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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일정(日亭) : 옛날 마을에 우물이 하나 뿐이어서 一井(일정)이라 부르다가 나중에 마을에 우물이 많이 생겼으며 마을 앞에 수백년된 정자나무가 있어 정자나무를 중심으로 해와 같이 밝고 둥글게 살자는 뜻으로 日井(일정)으로 바꾸었다가 정자정(亭)자를 붙여 일정으로 개칭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05.01.29 08:35

장가 가던 날

조회 수 2459 추천 수 0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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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따라 인백이형의 큰형이 장가 가던 날이 생각나내요.

인백이 이 형네는 진흙 언덕 아래
자그마한 초가 집에 살았던거 갔네요.

어느 날 사람들이 그 집에 많이 모였습니다.
나는 그날 색시가 오는 같은 동네 4반 모씨가 타고 가던 가마가 생각납니다.
그러니까 그 색시는 같은 동네 4반에서 3반으로 시집을 간거죠.
지금 돌아보면 그 때는 같은 섬사람끼리, 옆마을 사람끼리도, 같은 동네 사람끼리도
결혼을 하고 그랬던 거 같습니다.

아뭏든,
네사람이 그 가마를 들고, 가마는 4반 모씨집에서 3반으로 가는데
거리는 100미터 정도 될까말까일 겁니다.
나는 그 뒤를 재밋어 따라갔더거 갔습니다. 수남이네
돌담을 지나 구부러진 그리고 계단이 깔린 인백이 형네 집엘 따라 갔는데
집도, 뜰도 조구만한데 사람들은 참 많이 와 있었습니다.
집의 건너쪽으로 무궁화나무를 심어 울타리를 만들어 놨는데
그 나무가 작아 사람들에 밀려 하마트면
수남이네 뒤안으로 떨어질 뻔 하였습니다.

색시는 쪽두리에 연지 곤지를 하고
신랑은 사모 관대를 했더랬습니다.
키가 큰 인백이 큰 형이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아래 삼거리로 내려와
구슬치기를 하고 놀았습니다.
주석이네 화장실 옆에 있었던 그 삼거리에는 좀
특이한 것이 있었습니다.
연자멧돌이라고 나중에야 그 이름을 알았지만
암튼 큰 멧돌이 거기에 놓여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그 연자멧돌은 땅속으로 묻혔는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모가리 똥 금엽이네 집에서 누가 장가를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부가 누구 였는 지, 신부가 어디서 왔는 지도 기억이 없고,
그 날이 추웠고,  지푸라기가 널려있었고,
불을 때느라 그랫는지 마른 나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마당옆 논시밭에 임시로 마련한 솥단지 옆에서 기웃거리다가,
무우 숭숭썰어서 만든 뜨끈 뜨끈한 잔치국을 먹었는데,
그 맛이 참 좋았습니다.

오늘 같이 추운 날은 뜨끈 뜨끈한 그 잔치국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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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福二 2005.01.29 16:23
    오랫만에 왔군요.
    어렸을 적에는 가마타고 집에서 결혼식 올리는 장면을 심심찮게 봤죠.
    금진서 신금으로, 신금서 금진으로, 신금서 신금으로.
    사모관대한 신랑신부한테 동네 사람들이 콩을 마구 던졌고
    큰집 누나 시집갈 때 대여섯살이었는데
    선학표 양철 함지박 하나 등에 메고 녹동지나 원동까지 가서
    줄서서 용돈 받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때는 친척 아그들 중 누구누구가 신부의 혼수품을 지고 가서
    용돈을 받게 할 것인지 리스트업 하는 일도
    친척지간의 원근을 재는 아주 중요한 잣대라서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 같고,
    그 때 신랑측에서 주는 용돈도 혼수품의 가격이나 크기에 따라
    서로 달랐던 것 같습니다. 큰 거 메고 온 넘은 많이 주고, 주전자나 함지박은 30원 주고.
  • ?
    자미원 2005.01.29 19:42
    안녕하세요 두분.......?
    보아하니 달그림자님 사진전에 다녀 오신거 같은데,

    내가 맨처음 거금도 닷컴에 들어와, 밤마다 헤매고 다닐때에,
    김양현, 김경민 최보기, 김궁전............이런 이름들의 열성 팬이었었지요

    공양현님, 어머님의 얘기를 읽을때마다,
    왠지 가슴이 미어지는 거 같애요.
    어머님의 마음은 다 한가지겠지만,
    나이들고 허약해 지시면 자식만이 희망이요 생존의 보람인것도 한가지랍니다.
    늘 이렇게 한결같은 효심으로 어머님을 기억해 주세요..........
    최보기님의 어머님 예찬은 이미
    진달래 꽃덤불처럼 화사하게 엮으신거 감동 그 자체였구요.
    .......
    한영 변함없는 향기로 있기 바랍니다.
  • ?
    福二 2005.02.01 00:32
    안녕하세요?
    저보다 먼저 거금도다컴에 오신줄 알았는데
    제가 먼저였나요?
    깊이와 폭이 남다른데다
    말씀에도 삶의 연륜이 느껴지는데
    혹시 교장 선생님이신가요?
    그냥 느낌이 그렇습니다.
  • ?
    양현 2005.02.01 02:25
    주말 보내고 나니 두 분이 와 계시군요.
    그래도 거금도를 찾는 이유는
    겨울날
    낮일을 마치고 나면

    마루에 두었던 삶은 감재나
    아니면 남은 불씨에 구운 감재를
    체할라 신건지 국도 마셔가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는 재미....

    누구는 어쨌다드라
    서울 가서 식모살이해 돈 벌었다드라
    누구네 집에 도둑이 들어 암탉을 도둑 맞았다드라
    올해는 김값이 좋겠다느니.
    이런 저런 얘기에
    바깥 세상얘기도 듣고...

    요즘은 세상이 좁아져서
    구테타 하기도 힘들고,
    지식은 모자이크가 되있어서
    뭐 하나 만들기가 만만치가 않고,
    뭐가 좋다 하면 수 만명이 몰리고
    벌이는 감재먹던 시절보다 좋아졌는데
    노는 수준은 그 보다 항상 앞서 있으니 원...
    수수께끼 푸는 게 만만치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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