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래미
장현우
생선 같지 않다고들 허덜 말어
흔해빠져서 고양이도 안 물어가고
두엄자리 한 쪽에 푹푹 삭아서
마늘밭 거름으로나 쓰였지만
제사상 잔치상에 오르는 것들만
생선이 아니랑께
생선들 씨가 마르는 요즘 같은 세상에
우리 같은 질긴 목숨들이
밤낮없이 퍼질러 새끼 까놓께
요샛날 횟집들 불 밝히는겨
이름 달고 태어난 것들은 아무렴
다 이름값을 허더란 말이시
자꾸 생선 같지 않다고들 허덜 말어
이 세상에 젤로 흔허고 천헌 것들이
알고보면 젤로 귀헌 것이드랑께
" 태 풍"
장현우
한 번은 휘몰아 칠 것을 알았던 것처럼
한 번은 세상 뒤집힐 것을 알았던 것처럼
수평선이 자꾸만 사라졌다
선창 안에 모인 배들은
팽팽하게 힘주며 이를 앙다물고 버티고 있다.
오갈 데 없는 배들은 뭍으로 끌어올려지고
작살마다 허연 등을 보이며 드러누웠다.
머리칼 풀어헤친 비바람은
수평선을 쓰러뜨리고
돌담을 쓰러뜨리고 잠긴 대문은 쓰러뜨리고
집 뒤란 감나무를 우지직 쓰러뜨렸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아서
물 보러 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은
쓰러지는 것도 보이지 않았다.
높기만한 가을 하늘 아래
따가운 햇빛사이로 흩날리는 낙엽들을 바라보면서
그 옛날 우리들의 얘기로만 가득 채우고도 모자라
또 재잘거리고
반갑고도 그리운 친구를 만나
오늘 하루 무척 행복했다네.
맘껏 좋은 공기 마시며 회상하고 웃고
마냥 마냥 흘러버린 시간들.....
먼훗날 또다른 추억으로 남겠지!!!
가을여행!!
친구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