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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09 08:24

어버이날에 부침

조회 수 866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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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초등학교 4~6학년까지 담임하셨던 선생님의 글입니다.
출근하니 메일이 와 있네요.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몰라 올려봤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군요

어버이 날에 불러보는 우리 어머니  








어버이날에 불러보는 우리 어머니!/申性秀  





▒   어 머 니!  ▒


  
어머니! 요즘 마음이 괴롭습니다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부뚜막에 앉아 대충 점심을 때워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 방망이질 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옆집에서 떡이 들어와도
콩떡 찰떡은 할머니 아버지 우리들 먹이고
쑥떡 한조각만 잡수시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첫 닭이 울때까지 길삼하시고
언제 일어나 방아 찧어
밥지어 놓고 학교가라 깨우시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돈없다, 돈없다 하시면서도
보리쌀 한되 팔아
장독에 감추어 두셨다가 용돈 주시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색다른 음식만 있으면
작은집과 이웃에 나눠주시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가 다 헤져
참빚이 되어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 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몸이 아프셔도
괜찮다. 괜찮다  하시며
잠시 누우셨다가
다시 일하시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오랜만에 객지에서 돌아오면
맨발로 뛰어나와 맞아주신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시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이모들이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줄만....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둘째 며느리 들어와
시집와서 처음으로 이모집에
나들이 가셨다가 돌아 오실줄 모르시던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밤중 자다 깨어
방 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어머니를 본 후론...
아!.....
어머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  
부르기만 하여도 목이 메이고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
어머니!  
            
뼈빠지게 농사 지어
자식들 수만큼 보따리 싸놓고 기다리신
어머니!

귀가 어두워 잘 들리지 않아도
자식들 전화는 금방 알아 듣는
어머니!

생신이나 어버이날에 고향에 못 내려갈때면
당신은 동네 사람들에게
아들이 바빠서 아침 일찍 올라갔다고
변명해 주신 어머니!  

어머니 춘추 구십일세
70대 후반까지 모시삼아
한푼두푼 모아둔
구겨진 돈을 꺼내며
언제 돌아가실 줄 모른다며
손자손녀 결혼할때 주라시던
어머니!

나이 열여덟에 종손 며느리로 시집와
70평생을 하늘로 섬기신 아버지가
저 세상으로 따나신 날
손수 장만한 수의를 장농에서 꺼내 놓으시며
고개를 떨구시던 어머니!

뒷산에 잠들어 계시는    
아버지 묘소를 남의 이목이 두렵다며
가보지도 못하고 쳐다 보시기만 하신  
어머니 !  

굽어 버린 허리는  
속죄라도 하듯이  
땅만을 바라보시며  
오직 한가지
당신의 염원이신  
자식, 손자손녀 잘 되기를 바라시고  
지금도 정한수로 기도하신 어머니!!!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시면서
종가집 제삿날과
자식 손주 생시까지 모두 기억하시고
어김없이 전화하신 어머니!

이 불효자식이
당신의 가슴에  
눈물로 핀  
꽃 송이를 달아 드립니다...  

엄니 !
엄니 !
당곡댁 우리 엄니 !

2005. 05.07
不孝子 성수

                
                        




?
  • ?
    박미선 2005.05.15 02:08
    오월 한달은 아마도 누구나 다른때보다 더
    많이 부모님을 그리워 하죠.

    이글을 보니까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네요.

    우리 엄마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것 같군요.

    저도 어릴때는 생선국 끊이면 엄마가 맨날
    생선머리만 드시길래 생선머리가 제일 맛있
    는줄 알았거든요.

    지금도 한번씩 가면 엄마 손톱이 다 달아져
    없고 우리엄마도 이제는 허리를 제대로 못
    펴시는걸 보면은 마음이 많이 아파요.

    좋은글 잘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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