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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익금(益金) : 바다에서 해가 뜨면 마을앞 모래에 햇빛이 반사되어 금빛이 나므로 旭金(욱금)이라 불렀으며 부촌(富村)이 될것이라고 하여 금을 더한다는 뜻으로 익금(益金)마을이라 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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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익금마을 뒤편으로 솟은 산봉우리는 선녀의 젖가슴을 닮아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선녀의 젖을 먹고 자라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다. 고흥|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11. 익금마을 ‘쌍유방 설화’ 

우는 아기 달래기 내기 나선 세 선녀 자매
둘째는 얼굴로·첫째는 노래로 모두 실패
셋째 선녀 젖 먹고 비로소 울음 그친 아기
젖가슴 모양 용두봉…마을 먹이는 산으로 


오랜 세월 척박했던 땅. 그만큼 사람들의 세상살이에 대한 의지는 강했다. 강하고 질긴 태도와 능력으로써만 세상은 살아지는 것이었다.

그러는 동안 이야기는 쌓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산한 삶을 이어가면서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밝고 슬프고 아름답고 비극적이어서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 설화는 그렇게 오래도록 쌓여 전해져오고 있다. 전남 고흥군을 다시 찾는 이유다. 지난해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는 고흥의 이곳저곳 땅을 밟으며 다양한 이들을 만난 스포츠동아는 올해에도 그곳으로 간다.

사람들이 전하는 오랜 삶의 또렷한 흔적을 확인해가며 그 깊은 울림을 함께 나누려 한다. 매달 두 차례 독자 여러분을 찾아간다. 

고흥반도에 딸린 유인도 중 가장 큰 섬인 거금도 남쪽 해안에 익금해수욕장이 있다.

맑고 푸른 남해의 파도가 넘실거리고, 길이 900m, 너비 50m에 달하는 백사장에는 은빛 모래가 가득하다. 익금해수욕장 해변을 따라 집들이 들어서있고, 마을을 이루고 있다.

고흥군 금산면 어전리 익금마을이다.

이 마을 뒤편으로 선녀의 젖가슴을 닮은 산봉우리가 있다. 이 마을 사람들은 선녀의 젖을 먹고 자라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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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금마을. 고흥|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세 선녀의 우는 아기 달래기

옛날 어느 마을에 유난히 울음이 긴 아기가 있었다. 한번 울었다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었다.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아기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고, 천상에까지 그 울음소리가 들렸다. 길쌈을 하던 세 선녀 자매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유심히 내려다보았다. 아기어미가 우는 아기를 들쳐 업고 밭으로 논으로 정신없이 일을 다니고 있었다. 아기는 어미의 등에서 빽빽 울어대고 있었다. 

“어미가 젖을 안줘서 배고파서 우나 봐.” “아니야, 어미가 일만 하고 놀아주질 않아서 그럴 거야.” “아니야, 아기들은 포근하게 안고 자장가를 불러줘야 하는데, 어미가 너무 바빠서 업고 뛰니까 그래.”

세 선녀는 저마다 한 마디씩 아는 척을 했다. 그러다 셋째 선녀가 “누가 울음을 그치게 하는지” 내기를 제안했다. 

“땅에서 일어나는 일을 하늘나라에서 간섭해서는 안 된다”며 첫째 선녀가 들떠 있는 두 선녀를 말렸지만, 두 선녀는 “모르게 하면 되지. 우리도 언젠가는 아기를 낳을 텐데, 연습 삼아 해보는 것도 나쁠 거 없잖아?”라며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세 선녀는 아기 울음을 그치게 한 사람에게 자신들이 삼은 길쌈 중 가장 좋은 천으로 가장 아름다운 날개옷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길쌈을 다 마친 어느 날, 선녀들은 한 명씩 지상으로 내려가 아기를 달래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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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금마을. 고흥|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제비뽑기 끝에 둘째가 먼저 내려갔다. 둘째는 할머니로 변장하고 아기어미를 찾았다. 여전히 아기 우는 소리가 사립문 밖까지 들려왔다. 아기어미는 텃밭에서 밭을 매고 있었다. 아기는 감나무에 매어놓고 있었다. 아기는 제 어미 쪽을 바라보며 서럽게 울어댔다.

“애기 엄마, 물 한잔만 얻어먹읍시다.”

둘째 선녀는 허리를 두드리며 물을 청했다. 아기어미는 샘물을 퍼왔다. 둘째 선녀는 우는 아기 쪽으로 다가가 온갖 표정을 지어보이며 아기를 달랬다. 그러자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선녀의 움직임을 따라 눈빛을 반짝였다. 아기어미의 눈이 동그래졌다.

“에고 우리 아기가 할머니를 좋아하나 봐요. 신기하게도 울음을 뚝 그쳤네요.”

둘째 선녀는 기분이 좋아서 아기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돌아가서 언니와 동생에게 자랑할 걸 생각하니 들떴다. 이제 됐다싶어 막 돌아서려는데, 아기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놀란 둘째 선녀가 안간힘을 쓰며 아기를 달랬지만, 이젠 그 방법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둘째 선녀는 실패하고 말았다.

다음엔 첫째 선녀가 박물장수로 변장해 아기의 집으로 갔다. 역시 아기어미에게 목이 마르다며 냉수를 청했다. 설거지를 하던 아기어미가 아기를 마루에 내려놓고 우물에서 물을 퍼왔다. 아기가 어미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며 울어댔다. 첫째 선녀는 아기를 안고 노래를 불렀다. 아기는 첫째 선녀의 노래 소리에 울음을 그쳤다. 아기는 선녀의 입 모양을 쳐다보며 헤벌쭉 웃기까지 했다. 이를 본 아기어미는 신기한 듯 바라보며 말했다. 

“어쩜, 아낙의 목소리가 참 곱기도 하오. 우리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웃기까지 하는 걸 보니 마치 선녀가 하강한 것 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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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선녀는 은근한 미소를 띠고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바라보았다. 아기의 얼굴은 해맑았다. 첫째 선녀는 안심을 하고 돌아섰다. 갑자기 아기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놀란 첫째 선녀가 다시 노래를 불렀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기의 울음은 사립문을 넘고, 고샅길을 넘고, 마을을 건너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천상에까지 닿았다.

마지막 셋째 선녀차례였다. 셋째는 딱히 재주랄 게 없었다. 아기와 놀아줄 재간도 자장가를 불러줄 예쁜 목소리도 가지지 못했다. 다만 남들보다 커다란 덩치에 젖가슴이 유난히 컸다. 셋째 선녀는 아기를 업은 모습으로 변장했다. 문 밖으로 우렁찬 아기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아기와 친정에 가는 길인데, 물 한 잔 얻어먹을 수 있을까요?”

아기어미가 보아하니 자기와 연배처럼 보이는데다 아기를 업고 있으니 딱해보였다. 아기어미는 얼른 물을 퍼왔다. 그 사이 셋째 선녀는 우는 아기를 안고 젖을 먹였다.

“아가야, 배가 고픈 모양이구나.”

아기는 정신없이 선녀의 젖을 빨았다. 젖가슴을 주물럭거리며 한참을 빨더니 흡족하게 먹었는지 스르르 눈을 감았다. 셋째 선녀의 포근한 품에서 아기는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이를 본 아기어미가 놀라 말했다. 

“우리 아기는 젖을 먹으면서도 항상 칭얼거렸는데, 저렇게 편안한 모습으로 잠든 건 처음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기가 그토록 보채고 울었던 건 내 젖이 부족해서 그랬나봅니다.”

아기는 셋째 선녀가 천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잠들어 있었다. 

선녀의 젖가슴 형국을 한 크고 작은 우리의 산천은 셋째 선녀가 아기에게 젖을 빨리듯 이 땅의 민초들을 무병장수하게 만들었다. 익금마을 양금주 이장은 마을 뒤편 용두봉산을 가리키며 “마을사람들을 먹이는 산”이라고 했다. 익금마을 사람들의 건강하고 해맑은 웃음은 분명 선녀의 무한한 축복을 받은 까닭일 것이다.

 

 


※설화 참조 및 인용: ‘쌍유방 전설’ 김미승, ‘고흥군 설화 동화’ 중 
 

 


■ 설화

사람들 사이에 오랜 시간 구전(口傳)돼 내려오는 이야기. 신화와 전설, 민담을 포괄한다. 일정한 서사의 구조를 갖춰 민간의 생활사와 풍습, 권선징악의 가치 등을 담은 이야기다. 

고흥 |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본문 출처 

http://entertain.naver.com/read?oid=382&aid=000060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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