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도 아줌마 특유의 뻔뻔함으로 동네 글방에 또 얼굴을 내민다.
열심히 머리를 굴려보지만 여전히 멋진 미사여구를 찾지못하고
자판기 더듬거리는 어설픈 손가락만 탓하면서도 말이다.
늘상 꾹척스런 사투리로 남의 흉이나 몇자 적어놓고 뒷통수 부끄러 신발도 안 신고 얼른 나가거나
남의 동네 글방에 살짝 글 보러 갔다가 멋드러진 글솜씨에 기죽어 오기도 한다.
이유인즉 달개아줌 머리속의 지식 창고가 부실하다는 것.
굳이 변명을 하자면 난 첨부터 내노라 하는 학벌 및 학력 이라는 것이 없다.
집에서 농사일 거들면서 어쩌다 짬이 생기면 오빠가 보고 난 너덜너덜해진
중학교 헌 교과서나 노트를 뒤적이며 내 배움에 대한 목마름을 잠깐씩 달랬을 뿐이다.
그 시절 보통 시골 간네들이 다 그랬듯이 여름엔 땡볕에 콩밭 매고 깨밭 매느라 바쁘고
겨울엔 새벽같이 일어나 손가락 끝이 시리다 못해 아리도록 해우를 널고..
집에와 점심묵고 돌아서기 바쁘게 해우 등터질까 겁나서 또 건장으로 달리던 시절이니
가이네들이 학교에서 공부 배우기는 지푸라기 바늘귀에 끼기 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개 아줌의 주책스런 행보는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땡감이 시간이 지나면 떫은맛은 사라지고 입에 달작지근한 홍시감으로 농 익어가듯이
자주 덤비다 보면 땡감아줌도 홍시감이 되가지 않을까?
가끔 여그 저그서 심심풀이땅콩 먹기식으로
나의 이런 유치한 얘기들을 읽어주는 분들이 계실것이므로
오늘도 들른김에 울 엄마 아부지 흉이나 째끔 보고 나갈까 한다.
본래 울아부지는 성격이 온순하시고 약은데가 없으신 분이다.
학문에는 능통했을지는 몰라도 전문 농사꾼으로서는 참으로 어설픈 반거청 같은 분이니
울엄마 불만이 늘 하늘을 찌른다. 거기에 비해 울엄마는 작달막한 키에 옹골차고 재보르고
늘 유머스러움이 남뒤에 가라면 서러울 사람이니 엄마한테는 그런 아부지가 늘상 불만일수 밖에.
평소에도 울엄마 말발에 본전도 못찾으시는 울아부지.
늘상 그자리에 둔 물건을 잘 못찾으시고 또 궁시렁 거리시며.
낙지를 잡다가 엄마한테 구사리를 맞으신다. (혼자 궁시렁대면 낙지잡으로 댕긴사람이라함)
아부지 = "어~이 ! 그..거슥..어딨는가아 ~ ?....."
엄마 = "머ㅡ언 거슥 말이요?! 거슥은 구신도 모르요 ! 기 맹키로 천장만 채다보지말고
꾸석 꾸석 조깐 잘 찾어봇시요!"
왠지 부아가난 울엄마 또 아부지 비윗장을 건드리고 만다
"오ㅡ매 !저 영감탱이는 놈의 남정네들 맹키로 머하나 요량지게 한거이 없고
쓰잘대기 없는 글머리만 들었재 일머리는 개~똥~이여 !"
듣고 있던 울아부지 바로 짧은반격!
약간 고성높여서
"저 ~지 ~ 미..... !"
울엄마 ㅡ 잠시 잠잠..
그러다가 돌아서면 도로 울엄마 완승...
그러면서 혼잣말로
"오매! 오매! 저화상 낳고 우리 씨엄씨가 믹국 묵었으까잉!"
요즘 남정네들 울아부지 같은 "저~지~미~!" 발언 함부로 했다가는
당장에 팬티바람에 집밖으로 쫒겨 나지 않을까?
행여 아직도 구시대적인 우월감으로 마누라 한테 군림하려 하는 남편분이 계시다면
일찌감치 포기하고 일상을 편하게 사는것이 현명한 판단이 아닐는지.....
존심들이야 쪼께 상하겠지만......^0^
시대를 잘 타고 났으면 한 대가리 쳤을 텐디, 영 애석하네요.
그래도 환경을 탓하지 않으시고 꿋꿋하게 사시는 모습과 그 여유는 진심으로 값진 보물입니다.
분명한 것은 후배님은 어머님을 많이 닮으신것이 확실합니다.
어머님, 아버님께 많이 효도하시고 사십시요. 마음으로 전해지는 그런 효도를 말입니다.
물론 지금도 잘 하고 계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살짝 넘어 오는 달개잿등의 시원한 바람이나 맞으러 가 볼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