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의 달력이
애처러이 펄럭거리며
달랑거리는 한해의
마지막을 붙잡고 있다
푸르던 산천은
누우런 색으로
옷 갈아 입고
삭풍을 맞는다
뒷산의 깻돈불 나무
지금도 까만 열매
다닥 다닥 붙어 놓고
코흘리개 아이들을 유혹하고 있을까
잡나무 속에
자랑인양 달려있는
이삔 맹감 열매는
베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을까
고구마로 점심
대충 때우고
지게 발목 두드리며
오르던 산길에는
군불 땔 등컬나무 무지 많이 있을텐데......
숭숭 뚫린 창호지 문 구멍사이로
도란 도란 정담이 새어 나가도
긴 겨울밤이 왜 그리도 짧기만 하던지
지금 쯤
사주목 몰랑에
차가운 하늘바람 귓전을 때리고
성천가 자갈밭엔
섬 사람들의 애환이 고스란이 베어있겠지
그리운 사람아
한번 쯤 그곳에 발길 주지 않으려나
재미난 추억들어 바스락 거리는
갱번 그 갯가에 들릴지도 모를
그 옛날 밀어들을 꺼내어 보세나
그리움과 아쉬움이 묻어나는 아름다운시
감상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