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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도전 : 박치기왕 김일 [59]

by 운영자 posted Jul 05,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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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 일본의 한 언론이 격투기 프라이드와 일본 야쿠자 조직의 연관 관계를 폭로하는 기사를 실어 파문이 일고 있다는 내용을 전해 들은 바 있다. 이 기사가 보도되면서 프라이드 주관사는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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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년대 초 영화에 출연했던 내가 한 조직의 오야붕과 힘 겨루기를 위해 팔씨름을 하고 있다.
2회에 걸쳐 이 사진이 나가자 주위에서 "진짜 김일 선생 맞느냐"라고 묻곤 한다. 왼쪽 앞 중절모를 쓴 사람이 나다.


 
당장은 프라이드 주관 방송사인 일본 후지TV가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중계 방송은 격투기 흥행과 직결된다. 이 기사가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일본에서 후속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일반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 같다.
 
이 보도를 접한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흘러도 늘 나오는 단골 보도 메뉴가 격투기 종목과 야쿠자 연관 관련이다. 한편으론 이런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진다. 왜냐하면 한창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프라이드가 기사 보도로 인해 앞으로 국민들이 외면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 초 일본에서도 프로레슬링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이와 비슷한 보도가 나오곤 했다. 아마도 격투기와 야쿠자는 악어와 악어새처럼 서로가 붙어 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일까. 이런 보도에 대해 코멘트는 하고 싶지 않지만 일본 사회의 특성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국내에선 폭력 조직 하면 무조건 배척당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 사무라이 시대가 700년이나 지속된 때문일까? 일본에는 폭력 문화에 대한 일정한 사회적 지분을 인정하는 풍토가 있다. 이처럼 일본에선 야쿠자의 오야붕이 정·재계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고, 이것이 깊이 통하는 특이한 선진국이다.
 
일본을 갔다 온 사람이라면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치안 상태가 좋은 나라 중 하나로 여길 것이다. 특히 많은 수의 경찰은 물론이고 과학적·체계적 수사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경찰의 위상이나 업무 처리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는 그 내면이 있다.
 
일본의 '밤의 문화' 치안은 야쿠자가 맡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렇다. 경찰이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고 그만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야쿠자들은 암암리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는 것이다.
 
만약 취객이 행패를 부리면 야쿠자들이 이를 제지시키고 통제한다. 또 연약한 여성들을 희롱하거나 시비를 걸더라도 야쿠자들이 막아 준다. 이런 것을 일일이 경찰이 나서 치안을 유지시키려면 경찰도 피곤해지고, 시민들도 짜증날 것이다. 비유가 맞을지 모르지만 쥐를 잡는데는 고양이가 제격이다. 만약 쥐를 잡기 위해 개를 풀어 놓았다고 가정해 보자. 어떻게 되겠는가?
 
그럼 프로레슬링의 경우를 보자. 프로레슬링은 가장 위험하고 난폭한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사나이들이 힘의 결투를 벌이는 운동이다 보니 승부와 관련해 민감한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질서를 이유로 경찰이 레슬링 경기장을 지키고 서 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일반인들은 쉽게 외면할 것이다. 그러면 흥행은 타격을 입는다.
 
당시 일본에선 대회를 주최하는 측이 질서를 유지시킨다. 그런데 여성들이 수만 명의 관중 질서를 유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연히 덩치 있고 힘 좋은 사내들이 질서를 유지하기 마련이다.
 
스승 역도산도 우리가 개최하는 대회의 질서는 우리가 책임져야 한다는 주의다. 꼭 이런 질서 유지를 야쿠자가 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얼마든지 합법적 공간에서 그들과 교류를 할 수 있다고 여겼다. 앞서 프라이드가 문제가 된 것은 야쿠자와의 자금 거래이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스승은 그들의 자금은 받지도, 또한 그들에게 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부각도 되지 않았다. 스승은 치안 파트너 중 한 조직으로 야마구치구미와 교류를 했던 것이다. 물론 야마구치구미와 한 축을 이뤘던 이나가와가이·스미요시가이 등도 늘 접근해 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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