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똥...
떨어진 감꽃을 아시나요?
이른 아침 우리 큰집 감나무 밑에 가믄
하얀 감똥이 여기저기 수북히 떨어져 있었습니다.
잔이슬 촉촉히 묻어 싱싱한 감똥을 부랴부랴 모아
맛있게 먹고, 남는 것은 실에 꿰어 목걸이도 만들었죠.
그맛이 쌉싸름 했는지 단맛이었는지는 기억이 안나네요.
우리 큰집에는 단감 나무하고 또가리 감나무가 같이 있었는데
중간에 버티지 못하고 떨어지는 감은 먼저 발견한 놈이 임자였습니다.
때문에 아침마다 눈뜨자 마자 큰집으로 달려가
감나무 밑을 확인하는 일은 거를 수 없는 일과였습니다.
단감 하나 떨어져 있으면 그날은 아침부터 횡재수가 터진거고
또가리 감이라도 소금물에 담가놓으면 떫은 맛이 빠지니까 감지덕지했지요.
단감을 줍기 위한 형제지간 아그들의 아침 경쟁...대단했었죠.
비싼 과외 아니더라도 일찍부터 생존의 기술을 그렇게 훈련받으며 살았던가 봅니다.
우리 큰집에는 독배 나무도 있어서, 암또 몰래 수시로 독배를 따묵었는데
설익은 독배 다 따묵는다고 할아버지나, 누나들한테 혼도 많이 났습니다.
내가 배나무 언저리를 돌거나 배나무에 매달리는 것이 보이면
저 아래에 있던 누이나 다른 어르신들이 막 소리를 쳤죠.
아직 안익었응께 따지 말라고.
글고 우리 큰집에는 살구나무가 있었는데
살구나무가 우리집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서
살구가 떨어지는 곳은 우리집 창고 뒤였습니다.
그 살구...참말로 맛있게 먹었습니다만 요새는 어째
살구를 봐도 먹을 생각이 안들더군요.
그때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생각합니다.
근데 어째 우리 큰집에는 과일 나무도 많았는데
우리집에는 감나무 한그루 없었는지.
나중에 아버지를 졸라서 감나무 묘목 한그루를
논시밭 귀퉁이에 심어놓고
언제 감 열리나 몇 년을 쳐다보다가
그 나무에 감 열리는 것을 끝내 못본채 그 집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재석아~~
그 감나무에 감이 열려서 따묵기는 했어? 어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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