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사람들 다들 무척 더우시죠 ?
그럴땐 우리동네 비솟골 샘물을 한번 떠올려 보십시다
한여름에 그 물 한바가지 벌컥 벌컥 마시고나면 뱃속 까지 시원하고
입이 마취된것처럼 얼얼했던 비솟골 샘물!
울창하게 샘을 둘러싼 밤나무 그늘에서 하루 종일 발을담그며
설익은 수박이래도 한통 쩍~ 벌쎄서 묵고 하루를 쉴수있다면 얼마나 좋을 까요 ?
아직도 그곳엔 향이 독특한 비자나무와 소복처럼 흰꽃이 잎파리를 덮는 박달나무 ...
또 유자가 어른 주먹만큼 굵게 열렸던 오래된 유자나무가
주인없는 집터를 잘 지키고 있을까요 ?
지금쯤 아름들이 밤나무에서도 송글 송글 밤송이들이 영그러가는 것이 눈에선합니다
그리고
이맘때면 십리 머언길 학교 댕기느라 얼굴이 싯뻘건 홍시처럼 익은 아이들이나
땡볕에 땀을 비오듯이 쏟으며 종아리에 굵은알통이 배길만큼 힙겹게 퇴비짐을 져나르던 동네 어른들은 물론
그곳을 지나다니던 홍리 장꾼들 에게도 그 샘물은 아마도 사막의 오아시스 만큼이나 반가운 물이였을겁니다
헌 강통처럼 땍!땍! 오그라진 양은 기전자에 비솟골 샘물 떠다가 밥말아서 정심 묵던 생각이 절로 납니다
고향분들 ! 땡볕여름 잘 넘기시고 선선 해지면 큰보탕산에 우름 따러 한번 가봅시다!
암만 생각해도 내가 살지 않는 곳이라 이름을 알아야제.....
이몸도 그 샘물에 솔찬히 많이 더위와 갈증을 달랬지라.
가끔 생각나는 샘물이었는디, 떠다줄 사람도 없고
입맛만 다시고 가요..
날씨가 장난이 아니요.
건강하시길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