는데 그분의 말에 의하면 50중반 까지는 그런대로 별 생각 없이
    버텼는데 58세가 되니깐 세월이 휙휙 지나가는데 정신 없이 가더라는 얘기를 듣고
    공감했습니다.
    참 빠르군요. 세월...^^
    글쎄요. 백마를 타고 고향산천을 돌 수 있다면 얼마나 멋있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하신 성현님의 생각이 너무 여유롭습니다. 늘 재치있으시고 유머감각이 뛰어나신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러챦아도 명천 글방에 가서 성현님께 소식 남기고 싶었습니다.
    한 번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목사라는 칭호 쓰지 마시고
    님이라든지 친구로 불러 주시면 편하겠습니다.
    그러지 말구 우리 이참에 친구합시다. ^ㅎ^
    그럼 죤일 많이 있으시길 빌며 이만 꾸벅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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