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 쪼매난 가게를 하나 냈고
이리저리 갈데가 많다보니 50이 다되가는 나이에 면허를 땄고
카센터하는 매형 친구가 운전 익숙해질때까지 끌고 다니라고
중고차(구식 대우 르망) 한대를 줬다.
내가 포항 가게에 놀러간 것은 운전한지 며칠되지 않을때였고
같이 누나집에 갈려고 르망에 탔는데...
누나 : 이제 나 운전 잘한다. 함봐봐. 근데 이 차 고장났다. 시동만 켜면
이상한게 올라온다. 봐!
나 : 그거 안테나야. 라디오 켜져 있으면 시동켤때 저절로 올라와--;
집에 가는데 깜빡이를 한번도 켜지 않는다...
나 : 회전할때 왜 깜빡이 안 켜?
누나 : 응? 불 자꾸 켜면 전기세 많이 나오자나!!!
처음 며칠동안은 집에만 있다 시내로 나가니 혹시 길 잃을까봐
가게로 가는 노선버스 뒤만 졸졸 따라 다녔단다.
버스가 정류장에 서면 뒤에 붙어 따라서고 출발하면 같이 출발하고...
운전 첫 날 아무래도 불안한 매형이 옆에 같이 탔는데
좌회전 할려고 서 있는데 누나가 자꾸 고개를 빼고 왼쪽을 보더란다.
매형 : 뭘 그렇게 자꾸 봐?
누나 : 뭘 보긴. 저쪽으로 갈거니까 저쪽 신호등 보는거지.
옆으로 되 있어서 잘 안보여
매형 : --;
갈려는 방향의 신호등을 본다? 거 참 맞는거 같기도 하고...
면허시험 공부할때... 늦은 나이에 공부할려니 잘 되겠는가.
문제집 몇장 넘기고 있던 누나...
누나 : 아 눈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 당신이 읽어 줘!
매형 : ㅠㅠ
그리하여 누나는 편안하게 배게배고 누워서 공부하고
매형은 옆에서 문제집 읽어주고...
이렇게 공부해서는 단 한번에 필기시험 붙었더랜다.
대단한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