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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2.23 07:41

軍人, 841의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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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軍人, 841의 휴가! http://www.azaphoto.net




어디론가 실려가는 군대 트럭에 앉아 지나쳐 가는 길을 쳐다봅니다.

우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가고 있는 걸 까요?

웬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에,

제발 이것이 꿈이기만을 간절히 바라면서

이내 청춘을 트럭에 실어 저 멀리 사라져가는 길만

하염없이 쳐다 봅니다


행복 끝 불행시작.
머리하나로 지구를 떠받치는 이 순간.
군대란게 왜 있어야 하고,
왜 나는 남자로 태어났을까 하는… 부질없는 한숨 속에
그저 몸 건강히 제대하라던 어머님 얼굴만 계속 떠오릅니다.

하루종일 고참들의 장난감이 되어 이리 저리 끌려 다니고 있습니다.

정말 이럴 줄 알았더라면 일찍 입대할걸 그랬습니다.
이 자식들, 제대하고 어디 사회에서 만나기만 해봐라.
소리없이 이를 갈며, 오늘도 나는 장난감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습다




인간 리모콘이라고 들어보셨나요

TV는 볼 수 없고 병장이 지시하는데로 번개같이 채널만 바꿔야 했던 인간 리모콘.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데

왜 이리도 시간은 더디기만 한 것 일까요?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것만 같습니다.

야간초소근무.
적군보다 더 무서운 건 뒤에서 나를 감시하는 고참입니다.
피곤하고 졸려서 쓰러질 것만 같고,
총을 든 팔이 시리고 저려서 미쳐 버릴 것만 같지만
적군이 아니라 고참이 무서워서 정신력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습니다

자대배치 받고 이제 겨우 하루가 지났습니다.
정말 시간이 흐르고 있기는 한건가요
고향에 두고 온 친구들이 내 생각은 하고 있을까요?
외로움을 느낄 시간조차 허락되지않는 졸병이라
시간이 아예 멈춰버린 느낌입니다.

아아~!
드디어 누군가 저에게 면회를 왔습니다.
그녀일까요? 아니면 고향에 계신 어머니일까요?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비오는 날 먹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는 태양처럼…
항상 우리를 비추고 있지만 우리가 그 존재를 잠시 잊어버리고 있을 뿐 었습니다.

면회실로 달려가는 지금 가슴이 터질 것만 같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행복인가 봅니다.


사회에선 양말 한 번 빨아본 적이 없었는데…

고참들 빨래까지도 모두

빨아야 했던…

진흙물로 얼룩진 전투복에 비누칠을 하다가,

문득 어머니 생각이 떠올라 핑 도는 눈물을 참아야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사회에선 음식투정만 할 줄 알았었는데…

추운 겨울, 꽁꽁 언 손을 비벼가며 설거지를 했었던…

세정제 하나 없이 오직 수세미 하나로

식기를 깨끗이 닦아야만 했었던 그때 그 시절이…



누가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은 거지같은 옷들이

다 마를 때 까지 지키고 있어야 했던…

뜨거운 태양 볕에 땀을 쏟아내며,

빨래보다 내 몸이 먼저 타버릴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해가 지던 연병장에 앉아
구두약을 찍어 전투화가 유리가 되도록 번쩍번쩍
광을 내야 했었던…
힘겹게 힙겹게 닦아 놓으면, 고참이 와서 발로 짖이겨 버렸었던…
손톱 밑에 낀 시커먼 때가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때 그 시절이…

야간근무 갔다 와서 모두가 잠들어있는 한밤중.
고물다리미를 힘껏 눌러가며 전투복을 칼같이 다려야만 했었던…
뒤에서 지켜보는 고참의 매서운 눈초리가
다리미보다도 더 뜨겁게 느껴지던
그 끔찍했던 시절이…


새벽녘에 눈을 좀 붙여보려고 모포속에 기어들어가

벌벌 떨다가 겨우 겨우 잠이 들면

어김없이 야속한 기상나팔이 흘러나오며

또다시 지옥 같은 하루가 시작되던…

정말 죽고만 싶은 생각에 이불 속에서 울먹이던 그때 그 시절이…



그렇게 군대라는 삶에 힘겨워 하다

어머니께서 보내신 편지 한 통에 그만 감정이 복받쳐 올라

이를 악물고 참았던 눈물을

종내엔 바보같이 흘리고야 말았던 그때 그 시절을…

혹시 아주 영영 잊지는 않으셨나요?

지금도 눈만 감으면 아련하게 펼쳐지는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을


고된 훈련 뒤 땅바닥에 앉아서 먹는

짬밥 맛이 그야말로 꿀맛입니다.

이 순간을 위해서 그토록 땀을 흘렸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

건기 없는 된장국, 푸석푸석한 짬밥에 깍두기 두어개가

이록 꿀 맛 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내차례가 언제나 올런지 조바심이 나서 미칠 것 같습니다.

혹반찬이 다 떨어지지는 않을는지, 혹 국이 모자라지는 않을는지...

가슴이 두근거려 더 이상 보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랍니다.

식사시간 기다리는게 이토록 지루할 줄을 누가 알았겠습니까.



식사를 하는데 짬밥이 줄어 드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돌아서면 배가 고픈 군바리인지라

밥알하나, 깍두기 한 개라도 더 먹어 보려고 안간힘을 써봅니다.

쌀 한톨이 이렇게 소중한 것을 예전엔 왜 몰랐을까요?



먹을 것 걱정이 없는 식당의

짬돌이 녀석이 제일 부럽습니다.

아랫배가 나와도 좋습니다.

배탈이 나도 좋습니다.

비참하게 보여도 좋습니다.

정말 배가 터질 때 까지 실컷 먹어봤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아아~! 이 얼큰한 국물 맛!

야간근무 중에 먹는 컵라면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유혹입니다.

당장 내일 전쟁이 터진다고 해도 이 순간만큼은 정말 행복하답니다.

라면하나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진작에 알았더라면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에 투정을 할 상상조차 못했을 텐데 말이죠.




벌컥~ 벌컥

야외훈련 중에 마시는 물 한모금은 군인의 생명수입니다.

수통을 탈탈 털어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기지 않고 마셔댑니다.

단언컨대 수통에서 '수'자는 물수(水)가 아니라

목숨 수(壽)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초코파이와 비교할 수는 없습니다.

여러 층으로 쌓은 초코파이에 초를 세워 불을 밝히고 벌이는 생일파티!

군대란 곳은 잊고 사는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일깨워 주는 곳일까요?

초코파이 하나 때문에 이렇게 황홀한 행복감을 느낄 줄은

예전 정말, 정말 몰랐답니다.



드디어 내일이 입대하고

첫 휴가랍니다.

가슴이 벅차올라 터질것만 같습니다.

이날을 그 얼마나 기다려왔던가요.

입고 나갈 군복을 다리는 이 시간이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칼같이 다린 이 전투복으로

그녀의 굳어진 마음을 싹뚝 베어 버릴 겁니다.



깍새에게 잘 부탁한다고 담배 한갑을 쥐어주긴 했지만

불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그녀와의 멋진 만남은 전적으로 깍새에게 달려있습니다.

엄청난 임무를 띤 깍새의 손이 살포시 떨립니다.



군대냄새를 말끔히 씻어버려야 합니다.

한겨울 찬물이라도 개의치 않습니다.

검게 탄 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씻고, 씻고 또 씻고…

지긋지긋한 군대와 징그러운 고참들을 벗어나

잠시 동안 모두 안녕입니다.



짖궂은 고참들이 왜 한군데만 집중적으로 깨끗이 씻냐고 놀려댑니다.

오늘만큼은 고참들의 갈굼도 견딜 수 있습니다.

야간근무도 힘들지 않습니다.

추위도 이겨 낼 수 있습니다.

내일은 입대하고 처음으로 자유를 얻게되는 휴가랍니다.



오늘밤은 잠이 오질 않습니다.

잠들지도 않았는데, 꿈을 꾸는 기분입니다.

너무 너무 행복해서 주체할 수가 없습니다.

어서 어서 이 밤이 흘러 가기만을 기다릴 뿐입니다.



휴가가 번개같이 흘러가고 군대로 복귀하는 이 순간

다시 들어가기가 죽기보다 더 싫어 몸서리가 처집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잠 한 시간 덜 자고

그녀 얼굴 한번더 보고 오는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잠 한 시간 덜 자고

맛난 것 많이 좀 먹는 건데…

아~! 이것이 악몽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탈영하는 녀석들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긴 한숨과 같이 새어나오는 이 담배연기처럼

나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 아침.
정말 하루 종일 늘어지게 잠만 잤으면 좋겠는데…

간부는 여지없이 축구집합을 시킨다.

월드컵대표선수도 경기를 하고 나면

체력회복을 위해 며칠을 쉬어야 한다는데…

군인은 터미네이터라도 된단 말인가.

왜 허구, 헌날 축구 아니면 족구냔 말이다.



이등병이 일병이 몰고 오는 공을 막아내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
일병이 상병에게 패스하지 않으면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병장의 핸들링을 보고 상병이 반칙이라고

항의다가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

세상에 이런 규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런 건 FIFA측에 알려야하는데...





아아! 결국 운명의 시간은 오고야 말았다.

부상자가 속출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는데도 점수가 나지않아

결국은 페널티킥으로 승부가 가려진단 말인가.

그냥 무승부로 끝내면 안 될까?

왜 한팀은 이겨야만 하고, 한 팀은 져야만 하는 걸까?





이번패널티킥을 넣기만 하면 난 영웅이 된다.

만약 실패하면? 생각도 하기 싫은 일이 벌어지겠지.

아아~!

지금마시는 이 물 한컵이 왜 죽기전에

마지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이번 패널티 킥만 막으면 난 영웅이 된다.

만약 실패하면? 우우… 상상조차 하기 싫다.

입대전 그녀에게 처음 프로 포즈 할 때도

이렇게 떨리지는 않았었는데…

아아~!
왜 등 뒤에 저승사자가 서있는 느낌이 드는 걸까?


졌다!

내무반으로 돌아가는 이 순간.

도살장으로 들어가는 소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내무반에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지.

그러게 왜 축구집합을 하느냔 말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기에

마음속으로 절규하듯 목놓아 부르짖는다.

'음~~~~메~~~~!!'



저 그림자도 나 만큼이나 힘들까요?

요즘 따라 군생활이 너무 너무 힘듭니다.

그녀는 요즘 왜 아무런 연락이 없는 걸까요?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오늘은 웬지 그녀에게 편지가 와 있을 것만도 같은데



그녀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이별 통지서였습니다.

이제 1년만 더 기다리면 제대인데 어떻게 이럴수가…

그녀만이 이 힘든 군대생활을 견딜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는데 어떻게...어떻게 이럴수가…

당장 그녀에게 뛰어가고 싶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애꿎은 담배만 물고 멍하니 서 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총기를 깨끗이 닦고 나사를 조이고 기름을 칩니다.

고참이 그러는데 총은 애인처럼 다뤄야 한다고 합니다.

하긴… 내가 그녀에게 많이 모자란 남자였나 봅니다.

조금만 더 잘해주고, 조금만 더 신경 써 줬어야 하는 건데…

우리의 사랑도 깨끗이 닦아내고, 튼튼하게 나사를 조이고,

기름을 듬뿍듬뿍 쳤었다면

이별따윈 없었을 텐데 말이죠…



태권도를 시작하기도 전에 허구 헌날 다리는 왜 찢는 걸까요?

다리만 찢으면 태권도는 저절로 알게 된단 말인가요?

사랑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녀는 왜 내 가슴을 찢어놓는 걸까요?

아픔을 겪어봐야지만 사랑의 정체를 알 수 있단 말인가요?

하지만 그녀는 모를 겁니다.

시퍼런 멍이 들 때 까지 찢어야 하는 내 다리보다도

찢어진 내 가슴에 더 많은 피멍이 들어있다는 것을




아아~! 외롭다.

미치도록 외롭다.

그녀를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에 사무치도록 외롭다.

사랑이 이렇게 힘든 것일 줄이야.

그녀가 다시 돌아만 와준다면… 돌아만 와준다면




오래 살기 위해선 이놈의 담배를 끊어야만 하는데…

그녀처럼 큰 맘먹고 모질게 끊어야만 하는데…

다시는 돌아보지도 말고,

미련도 가지지 않도록 완전히 끊어 버려야만 하는데…

이것마저 끊었다가는 단 하루도 버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오늘도 하루종일 담배연기 핑계를 대고 눈물만 흘려 보냅니다.



크흐흑… 시펄.

쪽팔리게 시리 왜 자꾸 눈물이 나고 난리야.



그녀와 헤어지는 일 따윈 없었을 텐데…

제대 후에 그녀를 만났었다면 말이죠…

그녀와 헤어지지 일 따윈 없었을 텐데…

타들어가는 이 담배만큼 군생활이 빨리지나 갔다면 말이죠.

아무런 소용이 없을텐데…

이렇게 목놓아 운다고 해서 그녀가 돌아올 것도 아닌데 말이죠…



울다 지쳐 결국 잠이 들었습니다.

꿈에서 그녀를 보았습니다.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있는 그녀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젠 저도 그만 그녀를 놓아주렵니다.

그녀가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야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일테니까요.

이제야 사랑이 뭔지 알 것 같습니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영원히…!



군인의 한이 서려있는 연병장!

지난 3년간 그 얼마나 뒹굴고, 뛰어 다니고 땀 흘렸던가

무수한 저 발자국들을 새기기 위해

그 얼마나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 냈던가

황량한 연병장이 3년간의 군대여정을 대변하는 듯 하여

볼 때마다 괜시리 가슴 한복판이 시려온다.



그러던 내게도 제대하는 날은 오고야 말았다.

앞으로 한달 뒤면 난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

두려움 반, 셀레임 반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런 기분을 그 누가 알겠는가.



내무반에 누워 담배도 피고,

TV와 가장 가까운 자리를 차지하고선 전국노래자랑을 보고 있다.

남자가 人生을 살면서 군대 병장시절만큼

대접을 많이 받을 때가 없다고들 하지.

하지만 편안함만이 다는 아닌가 보다.

그토록 원하던 말년병장이 되었는데도

가슴한복판이 뚫린 듯 뭔가가 허전하다.

이 허전함의 정체는 뭘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따끈한 신병이 새로 들어왔다.

으이구, 내가 너라면 자살한다 자살해…

난 군생활을 어떻게 견디어 냈을까 !

오늘은 귀여운 신병녀석이나 데리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야겠다



"얌마! 신병. 너 여자친구 있어?" "예, 있습니다"

"사랑하냐?" "예, 그렇습니다"

"그래? 사랑이 뭔데?" "……………………"

"그래 바로 그거야. 쉽게 정의 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

" ……………………………."


"후훗. 너도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면 사랑이 뭔지 조금은 알게 될꺼야"

정, 사랑이란게 대체 뭘까?



군대가 내게 가져다 준 것은 '그녀와의 이별'뿐이라고 한탄했었다.

하지만 그동안 깨닫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그녀를 떠나보낸 대신 평생 잊을 수 없는 전우들이 생겼다는 것을..

3년간 미우나 고우나 동고동락한 나의 전우들.

세상은 역시 공평한가 보다.
<
그릇에 물을 담기 위해선 먼저 그릇을 비워야 한다는 말이

오늘은 제법 와 닿는다



내일이면 제대랍니다.

지긋지긋한 이 국방색 모포도,

지긋지긋한 이 군대냄새도,

지긋지긋한 이 내무반풍경도,

이젠 모두 영원히 안녕입니다.

참 우습지 않나요?

막상 떠나려니깐 - 아쉬움, 섭섭함,

그리워 질것 같은 느낌이 드려고 하네요.

이런 기분 일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는데 말이죠.



아직도 실감이 나지가 않습니다.

내일도 똑같은 하루가 반복될 것만 같은데…

정말로 제대하긴 하는 걸까요?


햐얗게 지새웠던 입영전날 밤처럼

제대 전날밤도 역시 잠이 오지를 않습니다.




드디어 제대하는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모자에는 전역을 상징하는 개구리마크를 박았습니다.

제 자신 스스로가 너무도 대견스럽습니다.

3년간의 댓가로 훈장을 탄 느낌입니다.



크흐흑… 크흑…


극과 극은 서로 맞닿는다고 했던가요?

이렇게 기쁜날에 왜 눈물이 나는 걸까요?

연병장이 그만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잘 있어라… 정든 군대여…

잘 가거라… 사랑하는 나의 동기들아…



지금 당신 앞에는 어떤 길이 놓여있나요?

그 길을 통과할 준비는 되어 있나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많이 두렵나요?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고 있지는 않아요?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길을 당당하게 맞이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구요?

이것이 바로 우리에게 놓여진 '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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