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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20:04

-+가장 맛있는 음식+-

조회 수 1411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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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맛있는 음식+-

한 중년 여인이 있었다.
직장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남편은 앞날을 보장 받은지 이미 오래였고.
세 딸은 아픈데 없이 쑥쑥 자라주었다.
특히 미식가인 그녀는 주말마다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 외출을 했는데.
그녀에게는 무엇보다 큰 즐거움이었다
그렇지만 그녀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아들을 낳지 못해 겪는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언제나 어두운 그림자처럼 존재했다.
알고보면 잦은 외출도 시선이 마주칠 때면
늘 먼저 싸늘하게 외면하는 시어머니와 부딪치지 않기 위한 일종의 도피 수단이었다  
하루는 그녀에게 이런 편지가 날아왔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요리잡지의 창간호를 준비하고 있는 잡지사입니다.
미식가인 귀하께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하나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잡지사 주소는OO입니다...

그녀는 그동안 즐겨 찾았던 음식점들을 다시 차례차례 들르기로했다..
제일 먼저 간 곳은 남편과 데이트하며 자주 찿던 비빔밥 집인데.
분위기가 그때와 조금도 바뀌지 않아서 연애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당시 즐겨 먹던 비빔밥은 세월이 바뀌어도 예전의 그 맛 그대로였다.
다음에 들른 곳은 막내딸 출산을 앞두고 남편이 밤마다
그릇을 든 채 시부모 몰래 왕래하던 냉면집이었다.
쓰러질 듯하던 전통 한옥에서 콘크리트 건물로 바뀐 탓인지 가족과 함께 들렀던 예전의 그맛은 아니었다,
주인과 주방장 그리고 재료들도 모두 그대로라고 하는데 참 이상한 일이었다..
그 다음에 들른 곳은 고급 음식점이었다.
음식 맛도 훌륭했지만 서비스가 정중했고 또 분위기까지 그윽해서
값비싼 음식값이 결코 아깝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음식 자체 못지 않게 다른 조건들이
그 음식값을 좌우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또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 뒤에도 그녀는 시 아버지께서 추천한 곳에 가서 시아버지 입맛에 맞는 음식도 즐겼다.
나이 차이는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골라 먹을 줄 아는 취향은 두 사람 다 타고난 것 같았다.
그녀가 여러 군데를 돌며 다시 한번 맛본 음식들은 모두 맛있었다.
예전에는 가끔 들러 몰랐지만 시간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맛을 음미하다보니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음식의 양과 질이었다.
그렇지만 음식의 질로 승부하는 곳은 값이 비쌌고 조리 시간이 길었다.
음식 순례를 끝낸 그녀는 그동안 메모한 것들을 살펴보며 가장 맛있는 음식 선정에 들어갔다.
객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한 음식들 가운데 딱 하나를 선택하려고 하자 마음이 흔들렸다.
모두 맛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맛있는 음식을 뽑으려고 하자 얼른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한동안 고민 속에서 헤매던 그녀는 침샘에서 침이 솟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보리개떡이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자 어렵게 살던 그  시절에
콧물을 흘리며 보리개떡을 맛있게 먹던 모습이 아련히 떠 올랐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 거렸다

"아. 이제야 가장 맛있는 음식을 찾아냈어"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적어 잡지사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가장 맛있는 음식은 배고플 때 먹는 음식입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어느 무료 급식소를 찾아갔다.
배고픈 사람들에게 가장 맛있는 음식을 베풀기 위해서였다.
준비한 음식은 밥과 된장국 그리고 깍두기 몇 조각이 전부였다.
그녀가 줄을 선 사람들에게 차례 차례 된장국을 퍼주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가 뒤에서 다가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돌아보니 어디서나 눈이 마주치면 항상 먼저 싸늘하게 외면하던 시어머니였다..
시어머니가 위생복을 입고 있는 것으로 볼때 자원 봉사자로 나와 있는 게 분명했다.
시어머니의 따뜻한 미소에 그녀는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줄을 선 사람들에게 된장국을 퍼주었다
그렇지만 시어머니가 등을 다독거려주자 참고 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눈물을 닦아주며 속삭였다..
"오래 전부터 에미와 함께 다니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앞으로는 나와 함께 계속 여기에 나오자"
'
'
영원한 사랑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사랑입니다.
영원한 사랑은 결코 어느 특정 관계의 사랑이 아닙니다.
지금도 사랑하고 있지 않으면 절대로 영원히 사랑할 수 없습니다.
영원한 사랑이 되려면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침을 여는 행복 편지의 글 중에서+-


-+흐르는 곡/관계/허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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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 2005.01.06 17:00
    빙~고!~

    자신만의 생각속에서
    혹여 상대방을 배제하고 혼자느끼고 판단하고
    그리고 맘 상해한적은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네.상대방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또 쌓아놓고 참기만하는 미덕보다
    표현하고 줄수있을때가 아름답다는생각도...

    담주엔 얼굴도 볼수있겠구먼.
    그때까지 잊아불지말고 글도 자주 올리고....
    에...또...
    친구들이여~~눈팅만하지말고 꼬랑지 달아주고 가드라고~~잉
  • ?
    윤성 2005.01.06 21:11
    후배
    잘 읽었네
    아름다운 글귀를 읽고 마음이 흐믓했다네.
  • ?
    ㅎㅎㅎㅎ 2005.01.07 08:26


    선배님!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어요
    음악도 너무 좋아요..
    수고 하셨어요..

  • ?
    충규 2005.01.12 22:36
    음반 저작권법 시행으로...
    그 동안 게시물에 쭈욱 올려 드렸던 음악은 16일부터 나오지 않게 되었네요..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아쉬움을 전하면서 .....
    이곳 카페를 사랑해주신 모든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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