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제 전원주택이고 집필실인 익송정의 설경입니다. ^^
새해에 드리는 고백 / 천창우
밤늦은 시각 돌아와 어둠에 둘러쌓인 서재에 불을 밝혔습니다.
방금까지 내 주변을 맴돌던 검은 상념들이 힐끔거리며 물러갑니다.
우주에 버려진 보잘것 없는 유성처럼 무거운 침묵이 가슴에
눈송이처럼 내려앉습니다.
여류 희곡작가로, 방송인으로, 학원 강사로, 무척 잘나가는
예뻐하는 지인이 부근에 볼 일이 있어 왔다며 전화가 왔었습니다.
흐린 불빛아래 막걸리 잔을 채워가며 우린 끊임없이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무슨 얘기들을 그리 오랜 시간 나눴었는지 모두
유리창에 입김으로 불어 쓴 글씨처럼 기억에서 지워지고 없습니다.
지금은 녹아드는 가슴으로 더욱 커져가는 동공에 시린 바람이 훑고
지나갑니다.
이 시간 내게 가장 아름다운 것은 오직 한 가지뿐입니다.
우주의 짙은 어둠의 울타리에 둘린 나에게
돈을 얻는다는 것은 아주 작은 세상의 일부를 얻는 것이지요.
명예를 얻는다는 것은 눈송이 같이 스러질 이름을 얻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진실 된 사랑을 얻는다는 것은 온 세상을 얻는
것보다 더욱 아름다운 일입니다.
새해의 첫 아침 사랑하는 당신께 드리는 내 영혼의 고백입니다. ^^
새해에도 고향의 발전과, 발전을 위해 수고하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남초등학교 13회 동기들과 선후배님들께 더욱 큰 발전과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