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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부부의 날===이라고 한다.
5월에는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에다가
부부의 날까지 공식적으로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다.
기념일이나마 거기에 알맞는, 충실해보자는 의미인 것 같다.
인터넷 쇼핑중,,,마음에 와닿아 이글을 올립니다.
우리 세대에도 이러한 부부들은 많치 않치만
부모님 세대를 생각하면 대부분 이러지 않았나 싶어
공감이 가는 내용이더군요...

나를 반성해보고,,,아내를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음 합니다.  


"남편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서로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있는 우리 부부  == 오마이뉴스  정현순(jhs3376) 기자 ==    
  
아침 TV프로에서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연예인 부부가 나왔다.
난 그들이 나와서 하는 얘기에 하던 일을 팽개치고 거실에 주저앉았다.
그들이 사는 모습은 나와는 너무나 달랐다. 부럽기도 하고 억울하단 생각도 들었다.
물론 전국 시청자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라 실지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하나 같이 즐겁고 재미있고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세상의 행복은 모두 가진 듯한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금까지의 내 생활을 점검해 보았다.

점검할수록 잘못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쩜 그렇게 재미 없고 어쩔 수 없이 산다는 생각으로 살아 왔을까?
그렇게 산 것이 내 인생에 막대한 손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 살 거면 몰라도 어차피 한평생 같이 살아야 할 거라면 지금처럼 살지 말자고 마음을 고쳐 먹기로 했다.
'그런데, 그렇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한 후에 남편을 탓하기 이전에 나 자신도 반성할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노년에 들어선 우리 부부. 정말 어느 날 덩그런히 둘만 남게 되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30년을 살면서도 사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둘만의 시간을 가져 본 적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
그런 두 부부는 둘이 있을 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좋을지 도통 답이 나오질 않는다.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한 남편이 돌아 와도 특별히 주고받을 얘기가 없었다.
기껏 하는 말은 "저녁은 언제 먹을 건가?" "내일은 몇 시에 나갈 건지?"였다.
그러다 TV뉴스를 같이 보다가 너무나 끔직한 사건이나 대형 사고 소식이 나오면 몇 마디 더하는 것이 고작이다.

무슨 일이든지 하루 아침에 잘되는 것은 없다.
부부가 둘이 잘 지낸다는 것 역시 어느 날 갑자기 잘 되지는 않을 것이다.
부부 싸움을 안한다고 해서 잘 지내는 것 또한 아니다.
말을 안 하고 무관심하면 싸울 일이 생기지 않으니까.

자식들이 모두 제 갈 길로 가고 나면 그 빈자리를 어떻게 재미있고 즐겁게,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을 것인지 아직까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남편과 부딪치는 것이 귀찮아서 그런 시도조차 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게 살지 않을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직접 행동으로 옮기고 싶었다.

둘이 여행을 떠나고 싶었지만 사정상 당장은 어려웠다. 그렇다면 우선하기 쉬운 것부터 해 보기로 했다.
저녁 때 TV를 같이 보면서 그에 맞는 화제를 이끌어 냈다.
사소한 얘기이지만 나름대로 흥미롭게 전개됐다. 남편도 좋아하는 눈치였다.

그런 작은 얘기들을 하면서 난 속으로 꽤 유쾌했다. '그래, 바로 이런 기분이구나'하면서 말이다.
그 다음엔 집 근처 가까운 곳에 가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외식이 뭐 그리 어렵냐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다.

젊은 부부도 아닌 우리 둘이 외식을 한다는 것이 왜 그리도 어색하던지.
밖에 나가서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배달 시켜서 대충 먹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나 보다.
어렵사리 먹을 것을 결정하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할 말이 없기는 식당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음식이 나오자 겨우 몇 마디하곤 다시 먹는 데 열중했다.
내가 생각해도 참 우스웠다. 30년을 살아온 부부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다니.
마치 맞선 보러온 남녀처럼 어색했다.
이럴 때 공통된 취미 생활이나 같이 즐기는 문화 생활이 있으면 참으로 좋았을 거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부부 생활이란 것이 언제나 호락호락한 것은 아닌 듯하다.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을 꾸리고 마지막을 맞이하는 그날까지 한치의 방심은 금물이다.
그야말로 마지막 그날까지 서로에게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또한 부부 사이일 것이다.
그것이 자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산교육이고 행복을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란 것도 알았다.

며칠 전 남편이 들어오더니 오늘은 얼큰한 매운탕이나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날은 매운탕에 주거니 받거니 소주도 마시면서 다른 때와는 달리 제법 얘기를 나누었다.
친한 사람도 자주 만나야 할말이 많아지는 것처럼 우리 부부도 조금씩 발전 하고있는 것이다.
그날은 적당한 때를 만들어서 금강산 여행을 가자는 계획도 세웠다.

남은 날에 비하면 오늘은 짧은 시간일 것이다.
그 짧은 시간들을 소중하게 가꾸면서 남편과 친한 친구처럼 가장 믿을 수 있는 동지처럼,
또 서로에게 '참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은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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