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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우두(牛頭) : 마을의 지형(地形)이 소의 머리와 같이 생겼으므로 쇠머리라고 부르다가 한자를 訓借(훈차)하여 우두(牛頭)라 불러 현재에 이르고 있다.
2008.01.06 22:55

시골장터의 소묘

조회 수 4904 추천 수 0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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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 아침 TV방송에 장흥군 대덕면에서의 매생이 채취를 방영한 것을 보다가  집사람에게 매생이가 먹고 싶다고 했더니 차를 몰고 고흥의 장터를 돌아다니며 선어 장사를 하고 있는 고흥 동생에게 가서 사가지고 오잔다.

동생에게 전화를 했더니 오늘은 과역장이라면서 오늘 받아온 매생이는 다 팔리고 좋은 것은 없다고 답하였으나 동생에게 김장김치도 나누어 주고 모처럼의 드라이브도 즐길겸  오후 2시에 있을 강기정의원의 출판기념식 시간에 맞추어 되돌아올 요량을 하고서 고흥으로 차를 몰았다.

정말 오랫만에 들러본 시골의 장터!

어떤 트럭의 낡은 확성기에서는 흘러간 유행가가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으나 정작 무엇을 선전하는지도 모르고 지나쳤으며, 장터 입구의 갓길마다 시골의 할머니들이 옹기옹기 모여 앉아서 냉이, 도라지, 고사리, 톳, 말라비틀어진 조기 몇 마리, 딱히 무슨 색이라고 표현하기 어렵게 색이 바랜 홍시 몇 개 그리고 엿질금가루(?) 등등을 팔고 계셨다.  속으로 여기에 열거한 것을 한꺼번에 다 산다면 그날 시세로 10만 원 쯤이나 될까?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생활 그 자체인 것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키고 막 내리는데 ‘호르르르’하고 휘파람소리가 나더니 곧 이어 ‘펑’하고 소리가 난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튀밥 튀기는 소리였다.  튀밥 튀기는 기계는 아주 현대식으로 차에다 싣고 다니며 전기를 이용한 자동회전식이었다.  그 차 앞에는 아낙네들이 대여섯 앉아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옛날 우리들이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요즈음의 아이들이야 뭐 저런 것은 먹지도 않겠지!!!  아마 그 아낙네들은 추억을 잡수고자 하셨을게다.

서양화가들이나 씀직한 멋드러진 빵모자를 쓰시고 벌겋게 달구어진 낫을 쇠망치로 두드리는 대장장이 아저씨의 나이는 70쯤 되셨을까?
어렸을 때 엄마가 사 주었던 알록달록 색깔의 저 리어카에 실려 있는 양말들은 무슨 천으로 만들었을까?
조금은 뚱뚱한 아줌마가 굽고 있는 저 붕어빵은 하나에 얼마일까?
그리고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저 호떡은 또 하나에 얼마일까?
생선장수 아줌마 앞에 세 재기 정도 남아있는 저 파래는 어디에서 생산되었을까? 

예정된 시간 때문에 금방 되돌아 나와야 하였지만 한 곳이라도 더 훔쳐보려고 애썼던 그 잠깐 동안의 시간은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또 나를 40년 전의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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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아짐 2008.01.07 21:05
    ㅎㅎㅎ무적님!
    짧은 시간에 많은 생각들을 하고 오셨네요
    하천을 따라 쭈~윽 늘어서 있는 고흥 시장은 여간 건 시장이 아니제라~
    지금은 
    텃밭 거름 냄새가 솔 솔 배여 있던 그런 옛 모습은 아닙디다 만..
    어쨌거나 읍내 장날~ 하믄 지금도 기분이 존께~~
    엄마 치마폭을  붙잡고 졸~졸  따라 댕기다가
    국화빵 한개 얻어묵으믄  그날 수입은 그것으로 땡!
    설이 돌아오믄 울엄마는 꼭 고흥 장을 한바퀴 휘~이 둘러서 오곤 했소.
    고흥 장에는 갈치도 싸고 꼬막도 싸다고....
    어렸을땐 기계 밖으로 튕겨져 나온 튀밥 주서 묵는것도 재수가 좋아야 가능 했응께...^^
    하여튼.
    고향 이약만 나오믄  아짐은 푼수가 되여  말이  주렁~ 주렁 ~ ~ ^^
    무적님!
    나~이렇게 남의 동네까정 와서 푼수짓 하고 가는거.책임 지시요~이~~
    멋진 댓글 못남기고 가서 죄송 허요!
    올해도 거금도 닷컴에 봉사 마이 하실것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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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적 2008.01.08 11:46
    아따메, 먼 일이당가요!
    과역장을 갔다 왔는디 왜 꾸척스럽게 고흥장을 이약하요?
    고흥장은 작년 여름에 홍수로 난리가 났는디.....

    아짐은 그 옛날의 금산 장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꾸마요!
    2일 7일 12일 이렇게 5일마다 둔벙치에 장이 선 날이면
    하교길의 우리 꼬맹이들은
    '울엄마도 장에 왔으까'하는 마음으로 온 장터를 한 번 돌아보지만
    엄마가 장에 오신 날보다는 장에 오시지 않은 날이 훨씬 많다는
    현실을 알고 시무룩해지던....................  

    대형마트의 잇단 개장으로
    도회지나 시골을 불문하고
    구멍가게나 엣장터들이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을
    흑백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저는 옛 정취가 흠뻑 묻어나고 사람냄새가 나는 그런 곳이
    무쟈게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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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짐 2008.01.11 19:52
    ㅎㅎㅎㅎ
    무적님이 분명 둘째 줄에서 고흥장을 돌아 댕기다~~~가?
    우메~~거기가 끝이 아니였네!
    우째야 써~~
    대충 읽은 것이 탄로가 나부렀으니......^0^
    나~지금 손들고 있소~
     
    그리고  둔벙치는 어느 동넬까유?
    과역장은 잘 아는디. 그곳이 우리 친정 큰댁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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