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차가운 달빛이 온 누리에 가득하다
삼라만상이 침묵 속에 잠겨 있는 적막한 이 새벽시간
쏟아지는 달빛에 흠뻑 젖어 남녘 하늘아래 있는 내 고향 거금도를 그려본다
보아도 보아도 눈이 부시지 않는 저 수정덩어리 속에
박힌 형상은 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다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었지
어린시절 밤하늘의 달과 별을 바라보며
한없는 상상의 나래를 폈던 내 고향 거금도의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삼삼하게 떠오른다
고향 떠나와 이방인으로 떠 돈지 십여년
험한 세파에 시달린 내 영혼은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면서도 꿈엔들 잊지 못할 고향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그곳에도 힘겨운 삶의 수레바퀴를 돌리며 살아가는
내 고향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며
내 인생을 갈무리 짓고자 한다.
긴 여로에 시달린 내 나그네 인생 종착점은 어릴 때
꿈이 깃들어 있고 추억이 있는 내 고향 거금도가 되리라
독섬 광대바위 위로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오르면
금빛 출렁이는 앞바다의 맑은 물로
온갖 탐욕으로 얼룩져 있는 나의 영혼을 말갛게
씻어 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