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한 지 3년이 흘렀다.
세월의 흐름만큼 무상한 것이 없는 듯하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았던 현정권도 썩은 냄새를 푹푹 풍기면서 차츰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현 MB가 명박산성을 쌓고 앉아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다보니 소통을 즐겼던 노무현대통령이 더 가슴에 사무치나 보다.
그러나 이제 오늘 3년 탈상을 끝으로 노무현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할 때인 것 같다.
하지만 노무현이 실현하고자 했던 꿈과 기득권에 저항하고자 했던 그 정신만큼은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이어받아 이 나라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주춧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여기서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있을 그대에게 질문 하나를 던져 보고자 한다.
'당신은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합니까, 보수라고 생각합니까?'
조금은 생뚱맞고 어리석은 질문인지도 모르겠다.
우선 나 자신부터가 어디에 속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좌파와 우파,개혁과 수구를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부터가 명확하지 않는데다가 사람의 정신구조는 다면적이어서 어떤 면에서는 진보요 어떤 면에서는 보수적인 측면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각 개념들에 대해서 이렇게 살짝 정의를 해놓고 나면 내가 속한 곳이 어디인지 좀 짐작이나마 해 볼 수 있을 것인가.
진보와 보수의 구분은 한 사회구조 전체를 다시 짜는 문제와 연결이 되어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근대적 가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 봉건지주세력을 척결하고 소작농과 머슴들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동의하는 사람이라면 일응 진보라고 할 수 있을 것이요, 인간은 절대 평등할 수 없다는 가치 실현을 위해 구체제 유지에 동의한 사람이라면 보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좌파와 우파의 개념은 프랑스 대혁명을 성공시키고 나서 사회개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는 자코뱅당과 온건적 개혁을 주장하는 지롱드당이 의회 의석의 왼 쪽과 오른 쪽에 앉은데서 유래한다.
그러고 보면 좌파와 우파는 둘다 진보를 추구했던 개혁세력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주의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좌파라고 하고 반공주의를 따랐던 무리들을 우파라고 하는 조금은 어정쩡한 등식이 성립되어 있다.
개혁과 수구는 사회조직 전체를 다시 짜는 문제보다는 그 사회구조 속에서 현제의 상태를 변혁시켜 나가기를 원하는 세력과 현상유지를 원하는 세력의 구분인 만큼 진보와 보수의 논쟁보다는 덜 치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와 좌파와 개혁은 한 묶음으로 가고, 보수와 우파와 수구가 한 묶음으로 묶어져 있어 그 중 어는 단어를 쓴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가치와 성향은 드러나게 되어있다.
어차피 이런 개념들이 혼재되어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성 싶다.
진보와 보수를 x축에 놓고 개혁과 수구를 y축에 놓는다면 4면이 생길 것이고 그에 따라서 수구적 진보나 개혁적 진보 또는 수구적 보수나 개혁적 보수라는 합성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오늘 내가 노무현 3주기를 맞아 이런 시답지않는 얘기를 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정권을 잡았던 그 어떤 정부도 개혁적 진보였던 세력은 없었다는 것이다.
소통과 변혁을 추구했던 김대중 노무현 조차도 이런 도식으로 놓고 보면 개혁적 보수였을지는 모르나 진정한 개혁적 진보는 아니었던 셈이다.
우리가 김대중 노무현을 왜 아끼고 가슴아파 하는가?
친일지주들을 등에 업고 미국의 꼭두각시 정부로 탄생한 이승만 정권이나 오직 반공만을 내세워 개발독재를 자행했던 박정희나 정치깡패 전두환이나 변절자 김영삼이나 건국 이후 50년 이상을 지배해 왔던 수구적 보수세력에 대해서 잠깐 10년동안 정권을 잡아 기득권 세력에 저항을 했던 두 사람이 결국은 좌절하고 말았기에 그 저항정신이 가슴 아픈 것이다.
요즘 통합진보당 사건이 매일 뉴스거리로 등장하면서 수구보수언론이나 기득권세력에겐 더없이 좋은 호재를 제공하고 있고 개혁을 추구했던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주고있다.
아마 이는 현 수구세력들이 자신들이 저지른 부정부패의 썩은 악취를 덮고 올 대선까지 충분히 사골국 우리듯이 우려 먹을 것이다.
수구언론들이 아직도 진보세력 그 중에서도 당권파(소위 NL그룹,자주파,주사파)을 빨갱이로 몰아가는 상황속에서 우리는 이런 이념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본다.
여기서 통진당 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동안 진보세력들이 걸어왔던 발자취를 잠시 더듬어 보기로 하자.
그 이전에도 학생운동이나 진보운동은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광주민주화항쟁이 일어나고 학생데모가 극에 달해 있을 때인 80년대 중반에 학생운동을 이론적으로 체계화 시키기 위해서 붙은 논쟁이 NL과 PD의 대립이었다.
이들의 대립은 사회변혁운동을 하는 방향을 놓고 논쟁을 벌인데서 유래한다.
소위 NL그룹은 우리 현실 사회의 모순이 민족분단및 그 분단을 야기한 미소제국주의에 원인이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 모순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민족자주와 반미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룹이었고,PD계열은 남북분단이 30년 이상이 흐른 상황에서 곧바로 민족통일및 반미를 하는 것은 이상적인 생각일 뿐이므로 그 대신 민중운동으로 파쇼타도및 계급타파로 나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던 그룹이다.
이 당시 나는 우리 사회의 모순의 근본원인은 민족분열과 그 분열을 정략적으로 이용했던 정치세력들 때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NL의 운동방식에 심적 동의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됐든 광주민주화운동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 당시는 NL들이 다수의 호응을 얻었다.
이 NL의 뒤를 이어 받은 것이 민민투,자민투,삼민투 등으로 연결되어서 전통을 유지해 왔다(우리 금산이 낳은 자랑인 강기정이도 전대 삼민투 위원장으로 서울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주도했다가 체포되어 옥살이를 했었다)
그러나 NL이 민족자주를 외치다 보니 북한 김정일이 쓴 논문이 계기가 되어 북한에서 만들어진 주체사상에 너무나 경도되는 강경세력들이 나타나면서 김일성 초상화를 걸어놓고 기도를 하고 하는 우스꽝스런 모습까지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NL을 외면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그 후 구 쏘련이나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NL,들은 더욱 명분을 잃고 지하로 숨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김대중 노무현이 정권을 잡으면서 다시 진보운동이 활기를 띄면서 정치세력화하기 시작한 것이 2000년 민주노동당의 탄생이다.
이는 처음애 PD계열들이 조직한 정당이었다,
그러나 지하에 숨어있던 NL들도 군자산의 약속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계획하면서 하나 둘씩 노동당속으로 흘러 들면서 오히려 NL들이 당권을 장악하는 다수파가 되어 버렸던 것이다.
이들은 투쟁방향이 달랐기 때문에 성질상 한 조직 안에 같이 머물 수 없는 관계인고로 결국 분당이 되어 PD계열들(노회찬,심상정등)은 노동당을 내주고 진보신당을 창당해서 떨여져 나갔다.
그러나 우리는 MB 4년을 지켜보면서 도저히 더이상 그들에게 정권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되고 그 여파로 우선은 기득권의 재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 야권단일화 바람이 불게된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이정희계열)과 진보신당탈당파(심상정,노회찬등)그리고 국민참여당(유시민계열)이 합해져서 통합진보당을 탄생시켰다.
이 때 민주노동당의 당권파들은 같이 합류하게 될 비당권파들을 견제하기 위해 유시민을 끌어들는데 많은 공을 세웠다(재작년부터 유시민과 이정희가 진보의 방향이란 책을 공동집필하고 전국 북콘서트에 나섬)
4.11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이루는데는 실패했지만 전국에서 200만표 이상을 획득하고 지역구에서도 7석을 얻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도 이정희가 관악을에서 사퇴하는 등 당을 운영하는 방식을 놓고 끝없이 갈등을 격다가 드디어 경선비례대표 부정선거를 계기로 갈등이 표면에 불거지고 말았다.
이 갈등을 표면화 시킨데는 유시민의 몫이 컸고 앞으로 통진당의 운명에도 유시민이 어떤 역활을 할 것이가가 아주 중요한 역활을 하게 될 것이다.
즉 당권파는 비당권파를 견제하기 위해 유시민을 끌어들여 놓고는 유시민에 의해서 그 운명이 결정나게 생겼다.
내 개인적인 생각도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아무리 善이고 正이라도 정당의 조직이 비민주적이고 의견수렴의 절차적 정의가 없다면 이들은 깨끗이 사라져야 한다는데 동의하며 김석기나 이재연이가 하루 빨리 사퇴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렇다고 보수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들이 빨갱이는 아니다.
그동안 NL들이 지하에서 활동하면서 일심회 사건이나 민혁당사건으로 간첩조직으로 낙인 찍힌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국가보안법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활동이 비밀 조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었고 현재 사회주의 정권이 모두 몰락하고 북한이 경제적으로 부도가 나는 현실을 보면서 북한 체제를 찬양하고 사회주의 정권을 세우기 위해서 활동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여론을 왜곡해 온 그 지긋지긋한 반공주의의 결과물로 다분히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이는 민혁당 사건을 주도했던 하영옥이란 인물이 엊그제 경향과 나누었던 대화의 한 내용이다)
오히려 이들은 정부의 탄압과 회유속에서 뉴라이트로 전향해서 북한 주민들의 탈주를 돕느라고 열을 올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현재 중국 공안에 잡혀있는 김영환이란 인물이 그렇다)
노무현의 3주기를 기념하다가 느닷없이 너무 장황한 사상논쟁까지 얘기하고 말았다.
나는 여기서 이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이 진보세력도 아니면서 사회문제에 대해서 개혁의 드라이브를 걸려다가 기득권층의 반발에 부딪혀 좌절할 만큼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의 두께는 너무 단단하다는 것이다.
이 기득권층은 대대로 봉건지주세력들이 친일을 하면서 살아남고 그 친일파들이 미군정에 의해 재등장하면서 이승만의 비호와 박정희의 비호를 받으면서 그 뿌리를 견고히 내려온 결과물들이다.
그 사이에 돈을 많이 벌었던 고시에 합격했던 신분상승을 이루어 낸 사람들이 결합하고 있다.
정말 우리사회가 민주적이고 평등한 사회라면 자본가 계급이든 노동자 계급이든 관계없이 내가 있는 자리에서 행복을 꿈꾸고 변화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
1:99의 사회 그 고착화를 위한 세력들에게 정치권력을 다시는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신이 진보든 보수든,수구든 개혁이든,좌파든 우파든....
노무현을 떠나보내면서 마지막 우리는 그 저항정신을 계속 이어나가 더욱 민주화 되고 평등한 사회 건설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번 대선이 기다려 진다. ---- 금중 10회 서용택 씀----
혹시 트위터하는 고향 선후배가 있다면 저 닉네임은 syttop입니다.
인물 검색에 이륾 치면 나올 겁니다,
같이 맞팔하면서 세상 이야기 함꾸네 나누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