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연가 /남창욱 글
무슨 사연입니까
무슨 까닭입니까
당신은 왜 나를
짜디짠 물로 채우시며
가장 천한 자리로 낮추십니까
태고의 시절부터
이름 있는 모든 것들은
나를 손가락질 하며
사슴도 나를 떠나고
새들도 나를 비웃었습니다
수많은 적들이 추한 몸으로
내 영토를 침략할 때
부드러운 내 얼굴은
성난 파도로 일그러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의 신이 내게 임할 때
학자의 혀로도 풀 수 없는
오묘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잃음이 다 잃음이 아니고
낮춤이 다 낮춤이 아닌 것을
당신은 제게
천지의 모든 대적을
하나로 묶는
넓은 가슴을 주셨고
천둥과 폭풍우도
안을 수 있는
깊은 마음을 주셨으며
하늘도 내려와 손잡는
푸른 영혼과
별 들도 내려와 소곤대는
평화의 바다로 눕게하셨습니다
땅 끝까지 나를 낮추신 당신
하늘까지 나를 끌어올리셔서
촉촉한 이슬로 내리게 하시고
시원한 단비로 내리게 하셔서
목마른 대지를
시내로 강으로 흐르게 하시니
당신을 영원히 노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