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 글 -
빛으로 아롱지는 네 그림자라도 쫓고 싶었어.
쓸쓸함에 내 하루를 단색으로 채색하고
가을풍경 딛기라도 해볼 양으로 들길을 걸어 간다.
내 어릴 적에도 즐겨 걸었던 길. 황혼녁에 더욱 그 길이 가고 싶었던 것은
아마도 내게 주어진 감성의 깊이 탓이였으리라.
가을이면 얄상하고 맵씨 있는 모습으로 하늘대던 코스모스는
아직도 새침했던 한 소녀의 이미지로 내 기억에 빛살을 놓는다.
어느새 가을의 배경이 되어진 높고 푸른 하늘!
그 하늘은 금방이라도 파란 물이 뚝뚝 베어날 것만 같아
몰랑(언덕)에 올라, 대나무 작대기로 하늘을 쑤셔 놓으면 금새 파란 물보라가 날릴 것만 같다.
이 가을이라는 계절이 자꾸만 좋아지는 것은
생각의 줄기를 트고 고독한 자신을 일깨우며 자기 성찰의 과정을 딛기 쉬운 탓은 아닐까.
벗이여. 그리운 친구여
「초원의 빛」을 노래하던 네 마음이 와서 더 진한 가을을 놓고 있다.
그 빛이 나를 채워간다.
보고 싶다고 인사하지 않아도, 잘 있느냐고 묻지 않아도
느낌으로 그 근황을 알던 그 젊음의 날들은 갔지만, 그래도 우리가 슬퍼 않는 것은
아직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영혼으로 마음에 드는 한편의 시를 읽으며
일상의 삶 속에 우정의 빛을 놓기 때문일게다.
존재함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대화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지금.
난 이렇게 네게 편지를 쓴다
오늘 하루를 행복하고 복되게 살되, 시간의 흐름을 깊이 인식하면서
멋지고 뜻있고 진실한 날들이 되기를....
그리하여 더욱 삶이 풍성하기를. 기쁨이 날마다 새로웁기를.
지금 이 시간을 사랑하고, 흐르는 시간 자체를 인정하는 멋진 삶이 되어서
자신을 위해 우뚝 서기를 희망해 본다.
차분히 하루 하루를 결산하면서, 발자취를 놓고 가는 길에 향기가 남기를….
그리하여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고 최후의 기쁨을 놓기를.
친구여, 네가 그립다.
몸살 나도록 네가 그립다
.
아름다운 인생의 나이테를 그리고 싶은데
현실은
기대한만큼
속내를 채워주지 않네요
도전하는 열정이 작은 탓일까요?
가을 편지의
정감어린 글을 접하면서
아 !
가을을 가슴안으로 살아오게 하면서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수 있구나
글의 향연이 고우면서 따뜻함과 섬세함에 다시금 놀라고
외롱움을 자기만의 세계로 멋지게 승화시킨
여유로움에 감탄사를 써야 될것 같습니다.
쪽빛 하늘을 무척 종아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 꼬옥 성취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