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 이웃하고 살았던 남사이 ◈
6년의 세월을 등하교 빗탈길에서 건너다 보았던 "남사이"
그 곳에서 나의 친구들이 태어나
유년시절을 같이 보냈었고,
울아부지가 대동 오마력반 짜리 발동기로
여름 뙈악볕 속에서 남사이 보리타작을 하셨기에
묵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남사이 아낙네들이 바구리 옆구리에 끼고
남사이 앞에서 시작하여
우리 동네 쪽 빗탈길을 씨(음력 보름과 그믐 물때)때면
줄지어 오르던 풍경이 눈 감으니 생각납니다.
한 여름 땡볕을 등에 지고 그 험하디 험한 도팍 길을
오르던 아낙네들이
우리 동네 앞 암내쪽 옹달샘 물로 땀을 식히고
동네 앞 논둑 길을 따라 줄지어 지나가던
풍경이 재미있었답니다.
그럴 때면 우리들은 "남사이 사람 줄줄
*니사람 졸졸"하고 철없이 그들을 놀려 대다가
동네 어른들한테 크게 꾸지람을 듣곤 했었지요.
지난번 가족들과 모교를 잠시 방문하고
귀가 길에 차창 너머로 남사이를 바라볼 수 있었답니다.
"저 마을에 아빠와 함께 학교에 다녔던 몇몇 친구가 있었고,
저기쯤에서 우리 동네로 올라 가는 길이 있어서
가끔은 그 길로 집에 가다가
중간쯤에 있는 계곡물에 멱을 감았고
물놀이를 오래 하다보면 입술은 새파랗게 변하고
팔뚝에 가사리가 오돌토돌이 돋을땐
따뜻하게 데페여진 바구 위에 배 깔고 시간을 보냈단다" 하고
지나간 이야기를 들려주었답니다.
산천이 몇 번이나 바뀔 사십여년이 지나 버린 지금
남사이 아낙네들이 말징게 갯것하러 오르고,
우리가 항상 다니던 학교길을 마다하고 오르던 그 길은
빽빽이 찬 나무들로 길이 어디쯤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드마요.
가을바람이 싫지 않는 오후 잠시동안 유년시절을 생각하다가
두서없는 글을 적어 보았써라.
그 곳에 살고 계신 님들 언제나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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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목 사는 우리는 그런 고생을 모르고....
학교에서 종치면 뛰어가고, 예방주사 맞기 싫으면 집에 도망오고......
그런 풍요(?)로운 초등시절을 보냈구만.
자네가 늘 비탈길 오르 내리며 바라 보았던 그 "남산"이 동네는,
우리 외갓집이 있어 참 포근한 정을 느꼈던 동네였는데......
지금은 외갓집 집터도 없고 나를 무척이나 사랑해 주셨던 외조모님도 계시지 않지.
우리 친구 용표 장가 가는 날 바람이 무지 많이 불었지.
뒷풀이 한다고 그 좁은 방에서 흥겹게 놀던 그 모습이 눈에 선하네.
그 친구에게 가끔 놀러 가면 노지에서 손수 기른 참외도 따 주고 더덕도 캐주고 말이지...
참 좋은 친구였는데 얼굴을 못 본지가 여러해 지났구만.
그때처럼 우리 용표는 지금도 남산이를 잘 지키고 살고 있을거야 아마...
특히 내가 6학년때 짝꿍이었다고 얼마나 나를 챙겨주었엇는데, 그 용표 친구가.....
남산이도 오리둥벙치도 변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이것 또한 우리가 감수해야 할 현실이지 않는가!
추억과 현실속을 오가다 보면,
문득 문득 내 눈가엔 소리없이 촉촉한 물기가 서리기도 하지........
친구야! 날씨가 좋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 건강도 잘 챙기게나,
자네와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서 말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