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조회 수 19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집은 없고 아파트만 있는 게 세태다. 투기의 대상이면 주거(住居)도 화투짝과 다를 게 없다. 극청의 이야기 듣고 아파트들과 화투패가 얼마나 코웃음칠지 사뭇 궁금하다.  

[김열규교수 웃음의 인생학⑩]"당장 나가!"

어떤 사내의 아내가 집을 팔아서 상당한 이익을 얻었다. 한데 남편이 뒤늦게 이를 알고는 아내에게 소리쳤다.
“이것아! 살던 집을 이문을 남기곤 남에게 팔다니! 당장 집을 나가라!”
요즘의 세태며 민심이라면 이건 말도 안 된다.
아내는 웃음을 참다못해 배를 안고 뒹굴 것이다.
아예, 헛소리거나 미친 소리다. 남들의 비웃음 사기 딱 알맞다. 헛배가 부르다 못해, 입으로 내갈긴 방귀 소리쯤으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이다. 고려 시대에 있었던 사실이다.
“그렇다면 고려 시대가 미쳤구나!”
요즘이라면 적잖은 사람이 이렇게 코웃음을 칠 테지만, 이건 실화다.
주인공 이름은 노극청이라고 했다. 고려의 명유(名儒), 이 규보 선생이 그의 문집에 실어서 후세에 전한 실전(實傳), 곧 실존한 인물의 전기(傳記)의 일부다.

극청이 출타 중에 아내가 집을 팔았다. 몇 해 전에, 백은(白銀), 아홉 근을 주고 산 것을 열두 근을 받곤 팔았다. 관리이던 극청의 살림 형편이 어려워서 집이나마 팔아서 밥줄을 이어가자고 든 것이다.
한데 남편은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괴로워했다.
집을 산 사람을 찾아갔다. 백은 세 근을 내 놓으면 말했다.
“당신께서 사신 집은 제가 기거한 지가 오랩니다. 낡은 것을 손질, 단 한 번 한 적이 없습니다. 살 때 값보다 더 받을 명분이 없습니다.”
한데 상대도 상당한 인물이었다. 못 받겠다고 버티다가, 그럼, 백은 세 근을 절에 시주나 하자고 나섰다.
두 사람이 엎드려 세 근의 백은(白銀)을 바쳤을 때, 그들 등에 불은(佛恩)이 눈비시게 빛나고 있었다고 한다.

집은 없고 아파트만 있는 게 세태다. 투기의 대상이면 주거(住居)도 화투짝과 다를 게 없다. 극청의 이야기 듣고 아파트들과 화투패가 얼마나 코웃음칠지 사뭇 궁금하다.



***** 거금도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 + 카테고리변경되었습니다 (2004-06-08 14:22)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금산에서 바둑대회를(1) 38 김철용 2015.01.07 16669
공지 신거금팔경(新居金八景) 13 달인 2012.01.11 42231
공지 거금대교 개통 이후 거금도 버스 노선표 및 운임 3 file 운영자 2011.12.17 59177
공지 매생이 문의 하시는 분들께 2 file 운영자 2004.02.07 85173
893 어느 모녀의 아름다운 사랑 3 논시밭 2002.10.17 2134
892 [품]종이 한장 차이라고... 거금도 2002.10.25 1990
891 아버지는 누구인가? 2 논시밭 2002.11.04 2275
890 노인과 여인 1 논시밭 2002.11.04 1990
» 투기의 대상이면 주거(住居)도 화투짝과 다를 게 없다. 김성원 2002.11.13 1979
888 민족의 명시 31 - 백석의 < 북방에서 > 김성원 2002.11.13 2625
887 인생에 필요한 12명의 친구 거금도 2002.11.29 1596
886 사랑 해보지않은 사람은 모릅니다.[이준호시집 中] 1 거금도 2002.12.04 1973
885 오늘을 사는 나에게 거금도 2002.12.07 1620
884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고양이 편) 2 거금도 2002.12.09 1659
883 어느 부부의 외식 1 거금도 2002.12.14 2127
882 軍人, 841의 휴가! 거금도 2003.02.23 1761
881 여로 똘똘이 2003.03.05 1725
880 성철스님의 주례사 거금도 2003.03.14 1757
879 불경과 성경 김보성 2003.04.11 1683
878 구멍난 양말 거금도 2003.04.23 1814
877 사춘기 시절의 어떤 에피소드(이신발이 뉘 신발인고) stars on 45 2003.04.30 1918
876 부모의 마음 stars on 45 2003.05.02 1611
875 성공을 위한 알파벳 stars on 45 2003.05.02 1619
874 쉬어 가세요!! 샛감도리 2003.05.02 1607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68 Next
/ 68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