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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06 20:05

安貧樂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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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옛 시조가 있습니다.

십 년을 경영하여 초가삼간 지어내니
나 한 칸 달 한 칸에 청풍 한 칸 맡겨 두고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두고 보노라.

요즘은 뚝딱하면 금방 다 지어내는데 십 년을 벼르고 별러, 그것도 초가 삼 칸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나 혼자 살기 위해 지은 것도 아닙니다. 나는 그 중에서 한 칸만 차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나 한 칸, 달 한 칸에,맑은 바람에게도 나머지 한 칸을 주었습니다.
집이 비좁으니까 강과 산을 들여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둘러두고 보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시조야말로 청빈의 절재된 아름다움을 노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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