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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우두(牛頭) : 마을의 지형(地形)이 소의 머리와 같이 생겼으므로 쇠머리라고 부르다가 한자를 訓借(훈차)하여 우두(牛頭)라 불러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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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해 가을휴가 때. 형과  형과는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형보다는 나와 더 친한 곽수봉 님과 나  이렇게  셋이서 낚시를 했는데. 그 날 따라  바닷고기들 가을 운동회가 있었는지 입질이 없었다.   바다 속의 운동장이 어디인지를 모르니 우리는 신양 앞에서부터 연홍을 한바퀴 삥 돌았고. 그래도 그들을 찾을 수 없어 혹시 쇠머리 초소 앞이려니 하고 초소 쪽으로 배를 이동하고 있는데 알크테 끝 쯤 이었지. 하얀 깃발을 꽂은 부자가 하나 떠 있다.   오메. 우리가 초등하교 다닐 때 학교 운동회하면 만국기를 달았는데 고기들은 운동회를 해도 즈그나라 국기 하나만 다는가 보네! 반가웠다. 주낙이었다. 뭔가가 있을 것 같았다. 살짝 살짝 그 운동장으로 들어가 보니 크지는 아니하지만 알만한 고기들이 넙죽 넙죽 인사를 한다.   인사를 받을 만한 친구들의 인사는 받고 아직 철이 덜든 놈들은 눈인사만 하고 지나치는데 아니! 대물이다. 나의 낚시 실력으로는 아직까지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7~80cm급의 농어가 넙죽 절을 하고 있지 않은가! 오메. 용왕님. 안녕하시지라. 저희들은 잘 있구만요. 저희들을 용서 하시요잉. 하면서 얼른 그 농어를 안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운동장을 떠났다. 그 놈으로 인하여 그 다음 날의 낚시부터는 마냥 느긋한 뱃놀이로 변하여 그 해의 낚시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광주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만나고 있는 그 형님은  다른 사람과 만나기만 하면 그 때의 이야기를 자랑하는데 처음에는 농어의 크기만큼만 적당히 팔을 벌려서 크기를 요량합디다. 그런데 그 자랑을 하는 횟수가 많아짐에 따라 팔이 점점 더 벌어지더니 이제는 팔을 양 쪽으로 좍 펴도 모자랄 지경이 되었으니   아마 그 농어가 그 날 거기 운동장에 나오지 않고 집에 있었다면 지금쯤은 그 선배가 표현한 것보다도 훨씬 더 컸을 것 같네요. 군대를 막 제대하던 해의 가을. 복용이 성이 그물을 털러 가잔다. 적당히 어둠어 졌을 때 우리가 도착했던 곳은 00지점에 설치되어 있는 덤장 (혹시 몰라서 지명을 안 밝혔지만 절대로 쇠머리의 것은 아니므로 당시의 쇠머리 덤장주인?은 오해없기 바람). 덤장은 멸치를 잡기 위해 설치해 놓은 그물로 입구는 큰데 안으로 들어 갈수록 점점 직경이 작아지는데. 자. 입구부터 점점 안으로 안으로 털고 들어가니 어느 곳에    아! 그대는 도리방석을 아는가. 꼭 그 도리방석만한 가오리가 한 마리 웅클이고 있지 않은가. 뭐, 더 이상 볼 수도 없었다. 이거 들키면 큰일이다하고 줄행랑을 칠 수 밖에. 우리 집으로 가져와 배를 갈라보니 그 가오리의 애기 주머니 속에는 꼭 내 손바닥만한 새끼가오리가 열 댓마리나 들어 있었으니,  오, 마이 갓! 먼 바다에 살던 가오리님이 새끼를 나으려고 연안으로 들어왔다가 그믈에 걸린 것이었다.   실컷 먹고 선배님들 드리고 나머지는 개를 키운다는 다른 부락에 사는  이름도 기억나지 후배가 가져 갔는데 그 새끼 가오리가 지금도 눈 앞에 아른거림은. 이 세상에 왔다가 새 생명 한 번 꽃 피워보지도 못하고 못된 우리들 때문에 숨져 간 어린 영혼이시어! 너무나도 큰 고기. (이 부분은 쇠머리의 추억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오늘의 주제가 기왕에 바다의 고기이야기로 시작됐으니 싣는다) 1979년 가을. 군을 제대하고 난 후  난 어찌어찌하여 지금의 농업기반공사(?)에 근무하셨던 김기명씨를 따라 거문도에 있는 군부대의 지하수를 개발하고자 거문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내가 그곳에서 박정희 대통령의 시해소식을 들었단 것을 다른 글에서 밝힌 바 있다). 일이야 같이 온 기술자들이 하는 것이고 그 분은 전문가로서 지하수가 나올만한 곳을 지정만 해 주고 업무만 통솔하는 총 감독이고  나는 그 분의 지시에 의해 업무일지 작성 등 서류정리만 하였 으니 낚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거문도와 서도 간에 연도교가 설치되어 걸어서(혹은 차로?) 다닌다는데 당시에는 몇 백m도 되지 않은 양 섬을 왕래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만 했다. 문제의 그 날도 거문도 선착장에서 낚시를 하는데 이윽고 그 분이 뭔가 큰 고기를 챔 질하는 게 아닌가?   마침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이라 배에는 학생들이 많이 타고 있었는데 워낙이나 무겁고 신중하게 릴을 감고 있는 그 분의 모습에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었다.   사실 그 학생들이 긴장하는 것은 어른 팔뚝보다 더 큰 장어를 내가 낚아 올린 것을 바로 어제 아침에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과연 오늘은 얼마나 큰? 무슨 고기를? 나도 낚시를 팽개치고 긴장감과 기대를 가지고 릴 끝만 주시하고 있는데 그 분은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만 지은 채 천천히 릴을 감아올리고만  있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드디어 고기가 올라온다. 물살이 뒤집어 지며 뭔가가 하얗게 반사된다. 눈부시게 빛나는 비늘이여! 용왕님의 축복이여! 이제 막 떠오르는 아침 햇살에 반사되어 하얀 물방울을 튀기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큰  너무나도 큰  그  고기는 기대와 긴장으로 가슴 졸이며 바라보던 어린 학생들의 어이없는 웃음보를 터드리고 말 았으니. 그것은 바로 어떤 의식 없는 행락객(아니면 원주민?)이 버린 커다란 비닐봉지였다. 그 때 그 분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비늘과 하얀 비닐은 무엇이 다른가? ( ㅡ와 ㅣ의 차이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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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오심 2004.10.07 22:01
    지금은 2미터도 넘었을 농어가 군침이 돕니다
    추석때 난 금산를 못 갔는데 혜영이가 갔다와서는
    녹동에서 회 먹었다는 자랑을 얼마나 나 한테 하던지
    우리 남편한테 "순간에 선택을 잘못했어"소리 여러번 했습니다
    나도 녹동 가면 회 많이 먹고 혜영이한테 입에 거품 물어가면서
    자랑하리라 벼르고 있습니다

    선배님!
    남의 덤장 터는 이야기
    꼭 신부님 앞에서 고해성사 보는것 같습니다
    기왕에 고해를 하셨으니 보석으로 좋은 일 있나
    없나 찾으셔서 하셔야 되겠습니다
    [평상시에도 남에게 좋은 일 많이 하시겠지만요]

    너무 깝죽거렸나요? 죄송...
    언니 몸은 많이 좋아 졌는지요?
    그 때 많이 안좋은 것 같아서요
    아무튼 건강 잘 챙겨주세요 환절기입니다
    그리고 석정 컴에오셔서 댓글 달아주신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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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04.10.08 12:52

    내가 했던(할려고 하는 ) 좋은 일

    낚시질 가서 올라온 고기 중 내 손바닥보다 적은 것은 무조건 살려 준다.
    저번에도 나의 손바닥 보다는 훨씬 길지만 아직은 어린 새끼 장어 두마리나 방생했잖어!

    나는 1주일에 1번씩 회를 먹지 않으면
    배속에 있는 회벌레가 난리를 쳐요.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마눌님에게 사정하면 풍암동 어디에선가 한마리 사다가
    직접 떠 주기도 하지요.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오마도 아줌마(나와 동갑)가 운영하는 서대회집에 가서
    동동주에 한접시 낼름하고 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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