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진 봉수대에 오르면
적대봉 정기 아래
아스라이 푸른 물결 굽이도는데
혈색 잃은 산허리에
어지러운 돌들만이
애처러워 보였다
찢어진 가난을 지고
땀 흘리며 지계지고 오르던
산에는
가시나무 사이로
새색시처럼 수줍은 춘난이
머리 숙이고
싱그러운 봄바람에 마음 흔들리고 있었다
꿈은 있어도 꿈을 펴지 못하고
무정한 세월이
무지 나를 슬프게 하던 날
날개 접은 새처럼
날개 펴지 못한 체
적대봉 아래서
하늘이 내려와 맞닿은
쓸쓸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나는 한없이 울었다
논 한 뼘 밭 한때기 없는
척박한 땅에 태어나
친구의 집 모내기 밥 한 그릇을
눈물 나게 탐하던 때의 서러움을
그대는 모르리
가난이 서러움이 되고
배움이 한이 되어
50 세월을 달려온 오늘
살만한 집도 얻고
상아탑의 학위도 얻었지만
너무 어린 나이에
서러움을 가르쳐 준 고향이
이토록 그리운 사연은 무엇일까
인생은 꿈을 먹고 사는 존재일까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일까
혹한의 추위가 옷을 벗는
3월이 기우는 창가에 기대어
슬픈 연가를 부르는 이유는
그렇게 더딘 세월이
오늘은
너무 빨리 가기 때문이다
배고픈시절 허기진 배를 채우기위해 가난과 싸워야했던
아픔이 아니라 진실되게 살고저 하는 그대의 마음입니다
그대의 시 슬픈연가를 읽으며 한 인간의 아름다운 내면을 봅니다
수채화 처럼 맑음이있고 정이 흐름니다
솔직한 고백이 정신적 승화로 표출되고 겸손함이 미덕으로
쌓인 지천명의 당신입니다
이밤 당신의 아름다운 글을읽으며 목마른계절
둔탁한 영혼속에서 맑은 영혼을 봅니다
그리운 당신의 글밭에서 한줄기 단비처럼
촉촉히 젖어주는 아름다운 휴머니즘도 보았습니다
마음이 맑은사람은 맑음을봅니다
언제나 슬픈연가처럼
내면의 진실이 아름다운 빛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