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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by 남창욱 posted Jul 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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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아름다운 화초처럼

가꿔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물을 주고

거름을 주는 이도 없었습니다


혹한의 추위에도

폭염의 더위에도

돌봐주는 이 없었습니다


꽃도 없고

향도 없고

무성한 잎도 없습니다


밝을 때나

어둘 때나

오가는 발걸음에 짓밟혀도

늘 하늘을 바라보며

울고 웃으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꽃도 시들고

잎도 시들고

짐승들도 타오르는 목마름에

헉헉 대는 가뭄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내게 주셨습니다


나는 오늘도 잡초입니다

  • ?
    꼰니미 2006.07.08 23:17
                        잡초처럼 단단한 "나"  라면
                        아픈 말
                        무심으로 흘릴수 있을텐데

                        잡초처럼 끈질긴 "나"  라면
                        상처의 말
                        마음 요동치 않을텐데

                        마음은 울고
                        얼굴은 웃는 자여

                        곡간에 드리운 알곡 아니여도
                        잡초의 생명력 정녕 베우고 싶소


  • ?
    오성현 2006.07.12 13:42
    세상의 잡초가 아무리 끈질기고 생명력이 강해도, 그래도 맘만 먹으면  제거 할 수는 있는데....
    이내 마음속의 잡초는 왜 그리 질기는 지  도저히 어찌 할 수 없네요.
    장마철 건강에 조심하시구요.  옛날에도  조금은 유약해 보이시더니,
    건강한 심신으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참다운 목자 되시길 빌며..

  • ?
    남창욱 2006.07.13 22:21
    꼰니미님 그리고 성현씨
    반갑습니다.
    그러게요.
    시골 밭에서 뽑혀져 길가에 버려진
    잡초처럼 살아왔지만
    내 마음의 끈질긴 원욕의 잡초는
    뽑을 수 없어서
    사도 바울처럼 "오 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몸부림 치고 있으니
    아마 영이 육체를 벗고 생을 졸업하고
    그리고 마지막 부활의 날 거룩한 몸으로
    성화되는 날이나 이 누더기 같은 
    추한 번뇌를 벗고
    봄날의 들꽃 사이를 나풀나풀 유영하는 나비처럼 자유하겠지요.
    건승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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