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생김새를 가지고 ‘예쁘다’, ‘덜 예쁘다’ 하는 말은 흔히 남들이 하는 것일게고,
내 새끼를 보고 하는 ‘예쁘다’는 말을 생김새에 견주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작은 놈을 보고 “아이구 예쁜 내 새끼!”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자칫 용기를 잃었으면 볼 수도 없었을 아이라서만 그런 것은 아닐게다.
큰 놈이야 책임감도 주어야하고 조금은 듬직한 맛도 있어야 하고,
한 구석진 곳은 어려운 부분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큰 놈한테 주는 눈길에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반면 작은놈과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늘 작은놈 목소리톤을 그대로 쓰게 되며,
삐치는 것, 뒹구는 것, 애교떠는 것 등등 동작까지도 그대로 따라서 하게 된다.
큰 놈에 대한 아무런 반감없이 말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리 해 온 까닭에 이제는 접을 만도 한 시샘을 큰 놈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자식이 부모을 닮은 것이야 당연지사인데,
유독 우리 큰 놈은 날 닮은 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거나 잘 먹는 날 닮았다면,
끼니때마다 새 반찬을 마련해야만 하는 자기 아빠를 그대로 따라하지 않을 것이고,
후다다닥 서두르는 날 닮았다면 등교 준비 시간이 한 시간을 차지하진 않을 것이다.
조금 맵거나, 조금 간이 덜 맞추어졌라도 그냥 대충 먹을 줄 아는 날 닮았다면
순간 순간 나의 눈짓을 덜 받았을 것이고,
기어이 빳빳하게 다려진 옷을 고집하지 않는 날 닮았다면 지각을 그리 많이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느긋한 성질 때문에 언제나 나는 서둘러야 한다.
나 혼자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서두를 뿐,
세월아, 네월아,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사람들과 나는 살고 있다.
“다녀오세요”, 하고 뒤돌아서서 현관문을 잠그는 순간,
다시 들어오는 남편이 하는 일이라고는 거울을 보면서 앞 머리카락 나란히 있는지 살펴보는 일,
구두 앞이마가 제대로 반짝이는지 확인하는 일.
“차조심, 길조심, 사람조심”--(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아이들에 대한 나의 아침인사는 늘 이렇다.)
하고 뒤돌아서는 순간에 우리 큰 놈 다시 들어와서 하는 일이란 것이 거울보고 눈 두어번 끔벅거리는 일,
“아이고, 어쩜 지 아빠랑 저리 똑 같을까?”
입맛 까다로운 것, 깔끔 떠는 것, 전쟁이 난다 해도 전혀 바쁘지 않는 것,.......
그래 다 닮아도 좋다마는 화장실에 들어앉아 밖에서 해도 충분할 일 하는 것 --책읽기.
그것만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 작은 놈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다가 언제나 급해 맞아 쩔쩔맨다.
이놈은 어지간한 것은 모두 날 닮아,
조금 느긋했으면 좋으련만 하는 것까지도 좀체 참을성이 없다.
그래서 큰 놈이,
하나밖에 없는 우리집 화장실을 점령하는 날엔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
시간이 흐른면서 느낀 것인데, 그건 우리 큰 놈이 날 닮은 것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니, 이거야 원 참........
날 닮은 부분이 하필이면.....
그래서 체력장 점수 꽝(?)이고, 교과목 죽어라 외우고 풀고 답 찾아 겨우 점수 채워 놓으면 이것이 다 까먹으니 기가 막힐 노릇...
우리 큰 놈 그래도 날 에미라고 한 군데라도 통하고 싶은 모양인데, 하필이면 어찌 그리 움직이는 거 싫어하는 것을 닮았는고.....
내가 그러했으니 대 놓고 당당하게 훈계를 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무지하게 많이 아픈 척 해서 교실을 지키는 것까지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니...
나는 비밀스럽게 간직한 시간들을 나의 큰 놈이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많이 닮은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래, 점수는 그렇다치고--(그 두 세배로 다른 과목을 파고들면 어찌어찌 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 )
문제는 ‘이러다, 저놈이 중학생이 되면 학습 시간이 늘어날텐데.... 건강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유연하고 자연스런 웨이브로 친구들을 꽉 잡고 있는 나의 작은놈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감사의 키스를 내뿜으며 등록한 째즈 교실을,
뻣뻣댄스의 대가 나의 큰 놈,
꾸역꾸역,
나의 큰 놈은 한 번 갈 때마다 천 원씩 주기로 한 나의 사탕발림에, 딱 한 달만이라는 토를 달며,
방학 시작부터 다니고 있는데....
이게 돈 받는 재미가 쏠쏠했는지, 그리 싫다는 투정없이 지 동생 따라 시간은 잘도 채웠겠다??.
오늘 그 발표회를 하는 날이다.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 사이에 잠깐 짬을 내서 부지런히 서둘러 체육관엘 갔다.
무슨 벼슬이나 한 듯 고개에 힘 팍팍 넣은 나의 큰 놈이 고른, 그 까다로운 맘에 꼭 드는 트레이닝복을 한 벌 장만했으니 참 알맞게 잘 어울린다.
온통 큰 놈만 보인다.
나의 작은놈은 지 좋아하는 것이니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것이고,
오직 큰 놈에게만 나의 눈은 가고 있다.
어!?? 어!!?
제법 윗몸이 구부러지면서 웨이브란 것이 만들어진다.
자칫 박자를 놓치는가 싶더니 이내 또 따라잡는다.
얼굴은 푸르락 붉으락 온 신경이 박자에 가 있는 모양이다.
몸이 맘대로 안 움직이는거야 타고난 것이니 어찌하겠는가마는 그래도 초등부 내내 피아노를 배웠으면 박자감각은 있어야지......
이래저래 한 시간을 채운 째즈 발표회는 무사히 마쳐졌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라도
나의 큰 놈이,
날 닮아 움직이는거라고는 담을 쌓는 나의 큰 놈이,
이번 겨울방학을 --마지막 초등부 방학을 이렇게 멋지게 채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감격할 일이다.
이 아이가 한 달 더 다니고 싶은지,
본인 입으로는 말 못하면서
자꾸 동생을 부추긴다.
“주연아, 너 더 다니고 싶지?”
“재밌지?”
“계속 다니면 좋겠지?”
내 새끼를 보고 하는 ‘예쁘다’는 말을 생김새에 견주는 부모는 아마 없을 것이다.
나는 작은 놈을 보고 “아이구 예쁜 내 새끼!” 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자칫 용기를 잃었으면 볼 수도 없었을 아이라서만 그런 것은 아닐게다.
큰 놈이야 책임감도 주어야하고 조금은 듬직한 맛도 있어야 하고,
한 구석진 곳은 어려운 부분도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큰 놈한테 주는 눈길에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
반면 작은놈과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늘 작은놈 목소리톤을 그대로 쓰게 되며,
삐치는 것, 뒹구는 것, 애교떠는 것 등등 동작까지도 그대로 따라서 하게 된다.
큰 놈에 대한 아무런 반감없이 말이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리 해 온 까닭에 이제는 접을 만도 한 시샘을 큰 놈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자식이 부모을 닮은 것이야 당연지사인데,
유독 우리 큰 놈은 날 닮은 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거나 잘 먹는 날 닮았다면,
끼니때마다 새 반찬을 마련해야만 하는 자기 아빠를 그대로 따라하지 않을 것이고,
후다다닥 서두르는 날 닮았다면 등교 준비 시간이 한 시간을 차지하진 않을 것이다.
조금 맵거나, 조금 간이 덜 맞추어졌라도 그냥 대충 먹을 줄 아는 날 닮았다면
순간 순간 나의 눈짓을 덜 받았을 것이고,
기어이 빳빳하게 다려진 옷을 고집하지 않는 날 닮았다면 지각을 그리 많이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느긋한 성질 때문에 언제나 나는 서둘러야 한다.
나 혼자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서두를 뿐,
세월아, 네월아,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사람들과 나는 살고 있다.
“다녀오세요”, 하고 뒤돌아서서 현관문을 잠그는 순간,
다시 들어오는 남편이 하는 일이라고는 거울을 보면서 앞 머리카락 나란히 있는지 살펴보는 일,
구두 앞이마가 제대로 반짝이는지 확인하는 일.
“차조심, 길조심, 사람조심”--(세상이 하 수상하다보니 아이들에 대한 나의 아침인사는 늘 이렇다.)
하고 뒤돌아서는 순간에 우리 큰 놈 다시 들어와서 하는 일이란 것이 거울보고 눈 두어번 끔벅거리는 일,
“아이고, 어쩜 지 아빠랑 저리 똑 같을까?”
입맛 까다로운 것, 깔끔 떠는 것, 전쟁이 난다 해도 전혀 바쁘지 않는 것,.......
그래 다 닮아도 좋다마는 화장실에 들어앉아 밖에서 해도 충분할 일 하는 것 --책읽기.
그것만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
나의 사랑 작은 놈은 다음 차례를 기다리다가 언제나 급해 맞아 쩔쩔맨다.
이놈은 어지간한 것은 모두 날 닮아,
조금 느긋했으면 좋으련만 하는 것까지도 좀체 참을성이 없다.
그래서 큰 놈이,
하나밖에 없는 우리집 화장실을 점령하는 날엔 그야말로 아우성이다.
.......
시간이 흐른면서 느낀 것인데, 그건 우리 큰 놈이 날 닮은 것이 하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그리 반가운 일만은 아니니, 이거야 원 참........
날 닮은 부분이 하필이면.....
그래서 체력장 점수 꽝(?)이고, 교과목 죽어라 외우고 풀고 답 찾아 겨우 점수 채워 놓으면 이것이 다 까먹으니 기가 막힐 노릇...
우리 큰 놈 그래도 날 에미라고 한 군데라도 통하고 싶은 모양인데, 하필이면 어찌 그리 움직이는 거 싫어하는 것을 닮았는고.....
내가 그러했으니 대 놓고 당당하게 훈계를 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무지하게 많이 아픈 척 해서 교실을 지키는 것까지 그대로 따라하고 있으니...
나는 비밀스럽게 간직한 시간들을 나의 큰 놈이 그대로 재연하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많이 닮은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래, 점수는 그렇다치고--(그 두 세배로 다른 과목을 파고들면 어찌어찌 할 수도 있는 노릇이니...... )
문제는 ‘이러다, 저놈이 중학생이 되면 학습 시간이 늘어날텐데.... 건강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번 겨울 방학을 그냥 넘길 수가 없었다.
유연하고 자연스런 웨이브로 친구들을 꽉 잡고 있는 나의 작은놈은 두말할 것도 없이 감사의 키스를 내뿜으며 등록한 째즈 교실을,
뻣뻣댄스의 대가 나의 큰 놈,
꾸역꾸역,
나의 큰 놈은 한 번 갈 때마다 천 원씩 주기로 한 나의 사탕발림에, 딱 한 달만이라는 토를 달며,
방학 시작부터 다니고 있는데....
이게 돈 받는 재미가 쏠쏠했는지, 그리 싫다는 투정없이 지 동생 따라 시간은 잘도 채웠겠다??.
오늘 그 발표회를 하는 날이다.
오전 수업과 오후 수업 사이에 잠깐 짬을 내서 부지런히 서둘러 체육관엘 갔다.
무슨 벼슬이나 한 듯 고개에 힘 팍팍 넣은 나의 큰 놈이 고른, 그 까다로운 맘에 꼭 드는 트레이닝복을 한 벌 장만했으니 참 알맞게 잘 어울린다.
온통 큰 놈만 보인다.
나의 작은놈은 지 좋아하는 것이니 어련히 알아서 잘 할 것이고,
오직 큰 놈에게만 나의 눈은 가고 있다.
어!?? 어!!?
제법 윗몸이 구부러지면서 웨이브란 것이 만들어진다.
자칫 박자를 놓치는가 싶더니 이내 또 따라잡는다.
얼굴은 푸르락 붉으락 온 신경이 박자에 가 있는 모양이다.
몸이 맘대로 안 움직이는거야 타고난 것이니 어찌하겠는가마는 그래도 초등부 내내 피아노를 배웠으면 박자감각은 있어야지......
이래저래 한 시간을 채운 째즈 발표회는 무사히 마쳐졌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라도
나의 큰 놈이,
날 닮아 움직이는거라고는 담을 쌓는 나의 큰 놈이,
이번 겨울방학을 --마지막 초등부 방학을 이렇게 멋지게 채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감격할 일이다.
이 아이가 한 달 더 다니고 싶은지,
본인 입으로는 말 못하면서
자꾸 동생을 부추긴다.
“주연아, 너 더 다니고 싶지?”
“재밌지?”
“계속 다니면 좋겠지?”
후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영 썰렁하다.
은순아, 점숙아, 향미야, 연희야, 선지야, 영숙아,
영미야, 귀숙아, 현숙아, 미숙아, 미선아,
현희야, 인숙아, 어머, 또 영숙아, 그리고, 란!!
무척 행복하고 가슴뛰는 나들이였다.
들고 나면서 잠깐 스친 권명숙!
모두모두 참 반가운 친구들!!
한 번 물고를 텄으니 자주 볼 수 있을것이라 기대한다.
선지야, 은순아, 귀숙아,
너무 멀리서 왔는데.....
또다시 보고싶다고 하면 한 걸음에 달려올 수 있겠지?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는 모습!
전혀 지나지 않는 시간!
그렇게 멋진 친구들을 가진 나는 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