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금융기관에서나 경찰청에서 수시로 그 예방을 강조하고 있는 ‘보이스 피싱’에 대하여
“설마 내가 당하랴?”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으신지!
오늘, 정확히 2015년 2월 6일 오후 3시 반쯤이다.
사무실 책상에 앉아 어제 하루 종일 교육받은 ‘고용 및 산재보험’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발신자 번호에는 02-****-0112가 찍혀 ‘경찰청 관련 전화번호가 왜?’하고
무심히 받았다.
역시 서울지방경찰청 경제관련 싸이버수사대 ○○○라면서 ‘김철용씨 맞느냐?’고 하여 ‘맞다!’고
대답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경찰 : 혹시 1972년생인 김아무개를 아느냐?
나 : 처음 듣는 이름이다.
경찰 : 그 사람과 일당들이 대포통장을 개설해서 자금세탁을 한 것에 대하여 지금 우리 경찰청에
서 수사 중인데 김철용씨 명의의 통장도 들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 다. 약 90여명이 연루되
어 일부는 명의를 도용당한 것으로 확인되고 일부는 일정 액의 수수료를 받고 명의를 빌려 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김철용씨의 경우 명의를 빌려주거나 한 적이 없는가?
나 : 그런 사실 없다. 언제, 어느 은행의 어떤 계좌가 나의 이름으로 개설되었는가?
경찰 : 2014년 11월 18일 00은행 서울영등포점에서 개설했다. 김철용씨는 명의를 도 용당한 피해자
가 아니고 명의를 빌려 준 동조자로 분류되어 조사가 불가피하다.
이렇게 시작된 문답은 끝없이 이어지다가 소환조사를 하기 전에 나의 계좌를 전부 추적하겠으니 그리 알라고 한다.
나 : 계좌추적을 하면 어떻게 되나?
경찰 : 출금이 중지된다.
나 : 아니 직원들 급여도 줘야 되는데 출금이 중지되면 어떡하나?
경찰 : 주로 어디 은행 계좌를 사용하나?
나 : 농협과 광주은행이다.
경찰 : 그래서 서면으로 신고하면 출금이 되는 제도가 있다. 그 신고서를 작성하여 달라.
나 : 어떻게 신고하나?
경찰 : 우리 경찰청 싸이트에 접속해서 인터넷으로 신고하면 된다.
(경찰청 싸이트 아이피 번호를 불러 줌)
나 : 경찰청 싸이트에 접속했다.
경찰 : 이 심문은 녹취가 되고 있고 타인에게 발성해서는 아니된다.
나 : 타인에 가족도 포함되나?
경찰 : 일단은 본인 외는 다 타인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나 : 어디로 가서 신고해야 하나?
이리하여 경찰의 ‘어디를 어떻게 해라.’ ‘신고서를 빈칸 없이 작성해라’ 등등의 지시에
따라 아무 생각 없이 계좌번호, 통장 비밀번호, 사용자비밀번호 등을 적어서 ‘다음’으로 이동했는데 나의 행동을 수상하게 지켜 본 아들이 “아버지, 보이스 피싱이여요. 빨리 전화 끊어요!”라고 외친다.
그리고는 부랴부랴 광주은행으로 전화하여 잔액이 이상없음을 확인하고 지급정지 신청을 하였고 다시 농협으로 전화하여 잔액 확인 및 지급정지 신청을 하는 난리를 치고서야 막을 내렸는데 만일 그대로 당했으면 다가오는 이번 설을 어떻게 보냈을꼬? 생각하니 지금도 가슴이 벌떡벌떡! 한다.
아, 나도 조금은 법을 안다고 자부했고, 상식을 아는데 내가 당하랴 생각한 그 자만심이 이렇게 무참하게 무너져 버린 아주 부끄럽고 불쾌한 경험을, 여러분들은 당하지 마시라 이렇게 줄이고 줄여서 간략하게 소개하니 정말 정말 조심하기 바랍니다.
그들의 수법이 하도 교묘하여 안 당하려야 아니 당할 수가 없겠지만 이제야 생각해 보니 ①서울지방경찰청 사이트에 접속하는 과정이 이상했고 (아이피 주소로 접속한 것) ②계좌번호와 비밀번호 등을 적어서 신고하라는 것이 이상했지만 우선 당장 돈을 못 찾게 된다는 약점을 가지고 신고를 하라고 하니 허허 참 웃음밖에!!!!!!!!
늦게서야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당초 걸려온 전화번호를 눌러보니 “이 전화번호는 없는 전화번호입니다.”라는 안내멘트만 계속됩디다.
전화통화를 하는 동안
혹시 하는 마음에 열심히 적바림도 하였는데.......
하도 어이가 없고 속이 상하여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이 글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