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놓기
-고흥 녹동―소록도―거금도 연육교 다리 놓기 공사를 보고
글/나천수
그대 모습
가까이 보이거나
멀리 보이거나
아주 가까이 있거나
아주 멀리 있거나 간에
내가 그대 곁으로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건너야할 다리가 있어야 한다.
그대 모습
내 옆에 있어도
그대 마음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으로 통하는
다리를 건너야 하니
그대와 나
아니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같이 있는 것 같아도
홀로인 듯 한 것은
건너야할 다리가 없어서이다.
사람이 사는 이유나
사람이 사는 모습은
사실은 죽을 때까지
건너야할 다리를 놓기 위해
무거운 징검다리 돌을
짊어지고 있으니
그리움이라는 것은
다리건너 저편에 있는
그대 마음이 건너와
내 마음에 녹아지기를 바라는 거든지
내 마음이 건너가
그대 마음을 덥석 안으려는
소망의 상사병에 걸린 것이니
그대와 나를 갈라놓은
저 깊은 바다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징검다리 돌을 쌓아야
다리 놓기가 끝날 것인가...........
2004년 3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