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매시장, 잎 제거한 양파만 반입 허용…
출하자 “산지 준비할 수 있게 유예기간 줘야”
[최종편집 : 2011/03/23]
부산지역의 공영도매시장들이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조생양파의 잎양파 반입을 금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산지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파종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홍보를 해서
산지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사전 홍보 없이 수확기 직전에 정책을 바꾸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부산반여농산물도매시장과 부산엄궁농산물도매시장 관리사무소는 최근 전남 고흥 등지의 조생양파 출하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올해부터 잎양파 출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잎부분을 제거한 양파를 그물망에 넣어 포장한 것만 반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잎양파의 잎부분이
고스란히 쓰레기로 바뀌면서 악취 유발·비용 증가 등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리사무소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산지 출하자들은 산지와의 사전 조율이나 홍보가 전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잎양파 반입을 금지하려면 지난해 파종 전에 미리 홍보를
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올 1~2월에서야 잎양파 금지 공문을 보내왔다는 것이다.
특히 잎양파 최대 출하지인 전남 고흥 거금도의 반발이
거세다. 양파를 그물망 포장 상태로 출하하려면 품종 선택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수확시기를 코앞에 두고 출하방식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잎양파 반입금지가 강행될 경우 산지 농가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거금도의 경우 잎양파 출하를 염두에 두고
초극생종 양파를 주로 재배하는데, 이 초극생종을 망포장하면 잎양파로 출하할 때에 비해 상품화 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부산지역 도매시장들이 예정대로 잎양파 반입을 금지할 경우 거금도 양파는 출하처를 찾지 못하거나 수확량의 절반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돼 농가 수취값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한용택 거금도농협 상무는 “잎양파 출하가 안된다는
것을 미리 알았으면 품종을 바꾸는 등 준비를 했을 텐데, 준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갑작스럽게 정책을 바꾸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다만
포장화라는 큰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만큼 올해는 산지가 준비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구 등 영남 일부 지역에서는 조생양파가 망포장 상태로 유통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잎을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잎부분을 묶은 소위 잎양파로 출하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