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회 수 2394 추천 수 0 댓글 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언제나 연예시절이나 신혼때와 같은

달콤함만을 바라고 있는 남녀에게

우리 속담은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고

충고하고 있다.

사람의 사랑이 개의 사랑과 달라지는 것은

결국 삼년이 지나고 부터인데

우리의 속담은 기나긴 자기수행과 같은

그 과정을 절묘하게 표현한다

열 살 줄은 멋 모르고 살고

스무줄은 아기자기하게 살고

서른줄은 눈 코뜰 새 없어 살고

마흔줄은 서로 못 버려서 살고

쉰줄은 서로가 가여워서 살고

예순줄은 서로 고마워서 살고

일흔줄은 등 긁어주는 맛에 산다





이렇게 철 모르는 시절부터

남녀가 맺어져 살아가는 인생길을

이처럼 명확하고 실감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자식 기르느라 정신 없다가 사십에 들어서

지지고 볶으며 지내며 소 닭 보듯이

닭 소 보듯이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고

서로가 웬수 같은데

어느날 머리칼이 희끗해진 걸 보니

불현 듯 가여워진다

그리고....

서로 굽은 등을 내보일 때쯤이면

철없고 무심했던 지난날을 용케 견디어준

서로가 눈물나게 고마워질 것이다





이젠 지상에 머물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쭈글쭈글해진 살을 서로 긁어주고 있노라니

팽팽했던 피부로도 알수 없었던

남녀의 사랑이기보다

평화로운 슬픔이랄까, 자비심이랄까

그런것들에 가슴이 뭉클해지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사십대는

어디를 향해서 붙잡는 이 하나도 없지만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바람부는 날이면 가슴 시리게 달려가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미친듯이

가슴이 먼저 빗속의 어딘가를 향해서 간다

나이가 들면 마음도 함께

늙어 버리는 줄 알았는데

겨울의 스산한 바람에도

온몸엔 소름이 돋고

시간의 지배를 받는 육체는

그 시간을 이기지 못하고 늙어가지만

시간을 초월한 내면의 정신은

새로운 가지처럼 어디론가로 새로운

외면의 세계를 향해서

자꾸자꾸 뻗어 오르고 싶어한다





나이를 말하고 싶지 않은 나이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확인하고 싶지 않은 나이

체념도 포기도 안되는 나이

나라는 존재가

적당히 무시 되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시기에

나도 모르게 여기까지 와버린 나이

피하에 축적되어

불룩 튀어나온 지방질과

머리 속에 정체되어

새로워지지 않는 낡은 지성은

나를 점점 더 무기력하게 하고

체념하자니 지나간 날이 너무 허망하고

포기하자니 내 남은 날이 싫다하네





하던 일 접어두고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것을...

하루 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삶에 대한 느낌은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머무른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꿈을 먹고 산다나

추억을 먹고 산다지만 난 싫다

솔직하게 말 하자면

난 받아들이고 싶지가 않다





사십을 불혹의 나이라고 하지

그것은 자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거라고

젊은 날 내안의 파도를

그 출렁거림을 잠재우고 싶었기에

사십만 넘으면

더 이상의 감정의 소모 따위에

휘청 거리며

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었기에

이제 사십을 넘어

한살 한살 세월이 물들어 가고 있다





도무지 빛깔도 형체도

알 수 없는 색깔로 나를 물들이고

갈수록내 안의 숨겨진 욕망의 파도는

더욱 거센 물살을 일으키고

처참히 부서져 깨어질 줄 알면서도

여전히 바람의 유혹엔

더 없이 무력하기만 한데

아마도 그건 잘 훈련 되어진

정숙함을 가장한

완전한 삶의 자세일 뿐일 것 같다

마흔 지나 이제서야 어떤 유혹에든

가장 약한 나이가

사십대임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도

더없이 푸른 하늘도

회색 빛 높이 떠 흘러가는 쪽빛 구름도

창가에 투명하게 비치는 햇살도

바람을 타고 흘러 들어오는

코 끝의 라일락 향기도

그 모두가 다 내 품어야 할 유혹임을

끝 없는 내 마음의 반란임을

창가에 서서 홀로 즐겨 마시던 커피도

이젠 누군가를 필요로 하면서

같이 마시고 싶고

늘 즐겨 듣던 음악도

그 누눈가와 함께 듣고 싶어진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사람이 만나고픈

그런 나이임을 솔직히 인정하고 싶다





사소한 것 까지도

그리움이 되어 버리고

아쉬움이 되어 버리는 거

결코 어떤 것에도 만족과 머무름으로

남을 수 없는 것이

슬픔으로 남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

이제 나는 꿈을 먹구 사는게 아니라

꿈을 만들면서

사랑을 그리워하면서

사는게 아니라

내 진심으로 사랑을 하면서

멋을 낼 수 있는 그런 나이로

진정 사십대를 보내고 싶다

사십대란 불혹이 아니라

흔들리는 바람이고 끝없이

뻗어 오르는 가지이다
?
  • ?
    처련 2008.03.07 21:11
    상사초(想思草)!!
    꽃이 지고나면 잎이 돋아납니다
    꽃은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은 꽃을 보지 못한답니다
    그리하여 잎은 꽃을 그리워 하고
    꽃은 잎을 그리워 하며
    상상력으로,
    사모의 애절함으로 살아가렵니다

    지혜가 담긴 긴 글 하나하나 음미해보며
    아름다운 새 봄 맞으시길....



  • ?
    정례 2008.03.08 12:13
    삼라만상의 모든것을 가슴에 품어 녹여내고 싶은 나이
    사모하는이의 위대하고 헌신적인 사랑의 향기를 천하에 발하고 싶은 사람
    내안에 출렁이는 파도를 쉽게 잠재우지 못하고 휘청이며 방황하는 나이 불혼 마흔줄~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까 하고 싶은것도 욕심내는것도 많아 몸부림 치지만
    흔들리는 바람에도 마음이 옮겨가지만 결코 흔들려서도 꺽여져서도 않될 나이~불혹!
    지켜야할것 지켜내야 할것들이 너무 많아 약하지만 강한척 아둥바둥 자존심으로
    버터 가는 위태하고 힘든 나이지만 ~그 나이를 많이 사랑하고 그 속에 서있는
    자신을 사랑하면서 가려고 참으로 애써봅니다.

    선배님~ 좋은글 보면서 마음의 쉼을 얻고 많은 생각에 잠겨봅니다.
    물같이 바람같이  일상의 모든번뇌  전해오는 봄 바람에 날려 보내고
    무소유 빈 마음으로 오늘을 자유하여 볼까도 합니다.
    좋은글 잘보고 애정으로 공감하고 음악도 잘듣고 잘 쉬어 갑니다.
    멋진 휴일 귀하게 엮으시길 바랍니다.




  • ?
    기우 2008.03.13 18:57
    봄맞이를 다니느라 조금 바빴었나 보네.
    두 후배님이 다녀간지 5일도 더 넘었는데
    이제야 회신을 하게 되었으니 많이 미안......
    오늘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하루 종일 찌뿌등한 날씨에
    먹구름이 하늘 가득하구만.
    그래도 이제는 정말 봄이 제대로
    자리를 편듯하이.
    4계절중 가장 맥을 못추게 하는 봄!
    그래서 좋아하는 계절을 순서대로 말 하라면
    가장 뒷자리에 그 봄이 자리를 잡지.
    모두들 희망의 계절이라고들 하니
    우리도 모두 그랬으면 좋겠구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마을회관 컴퓨터 운영비 후원금(2차공지) 12 김기우 2006.11.19 26412
공지 마을회관 컴퓨터 운영비 31,000원에 대한 제안입니다 75 김기우 2006.08.15 37691
334 양파작업 1 일정마을 2008.04.24 2229
333 보내고나서 3 김창선 2008.04.11 1720
332 아무것도 아닌것 처럼 2 기우 2008.04.09 1958
331 네 가지를 인정하면 인생살이가 한결 수월하다 기우 2008.04.05 1794
330 당뇨병에 좋은것들.. 기우 2008.04.03 2584
329 우리몸에 좋은 고야차~!!(당뇨병, 고햘압, 고지혈증, 변비, 비만, 아토피, 녹내장에 효과) 기우 2008.04.03 2375
328 인생의 소중한 시간들 6 기우 2008.03.30 1904
327 가슴 시린 이야기 기우 2008.03.21 1599
326 슬픈아버지소록도인생이야기 3 윤용호(범종) 2008.03.18 2311
325 고마운 마을 분들에게 2 김종수 2008.03.13 2032
324 부고(5반 김종수(기채).종례.기자 모친) 12 기우 2008.03.10 2257
» 첫사랑 삼년은 개도 산다(세월아! 세월아! 가지를 마라.) 3 기우 2008.03.07 2394
322 징기스칸 1 기우 2008.03.02 1884
321 김용임고향같아 새롭내요? 윤용호(범종) 2008.02.23 2230
320 연날리기, 보리밭 그리고 겨울 8 양현 2008.02.21 2028
319 나이가 들면...... 7 기우 2008.02.20 2045
318 人生의 意美 5 윤 용호 (범종) 2008.02.20 2095
317 부고 12 일정구지 2008.02.15 2786
316 트롯 메들리(박주희) 들어보세요 재밋네요 기우 2008.02.13 1779
315 어느 노부부의 슬픈 이야기 5 기우 2008.02.09 2440
Board Pagination Prev 1 ...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 37 Next
/ 37

브라우저를 닫더라도 로그인이 계속 유지될 수 있습니다. 로그인 유지 기능을 사용할 경우 다음 접속부터는 로그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게임방, 학교 등 공공장소에서 이용 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니 꼭 로그아웃을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