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편지
高雲 천창우
비인 창공에 햇살마저 얼어드는 초하루
여행지도를 펴들고 들뜬 마음으로 열차에 올랐다
꿈에서 깨어나니 어느새 낯설은 종착역이다
성급한 여행객은 벌써 내릴 준비를 서두른다
마중할 이도 찾아갈 곳도 없는 나그네
어둠이 드리우는 가슴엔 벌써 살얼음이 졌다
여행의 끝은 늘 차창으로 흘러가는 아쉬움
더 먼 곳, 더 아름다운 곳, 더 많은 것들
담아내지 못하는 내 카메라의 뷰파인더엔
오늘의 여행도 남겨진 아무런 이미지가 없다
너무나도 빠르게 스쳐지나버린 화소들
흐릿한 기억들로 자선남비 종소리에 흔들린다
11월의 달력을 뜯어낸 자리, 마지막 한 장 걸렸다
어제가 그랬듯이 거기에도 내일이 깨알 같이 웃고 있다
삶은 그저 매일의 달력을 뜯어내 구겨서 버리는 일
뜯어낸 달력을 미련 없이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듯
친구야! 오늘도 뒤를 돌아보는 금기는 범하지 말자, 아직
우리들 판도라 상자엔 햇볕을 기다리는 희망이 있잖아
12월의 편지
by 천창우 posted Dec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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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오랜만에 고향의 창문을 기웃거려봅니다. ^^
아마, 제가 이곳을 기웃거릴 땐 '아하! 좀 시간적 틈이 생겼는갑다' 눈치 챈 오천의 친구들도 있을 겝니다. ㅎ.......
한해의 끝자락이네요.
고향의 선후배님들, 남은 날도 보람으로 채우시고 행복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