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6 화 : 민낯
요즈음 TV에 나오는 여자들을 보면 (아줌마든 아가씨든) 왜 그리도 하나같이 예쁜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팔등신이고, 피부도 그렇게나 곱고.
그 미인들의 이름을 여기에다 쓸려면 100명도 넘게 써야 하고,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토라질 어떤 여자의 투기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아 이름을 나열할 수는 없지만 하여튼 50년을 넘게 산 지금의 내가 봐도 한 번쯤은 안아(?)보고 싶을 정도로 예쁜(하기야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했것다) 여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TV를 보고 있노라면 그 예쁜 여자들이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말로) 쌩얼을 찍으려고만 하면 기겁을 하고 카메라는 피하는 것이다.
또한 누구는 어디를, 누구는 몇 번을, 누구는 어디에서 등의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그것만이 아니다.
누구의 뒷모습의 배역이 있고 누구의 다리 배역이 있고 등 등 등.
아니, 또 하나 있다.
얼굴은 그렇게도 예쁜 아줌마들의 손가락과 목 줄기는 왜 그리 안..........
나는 우리 엄마가 화장을 한 모습을 몇 번이나 보았을까?
우리 엄마는 주로 언제 화장을 하였을까?
나의 기억으로는 5일 만에 섰던 대흥장터에 가실 때에는 화장을 했던 것 같다. 자식들인 우리를 위해 만날 민낯으로 사셨던 우리 엄마의 나이 70세에 금혼식을 치르기 위하여 화장을 시켜드렸는데 날마다 보아도 날마다 껴안고 싶은, 우리 형제자매들의 집집마다의 현관에 걸려 있는, 우리 부모님 금혼식 때에 찍은 사진 속의 우리 엄마의 얼굴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얼굴인 것 같다.
민낯 -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의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