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한것을 듣고 생각나 몇자 적어봅니다
그분은 53세로 작년 6월쯤 암을 판정받았습니다
큰딸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던터이고 막내아들은
수능을 준비하는 3수 재수생이였다 합니다.
그분은 수원 출신으로 아버님이 목사였고 공기 나쁜 서울에도 살지 않았고
흔히들 하는 술한모금 하지 않았는데 암에 걸린것입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시낭송을 아주 잘하는 문학소녀 같은 분이고
키가 작으면서 그렇게 이쁘지도 않고 교회생활 열심히 하면서
성가대에 봉사도 하시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한분이였습니다.
암 선고를 받고 나서 왜 자기냐고, 왜 이때즘이냐고 원망도
투정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중 투병기간 고통과 고난의 시간들을 통해서
생의 하프타임을 알게 되었다합니다.
결론적으로는 그 권사님은 은혜와 도우심으로 완쾌하셔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큰딸은 임용고시에 함격해서 서울시교사로 , 아들은 한계단 낮추어서
자기가 원하는 전공으로 아주대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그분은 이 하프타임을 통하여 삶에 감사와 겸손을
그리고 후반기 삶의 방향을 알았다했습니다
하프타임은 축구경기에서 전반전과 후반전사이에 약 15분간의
휴식시간입니다. 그 시간동안 지친몸을 추시리고 감독과 코치로부터
후반전 작전을 전달받고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전반전에 지고 있더라도 하프타임을 통해서 후반전을 역전할 수도 있고
전반전에 몸이 풀리지 않아 바둥바둥거리다가도 후반전에 멋진 플레이로
어시스트를 할 수 있고 골을 넣을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하프타임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생의 하프타임을 가져야 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전반전을 힘들게 보냈다면 남은 후반전을 위해서
몸을 추수려야 하고 생각을 정리해야 하고 작전을 세워야 할것 같습니다.
전반전에 성과가 좋지 않았다면 무엇이 문제였나 바둑에서 복귀하듯이
하나 하나 점검하는 하프타임을 가져봅시다.
더 나은 후반전을 위해서!
역전의 멋진 골을 만들기 위해서 !
우리 모두 파이팅!!!!!!
하 프 타 임
김영희 권사
작년 제 나이 쉰 세 살 이었습니다. 산적동생처럼 생긴 의사가 깔끔하게 선고했습니다. “암입니다. 수술 하셔야 되겠는데요.” 병원을 걸어 나오는데 발이 허공을 디디는 듯도 하고 땅이 출렁이는 듯도 했습니다.
꿈을 꾸고 있는 걸까? 저 의사 인상이 별론데 양성종양을 악성종양으로 둔갑시킨 건 아닐까? 다른 병원엘 가볼 껄 너무 급히 수술날짜를 잡았나? 온갖 생각들이 실타래처럼 엉키고 있었지만 정작 머릿속은 선풍기를 틀어놓은 양 휑하니 서늘했습니다.
어떻게 교회까지 왔는지... 목사님 말씀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80이 넘으신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니께 어떻게 알릴 것이며 11월에 수능과 임용고시를 볼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나...
모두 자연 분만했고, 모유도 먹였고, 암 가족력도 전혀 없고, 외식도 거의 안하고, 나쁜 식습관도 없고, 술 담배 근처에도 안 갔고, 과체중도 아니고, 아줌마치곤 운동도 하는 편이고, 공기 나쁜 서울에서 살아본 적도 없고... 뭐가 잘못된 거야.
모르겠습니다. 주님! 왜 하필 금년입니까? 작년이든지 내년이든지 하시지 금년 우리 집 사정 뻔히 아시면서 도대체 지금 어쩌라구요? 주님이 벌리신 일 수습도 주님이 하십시오. 그렇게 볼멘 기도를 했습니다.
금요일 수술을 시작으로 암과의 씨름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술하는 날 목사님이 시편 23편을 주셨습니다. 수술대 위에서도 항암제를 맞으면서 시편 23편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화학요법 받다가 백혈구 수치가 제로가 되어 무균실에 입원하는 사람, 구토가 너무 심해 피를 토하는 사람, 백혈구 수치가 낮아 스케줄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연기되는 사람들을 보았는데 저는 백혈구 수치가 너무 잘 나온다고 칭찬받으며 체중도 줄지 않은 채 한 번도 연기 없이 8차를 받았고 28차 방사선 치료를 혼자 버스타고 다니면서 끝냈습니다.
혼자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주님이 늘 함께 계셨음을 느꼈습니다. 교회에서 절위해 기도해 주신 기도발이 나타남을 보았습니다. 머리카락이, 눈썹이 빠지고 피부색이 누렇게 변해도 인물에 영향을 안 미치니 우울증도 오지 않았습니다. 못생긴 덕까지 보았습니다. 신장과 체중으로 약값을 매기니 병원비도 적게 내었으니 이 또한 감사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강 권사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암에 걸렸어도, 안 걸렸어도 누구든지 다 죽는데 걱정할 것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래도 아직 다들 대학도 못 갔고, 딸들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좀 더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더니 겨우 그 일로 더 살고 싶으냐며 그건 새 엄마가 더 잘 할 테니 걱정할 것 없다고 했습니다. 전화를 끊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지금 네가 하나님 앞에 갈 준비가 되어있는지 살피고 걱정해야지 웬 애들 걱정이냐’하는 책망이었던 것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이 암이 강 권사에게 안가고 제게 온 이유를 알았습니다. 하나님 앞에 갈 준비를 하고 사는 이에게 암이 필요치 않았고 준비 안하고 사는 김 권사 너다 하신 거라는 걸.
암은 제 인생의 하프타임이 되었습니다. 축구는 전반전이 45분인데 저의 전반전은 53년이었습니다. 하프타임은 후반전 경기를 잘 하기 위한 휴식과 작전시간입니다. 전반전에 계속 헛발질만 했어도, 반칙을 해서 옐루우 카드를 받았어도, 열심히 안 뛰고 놀았어도, 팀에 전혀 도움이 안 되었어도, 자살골을 넣었어도 하프타임에 휴식하고 물마시고 감독의 작전에 코치의 지시에 집중해서 마음과 몸을 다잡고 후반전을 멋지게 경기하여 승리하면 역전승을 이루어 내는 거니까요.
53년의 전반전을 돌아보게 하시고 새로운 각오로 후반전에 임하게 하시려 하프타임을 주신 줄 믿습니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시력이 나빠져 안경을 다시 해야 했지만 그 동안 보지 못했던 것까지 볼 수 있는 넓은 시각을 주셨습니다. 청력이 나빠져 사오정 소리를 듣지만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에 귀 기울이게 하셨습니다. 왼팔이 무늬만 팔인 채로 살게 되었지만 더 크고 많은 일을 할 꿈을 꾸게 하셨습니다. 건망증 말기가 되었지만 그 동안 보고 듣고 기억하고 있는 쓸데없는 것들을 비워내게 하셨습니다.
저만의 하프타임이 아니었습니다.
목표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해마다 수능보던 아들에게 포기하게 하시고 새로운 길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아주 좋은 대학 전자공학과에 원서를 쓰고 ‘아주대에서 우리 아들을 데려가다니 아주대 복 받은 학교구나’ 했습니다. 자기의 적성에 딱 맞는 과라고 만족해하며 전자공학의 에이스가 되겠다고 공부에 푹 빠져 살면서 공부가 너무 재밌어 신이 난다고 합니다. 하나님과 더욱 친밀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공부한다고 하니 하나님이 귀하게 크게 쓰실 줄 믿습니다.
살림살이며 간병까지 하느라 책 볼 새가 없었던 딸은 임용고시 50일 전에 자기 방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고시원에서 일 년씩 공부하는데 자긴 5월까지 기간제 교사했고 6월부터 공부하려 했는데 6월 10일 엄마가 수술을 받았으니 시험일자 공고를 보고 기가 막혔나 봅니다.
주님!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도가 절로 나왔습니다. 제 맘엔 금년엔 포기하고 내년에 봐야지 어쩌겠나 싶었는데 제 입에서 고시원으로 가라 집일은 정식이가 하든지 언니가 오던지 어떻게든 꾸려 갈테니... 했더니 부리나케 보따리 싸가지고 학교 앞 고시원으로 갔습니다. 50일 동안 친구 몇 명과 매일 기도회를 하며 공부한다고 하며 엄마 괜찮냐고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하나님은 하프타임을 잘 보낸 딸 지성이를 합격시켜 주셨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소속교사가 되었습니다. 2차 합격 발표를 확인하고 딸과 기쁨을 나누는데 ‘엄마 하나님이 붙여 주신거야’ 우리 고시원에 8명 중에 2명 합격했고 모두 나보다 공부 잘하고 열심히들 했거든 합니다.
아이들에게 하나님을 알려주고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믿음 있고 심성 고운 교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자기반 아이들은 천사라고 합니다. 사람들의 지능지수가 조금만 낮았더라면 이 세상은 천국이 되었을 거라고 하는 말을 듣고 지능지수 높은 것이 축복이 아님을 알았습니다. 이 딸도 주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후반전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
고난은 우회할 수 없는 것, 정면 돌파만이 길임을 이젠 압니다. 목사님께서 욥기 말씀을 주셨을 때 좋으신 하나님의 고난 뒤의 축복을 보게 하시고 감당할 만큼 만이라는 말씀이 힘이 되었습니다.
영희야! 너는 믿음의 사람이야. 하나님이 너에게 큰 믿음을 조셨잖니. 그 하나님만 바라봐. 그리고 전진하자 지금 이 고난이 믿음이 되어 내일의 너를 만들꺼야. 고통의 순간마다 네 곁에서 함께 아파하시며 지키시는 하나님을 기억해라. 연약해 질 때 그렇게 저에게 소리치며 하프타임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 저보다 목소리 예쁘고 낭독 잘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시 좋아하시는 코치이신 목사님이 자주 자주 불러 주셔서 김영희는 평촌교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감독이신 하나님 눈에 확실히 찍혀 후반전 힘차게 뛰고 싶습니다.
간증거리가 많은 주님의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기도를 하곤 했더니 이렇게 큰 간증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10년 후 쯤 ‘후반전’이라는 제목으로 또 간증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겠습니다.
형편없는 전반전으로 마칠 뻔한 인생인데 하프타임을 주셔서 멋진 후반전을 기대하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의 선하심과 한결같은 사랑이 평생 나를 따를 것이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서 영원히 살리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이 못난이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목사님과 전도사님 그리고 성도님 모두를 사랑합니다.
원문을 올렸습니다.
종교적으로 생각이 다를 수 있는분도 있을것입니다 만
"하프타임" 이란 명제로만 이해해주시고 오해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