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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에 산다네!

by 황차연 posted May 0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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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곳은 전북 익산시 왕궁면이다.

근처엔 백제 무왕이 이곳에 미륵사를 지었고 불교대학를 세워 찬란한 백제문화를 꽃피웠던

미륵사지가 있다.

지역명을 왕궁이라 짓게 된 것도 그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지금은 왕도 없고 왕이 살던 집도 없는 여느 시골 면소제지와 다름없는 평범한 풍경이다.

한때는 백제문화의 중심지로써 모든 나라의 중추적 기능을 했을 것인데 지금은 계발 뒷전으로 밀려 전형적인 농촌일 뿐이다.

마을 앞엔 너른 들판이 저멀리 익산시까지 이어져 있고 뒤엔 병풍처럼 야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는데 소나무와 대나무 숲이 있어 봄철이면 뻐꾸기이도 울고 소쩍새의 구슬픈 소리도 들려온다.

솔밭에선 실바람을 타고 솔향기가 솔솔 날아오고 대나무잎들이 부딪치는 사각거리는 소리도 귓가를 스친다.

지금은 육지로 변해버린 내 고향 거금도가 그리울 때는

저 들판을 바다로 생각하고 군데군데 있는 마을들을 무인도로 상상하면서 내마음의 나래를 펴서 고향으로 날아다닌다.

나는 이곳 왕궁 마을이 좋다.

임금도 없고 왕궁도 없기에 권력위에 군림할 사람도 없고 내 자유를 속박당하지 않아도 되니 이곳이 진정 사람이 살만한 곳인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밭에 나가 밭 갈고 해지면 집에 돌아와서 자고 우물 파서 물마시고 살면 되지 이 나라 임금이 누구인지 알면 뭐하느냐고 했던 요임금 앞에선 농부의 철학이 좋다.

이 마을 사람들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이 이곳에 살고자 오는 것이 못내 궁금한지 무슨 목적으로 이 마을에 살려고 하느냐 물어본데 딱히 할 말이 없어 그냥 웃고만 만다.

그 누군가 우리에게 왜 사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하나

굳이 말하라고 하면 자연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할까!

탐욕도 미움도 원망도 버리고 자연과 벗하고 살다 자연 속으로 돌아가리라,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이 모든 것들을 진정 사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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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12.05.01 20:12

    그래, 님의 삶이 최고일세.

     

    다 그렇게 살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겠지만

    혹자는 용기가 없어서

    혹자는 아직 생활의 짐을 벗어던지지 못해서...............

     

    모처럼 님의 모습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하네.

     

    빛고을에서 반가운 마음으로 무저기가.

  • ?
    신동식 2013.11.23 05:45

    왕궁에서 늘 건강하시고 가정에 넘치는 사랑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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