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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마을 진씨마을 -거금도에서6
빛깔 고운 채송화 일제히 얼굴 들어 하늘을 보고 대문 앞 고추밭에는 털렁털렁 빨갛고 미끈한 것들 만나는 사람마다 아재요, 아짐이고 너, 언제왔냐며 함뿍 웃는 얼굴들 넉넉한 인심, 푸근한 인정 새로이 양지 바른 곳에 진씨들이 모여사는 곳, 신양리 잠 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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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거금도가 추억이 되었네
어느새 거금도가 추억이 되었네 여름은 가고 가을이 왔네 어둠 속의 선착장과 이른 아침의 몽돌 해변과 온종일 비에 젖는 촉촉한 바다 그 출렁이는 관능 위에 뜬 조각배 한 척 그 위에 걸터앉아서 빈 술잔 들고 하염없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는 떠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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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거금도가 그리운 이유
오늘도 거금도가 그리운 이유 - 정성수 오늘도 저 남쪽 바다에 두고 온 거금도가 자꾸만 그리운 것은 그 섬이 우리들의 옛적 어머니이기 때문 머리카락 한 올 노랗게 물들이지 않은 새카만 머리채 목 뒤로 잘 빗어 넘기고 이쁘게 쪽을 짓고 은비녀 꽂고 수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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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에 어머니 한 분 살고 있었네
어머니 한 분 살고 있었네 소록도 남쪽 바다 거금도 속 이 세상 최초의 손님들에게 섬을 사랑하는 법 조금씩 가르쳐주고 무인도 저쪽에서 쉬고 있는 바람을 풀어 고단한 영혼을 푸르게 식혀주고 우리들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길을 열어주었지 밤이면 누워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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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사람 그리고 우리들만의 축제·2
<우이시> 하계수련회에 다녀와서 - 이 대 의 ◆ 아침 바다와 고라금 해수욕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거금도의 새벽은 고요했다. 창문을 스치는 바람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사방은 조용했다. 바다 냄새가 묻어 있는 바람이 우리가 자고 있는 마루방으로 쑤시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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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사람 그리고 우리들만의 축제·1
거금도 ·사람 그리고 우리들만의 축제 ―<우이시> 하계수련회에 다녀와서 ◆ 거금도 가는 길 이제 이름만 들어도 그리운 우이시 시인들. 그들이 있어 문학이라는 먼길을 가는데 두렵지 않다. 그들과 동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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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 觀
소나기가 바다로 퍼부은 때를 떠올린다 지난여름, 거금도 한적한 고라금 해수욕장에서 바다로 떨어지던 빗방울소리 들린다 물이 물을 때리며 낙하한다, 무수한 물방울들이 물 위로 튕긴다 튕기는 물방울과 떨어지는 물방울들이 잔잔히 부서지며 바다로 몸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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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에서 민박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이더니 일행들은 모두 잠들었다 맨살에 파고드는 모기의 날개 소리 방충망이 들썩이도록 코 고는 소리 잠 못 드는 밤은 새벽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먼지 낯설게 흔들리는 해풍이 방안 가득 스며든다 여정을 함께 했던 노래 소리가 오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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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대흥리 팽나무 -거금도에서
두 팔 벌려 껴안아도 한없이 넉넉한 남자, 대흥리 팽나무 우람한 근육에 살짝 돌아서 팥알 만한 열매만 깨물었는데 내리는 비 사이로 불현듯 요의를 어쩌지 못해 눈에 띄는 파출소문 반쯤 열고 아주 멋적게 화장실을 물었더니 세 남자 모두 파출소 밖으로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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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파도의 말
알지, 우리는 저 머나먼 태풍의 바다를 건너가면 그 마지막 해안선에 우리를 기다리는 그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우리들의 몸뚱이가 그 자리에서 하얗게 해체될 뿐이라는 것을 우리들의 푸른 영혼이 이승 밖으로 단숨에 사라질 뿐이라는 것을 알지, 우리는 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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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의 추억이 우이동에 나타나다
거금도의 추억이 나타났네, <우이동 시 낭송회>에 <우이시> 여름 여행을 주선한 이대의 시인과 2박 3일 동안 봉고차를 운전해 준 이선영 씨와 거금도가 고향인 진일 씨와 진병일 씨 네 사람의 추억이 한꺼번에 바람처럼 나타났네 우리는 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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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낙조, 거금도
온몸이 바알갛게 타는 새 불사조! 새는 빛이었다 바닷속으로 조용히 미끄러져 들어가고 저 새가 다시 날아오를 때까지 우리는 잠 속에서 몇 억년 꿈을 빚어야 하리라 누가 바지랑대로 저 새를 건져올리랴 적막이었다 암흑의 슬픔이었다 무게가, 전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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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의 달밤 마루방에서
거금도의 달밤 마루방에서 -정성수 선생님께 거금도의 달빛에는 바다바람이 묻어있었지요 서울서 귀한 손님이 왔다고 구경나와 놀아주던 사람들 같이 달빛이 추녀 밑을 파고 들어와 우리들의 이야기를 함께 했지요 혹시 더울까봐 창문 열어주고 보살펴 주던 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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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에서 총각과 동침을 즐기다
난생처음 우리는 함께 잠을 잤네 연인처럼 거금도의 차디찬 방바닥 위에 나란히 누워 부부처럼 이틀 동안 밤마다 동침을 즐겼네 한 사나이와 또 하나의 사나이가 식어가는 생애의 유부남과 달아오르는 생애의 총각이 초로의 정성수와 젊은 이대의 시인이 여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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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신양 마을에서 우리는 행복했네
아주 날씬한 연안 여객선 금산호를 타고 남해안 거금도 진씨들의 집성촌 신양마을에 가면 평야처럼 펼쳐진 간척지의 녹색 볏잎들 앞마당으로 마중나온 진일 씨 어머니 치맛자락 앞에서 나직이 여름바람 흔들고 앞산을 바라보는 효부 열녀비와 마을회관과 경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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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해안도로를 일주하면
짚차를 몰고 이른 새벽 아스팔트와 비포장도로가 뒤섞인 해안도로를 일주할 적마다 작아진다, 섬이 수백 년 묵은 팽나무도 기와집도 바다로 기운 선착장도 자꾸만 줄어들어 마침내 작고 작은 장난감이 된다 내 사랑 거금도. 2001/8/16일 23시 02분 ⊙ 발표문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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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낙조
해질녘 바닷가에 서면 해가 바다로 투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장에서 돌아온 용사처럼 장엄하게 저벅저벅 해가 바다로 빠지는 것을 아무도 말리지 않고 황홀하게 바라볼 뿐이다 그런데 거금도에서는 작은 섬 하나가 해를 살렸다 파란 등허리를 다 태우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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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앞바다에 내리는 비
이미 오래 전에 생식을 끝낸 우리들이 거금도 앞 바다에 잠시 조각배 하나 띄우고 서녘 하늘 바라보며 천천히 소주잔 기울이면 아직도 청춘인 해는 오늘도 저 혼자서 허공 속을 걸어가고 우리도 저 붙박이별같아서 지구 아래로 홀로 내려가는데 갑자기 장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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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에 계시는 진일씨 어머님께1
거금도에 계신 진일씨 어머님께 그 동안 안녕하셨어요? 지금쯤 무엇을 하고 계신지 생각해 봅니다. 머리에 챙 넓은 모자 쓰시고, 허술한 긴 팔 셔츠 입고 뜨거운 깨밭에 허리 굽히고 계시는지요. 수건 하나 목에 두르고 흐르는 땀 닦아내며 참깨를 베고 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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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금도 몽돌 해안에서
지구를 닮은 몽돌들이여 거금도의 역사가 수북이 쌓여 있구나 앙상하구나 수천 수만 년 내내 파도 소리에 닳고 닳은 돌들의 뼈 그 속에 숨어있는 하얀 돛의 그림자 시퍼런 바람 소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목쉰 뱃노래와 노 젓는 소리 수평선 위로 해와 달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