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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쓰되 좀스럽게 쓰지말고 똑 이렇게쓰럇다.
내 어쩌다 붓끝이 험한 죄로 칠전에 끌려가
볼기를 맞은지도 하도 오래라 삭신이 근질근질
방정맞은 조동아리 손목댕이 오물오물 수물수물
뭐든 자꾸 쓰고 싶어 견딜수가 없으니,에라 모르것다
볼기가 확확 불이 나게 맞을 때는 맞더라도
내 별별 이상한 도둑이야길 하나 쓰것다.

하루는 다섯놈이 모여
십년전 이맘때 우리 서로 피로써 맹세코 도둑질을 개업한뒤
날이날로 느느니 기술이요 쌓으느니 황금이라,황금 십만근을 걸어놓고 그간에 일취월장
묘기(妙技)를  어디 한번 서로 겨룸이 어떠한가
이렇게 뜻을모아 도(盜)짜 한자 크게 써 걸어놓고 도둑시합을 벌이는데
때는 양춘가절(陽春佳節)이라 날씨는 화창, 바람은 건 듯, 구름은 둥실
지마다 골프채 하나씩 비껴들고 곤아잡고
행여 질세라 다투어 내달아 비전(泌傳)의 신기(신枾技)를 자랑해 쌋는다.

첫째 도둑 나온다 재벌이란 놈 나온다 돈으로 옷해 입고 돈으로 모자해 쓰고
돈으로 구두해신고 돈으로 장갑해 끼고,금시계,금단추,금팔찌,금단추,금넥타이 핀
금카후스턴,금박클,금니빨,금손톱,금발톱,금작크,금시계줄,디룩디룩 방댕니,
불룩불룩 방귀를 뽕뽕뀌며 아그작 아그작 나온다

저놈 재조봐라 저재벌놈 재조봐라 장관은 노랗게 굽고 차관은 벌겋게 삶아
초치고 간장치고 계자치고 고추장치고 미원까지 톡톡쳐서 실고추 파 마늘 곁들여
첩삼아 밤낮으로 작신작신 새끼까기 여념없다
수두룩 까낸 딸년들 모조리 깔쥔놈께 시앗으로 밤참에 진상하여
귀뜀에 정보얻고 수의계약 낙찰시켜 헐갑에 땅샀다가 길뚫리면 한 몫잡고
천(千)원공사(工事) 오원에 쓱싹,노동자임금은 언제나 외상외상
둘러치는 재조는 손오공할애비요 구워삶는 재조는 뙤놈술수 빰치것다.
.........................................................................
또 한놈이 나온다
국회의원 나온다
곱사같이 굽은허리, 조조같이 가는 실눈,
가래끓는 목소리로 응승거리며 나온다
털투성이 몽둥이에 혁명공양 희희감고
혁명공약 모자쓰고 혁명공약 배지차고
가래를 퉤퉤,골프채 번쩍,깃발같이 높이들고 대갈일성,쪽 째진 배암샛바닥에구호가
그르르혁명이닷, 구악(舊惡)은 신악(新惡)으로! 개조(改造)닷,부정축제는 축제부정으로!
근대화닷,모든집은 와우식(臥牛式)으로!사회정화(社會淨化)닷,
정인숙(鄭仁淑)을,정인숙(鄭仁淑)을 철두철미하게 본받아랏!
궐기하랏,궐기하랏! 한국은행권아, 막걸리야, 주먹들아,빈대표야,곰보표야,째리표야,
올빼미야,쪽제비야,사꾸라야,유령(幽靈)들아,표도둑질 성전(聖戰)에로 총궐기
손자(孫子)에도 병불(兵不)후사,치자즉 도자(治者卽盜者)요 공약즉공약(公約卽公約0이니
우매(遇昧)국민 그리알고 저리멀찍 비켜서랏,냄새난다 퉤-- 골프좀 쳐야것다.
...........................................................................
셋째놈이 나온다 고급공무원 나온다.
풍신은 고무풍선, 독사같이 모난 눈,푸르족족 엄한 살,
꽉다문 입꼬라지 청백리(淸白吏)분명쿠나
단 것을 갖다주니 쩔래쩔래 고개저어 우린 단것 좋아 않소,아무렴,그렇지,그렇구말구
어허 저놈 뒤좀봐라 낮짝 하나 더 붙었다
이쪽보고 히뜩히뜩 저쪽보고 혜끗혜끗,피두피둥,유들유들
숫기도 좋거니와 이빨꼴이 가관이다.
단것 너무 처먹어서 새까맣게 썩엇구나,썩다못해 문들어져 오리(汚吏)가분명쿠나
간같이 높은책상 마다같이 깊은 의자 우뚝나직 걸터앉아
공(功)은 쥐뿔도 없는 놈이 하늘같이 높이 앉아 한손으로 노땡큐요 다른손은 땡큐땡큐
되는 것도 절대 안돼,안될 것도 문제없어,책상위엔 서류뭉치,책상밑엔 지폐뭉치
높은놈껜 삽살개요 아랜놈껜 사냥개라, 공금은 잘라먹고 뇌물은 청(請)해먹고 내가언제 그랬더냐
흰구름아 물어보자 요정(料亭)마담 위아래로 모두 별탈 없다더냐.
................................................................................
넷째놈이 나온다 장성(長猩)놈이 나온다
키크기 팔대장성,제밑에 졸개행렬 길기가 만리장성
온몸이 털이 숭숭,고리눈,범아가리,벌룸코,탑삭수염,짐승이 분명쿠나
금은 백동 청동 황동,비단공단 울긋불긋,천근만근 훈장으로 온몸을 덮고 감아
시커먼 개다리를 여기차고 저기차고
쫄병들 줄 쌀가마니 모래가득 채워놓고 쌀은 빼다 팔아먹고
쫄병 먹일 소돼지는 털한개씩 나눠주고 살은 혼자 몽창먹고
엄동설한 막사없어 얼어죽는쫄병들을
일만하면 땀이난다 온종일사역시켜
막사지을 재목갖다 제집크게 지어놓고
부속 차량 피복 연탄 부식에 봉급까지,위문품까지 떼어먹고
배고파 탈영한놈 군기잡자 주어패서 영창에 집어넣고
열중쉬엇 열중열중열중쉬엇 열중
빵빵들 데려다가 제마누라 화냥끼 노리개로 묶어두고
저는 따로 첩을 두어 운우서수 공방전에 병법(兵法)이 신출귀몰.
..............................................................................
마지막놈 나온다
장차관이 나온다
허옇게백태끼어 삐적삐적 숱지게미 가득고여 삐져나와 추접무화(無化)
눈꼽낀눈 형형하게 부라리며 왼손은 골프채로 국방을 지휘하고
오른손은 주물럭주물럭 계집젖통 위에다가 증산 수출 건설이라 깔짝깔짝 쓰노라니
호호 아이 간지럽사와요
이런 무식한 년, 국사(國事)가 간지러워?
굶더라도 수출이닷,안팔려도 증상이닷,아사(餓死)한놈 뼉다귀로
현해탄에 다리놓아 가미사마 배알하잣!
째진 북소리 깨진 나팔소리 삐삐빼빼 불어대며 속셈은 먹을 궁리
검정세단 있는데도 벤쯔를 사다놓고 청렴결백 시위코자 코로나만 타는구나
예산에서 몽땅먹고 입찰에서 왕창먹고 행여나 냄새날라 질근질근 껌씹으며
켄트를 피워물고 외래품 철저단속 공문을 휙휙휙휙 내갈겨 쓰고나서 어허거참 달필이다
추문듣고 뒤쫒아온 말잘하는 반벙어리 신문기자 앞에 놓고
일국의 재상더러 부정이 웬말인가 귀거래사(歸去來辭)꿍얼꿍억 자네핸디가 몇이더라.
...........................................................................
오적(五賊)의 이 절륜한 솜씨를 구경하던 귀신들이
깜짝 놀라서 어마 뜨거라 저놈들한테 붙잡히면 뼉다귀도 못추리것다
똥줄빠지게 내빼 버렸으니 요즘엔 제사지내는 사람마저 드물어졌것다.
이라한참 시합이 구시월 똥호박 무르익듯이 몰씬몰씬 무르익어가는대
여봐라 게아무도없느냐
나라망신시키는 오적을 잡아들여라
추상같은 어명이꽝..........
~ ~ ~ ~ ~  ~  ~ ~ ~  ~                         ----오적(五賊)중에서----
                                       
PS:요즘은 이런분 안계시겠죠
   70년초 사상계에 발표직후 반공법위반으로 구속되었던시 람니다
   김지하님께서는 기록의 시인같씀니다 시한편쓰고 구속되고
   시 분량도많코 너무길어 1/3정도밖에 못올렸씀니다요
   그래도 오랜만에 다시보니 그때끄시절의 시대상을 알게해주고
   구수한 사투리에 감칠맛이 있어 올려봅니다.
   쪼금 뭐식이하고 거식이하면 사정없이 삭제를하세요..

 


 
                       

  • ?
    정종균 2007.02.01 11:37
    무식한 민초가 보기엔 너무 어렵고 이해하기가 난해하네.
    잘 살고있지?
    가끔씩 통화는 하면서도 이렇게 또다른 공간에서 만나면 반갑고 보고파지네.
    동토의 땅마냥 얼어붙은 경기 때문에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있고 삶에대한
    열정마저 쉽게 식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네.
    어렵고 힘든 여정 이지만 참고 견디다보면 좋은 시절이 오겠지하는 희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는것같아.....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의 현실 속에서 좌절하지말고 희망의끈을 포기하지않길
    모두에게 빌어보네.
    나에게 하루를 주심을 감사히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울 친구들이 되길 빌면서
    건강하고 행복 충만하길......

  • ?
    김정림 2007.02.13 04:14
    영식아!!~~
    종균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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