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 듯 퍼 붓는 230㎜의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어 버린 우리의 고향,
하천이 범람해, 경운기도 떠밀리고,
마을회관 옆에 거치되어 있던 콘테이너 박스가 수십미터를 떠밀려 내려가 물길을 막아서고,
인근 수십가구의 주택들이 침수되고, 내년 농사를 위해 부어 놓은 양파 묘판이며........
그 모든 걸 잃었다고..........
온갖 생활가구와 부유물이 빗물에 떠내려 가다가 막히고,
대피를 미쳐 하지 못한 주민들이 옥상이나 고지대로 긴급히 대피해 물이 빠지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하니,
밤샘하며 놀라 얼마나 가슴들을 쓸어 내렸을까요?
삼십여년전 기억하나요?
우리 어릴적에 상하촌 저수지가 무너져 터지고,
온 동네의 담벼락과 돼지우리를 밀어 내려 무섭게도 모든 걸 삼키며 내려오던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네요.
부모님들 몰래 친구들과 초등학교 강당에서 탁구치다가 그 광경을 봤지만,
엄청 무서웠고 예비군 아저씨들이 총을 쏘고 마을 회관에서 싸이렌을 불어 대서야 알고,
집으로 달음질을 쳤는데..........
냇고랑 바로 옆이 집이였던 저흰, 비오는 밤이면 등 밑에서 돌 구르는 소릴 지고 날밤을 샜다고나 할까요?
끔찍합니다.
어르신들이 그 때도 "불보다 무서운게 물이라며..............그래도 불이 나면 재라도 남지!"
하고 허공에 대고 혼잣말을 하셨는데,
그래도 그땐,
밝은 낮이었는데도........ 무서웠는데........
아무쪼록 이번 수해로 많은걸 잃고 넋을 잃고 계실 고향분들에게 힘내시라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벌써 도회지에서는 속 모르고 추석선물이 오가는데........
고향에선 추석이나 제대로 지낼수 있을련지......... 걱정입니다.
그리고 조금전에 "재경 상하촌 향우회" 임원진들과 유선상으로 의견을 나눈 끝에,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저희들도 "수해성금"을 고향에 전하기로 하였답니다.
고향을 떠나 계시는 많은 향우님들!!
지금 당장은 못 찾아 뵙지만, 실의에 빠져 계실 고향의 부모님과 형제, 자매,
그리고 이웃의 모든 분 들께 따뜻한 위로의 전화 한 통화, 어떨까요??
절대로 용기 잃지 마십시요!!
반드시 일어 설 수있습니다!!!!
이곳엔 오늘도 비가 오락가락하데요.
추수해야 할 곡식과 과실이 익어야 할 요즈음,
반갑지도 않는 비가.......오늘도 내리더군요.
내일은 뜨거운 가을빛으로 위로하시리라 믿고 싶네요.
온종일 힘에 겨워 지친 몸을 뉘인 고향의 모든분들에게,
밤새 충전하시어 가뿐히 내일을 맞으시라고 화이팅을 외쳐봅니다.
좋은 꿈 꾸십시요!!
*** 늦은 밤, 고향을 그리워하며 한없이 안스런 짠한 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