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달작지긋한 한포기 바람이
소리없이 밤늦게 툇마루 빨래줄에 널어놓은
마누라 속옷을 기분좋게 하는구나
때론 바람불어 힘들고 고달픈 인생길도
때론 우리에게 꼬~옥 필요한 솔개바람도
혼자 말없이 왔다 살며시 가는 그바람 자신도
아무런 의미도 모르고 그냥 지나쳐가는 바람이려니
오늘도 그 바람 소리 그 자취 찾으러 먼 길을돌고돌아
작은 바람 소리로 하루해가 가는줄도 모르고 바람사이로
흘러만 가는구나
아이들 웃음소리,힘들고 지친 빈 수레에 신문지 몇장,소주병 두세개
물젖은 라면 박스에 노후의 인생을 맡긴채 힘없이 끌려가는 백발의 우리의
어머니,그곱던 모습은 다 어디로 가고 찌든 인생의 허리띠를 조여매고
주름진 이마에 소리없이 흘려내린 뜨거운 삶의 빗방울을 훔쳐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